▲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의 ‘러브스토리’ 공공디자인 조형물. 이곳은 젊은이들의 약속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공공디자인의 경제적 효과 극대화 위해서는 주민참여 필수, 소외지역 공공디자인으로 활력 회복

도시의 미래는 공공디자인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도시가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는지에 따라 도시의 첫인상이 결정될 수 있으며, 도시의 디자인으로 인해 그 도시의 분위기가 정립되기 때문이다.
도시가 단순히 아파트나 빌딩 같은 철골 구조물로만 가득하다면 그 도시는 정말 삭막하고 재미없는 도시로 낙인찍힐 수 있다. 반대로 삭막한 도시일지라도 특별한 공공시설물이 존재해 여러 사람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부여하는 명소가 된다면 사람 간에 소통이 더해지고 랜드마크가 있는 도시로 바뀌게 될 것이다.
이처럼 도시의 디자인은 아름답고 실용적이면서도 사람의 감정, 행동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게 된다.
▲ 전포동 카페거리 입구에 마련된 카페거리 상징 로보트 조형물.
 
▲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 마련된 작가 조민길의 ‘천년의 약속’이라는 작품. “이곳에서 맹세한 그대들의 사랑 약속은 천년의 세월을 이어갈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 테마가 있는 거리, 그리고 공공디자인
도시의 공공디자인은 도시재생사업, 원도심 활성화 사업과 맞물리면서 그 중요성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특히 낙후된 골목길도 공공디자인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공디자인에 대한 도시디자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를 가지고 있다.
부산시 서면은 서면롯데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부산 최대 상업중심지이며,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거리 중 하나다. 여기는 한때 많은 골목상권이 자리하고 있어 난립한 간판이나 표지판 등으로 무질서한 도심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 이에 부산시는 간판이나 표지판을 정돈하고 건물이나 보도, 기타 공공시설물을 디자인하는 것 뿐만 아니라 도시 공간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기로 했다. 또, 여기에 기존에 서면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살려 외적인 모습의 아름다움에 잠재력을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부산시가 공공디자인 사업을 시행한 후 이곳은 현재 젊음의 거리, 서면1번가 거리, 전포동 카페거리, 메티컬센터 거리, 부전시장 거리 등 테마가 있는 거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젊음의 거리 내에는 ‘러브스토리’라는 공공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수많은 젊은 여인들이 약속의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러브스토리’ 조형물은 2010년 12월 작가 조인길씨의 작품이 설치된 것으로 떠오른 태양과 하트를 통해 젊은이들의 뜨거운 사랑을 표현했다. 이 조형물 안의 태양속의 별자리는 우주의 러브스타로써 영원히 빛나는 사랑을 뜻하는 있다고 한다.
또 카페의 거리에는 행정구역상 서면이 아닌 전포동에 위치하고 있는데, 서면 바로 옆이 전포동이다.
전포동은 과거 부품공장 밀집지역으로서 소규모 공장과 철물점이 빼곡이 들어서 있던 곳인데 대부분 개발에서 소외된 저소득층 가구들이 이곳을 떠나면서 작은 카페들이 개성 넘치게 자리하게 됐다.
이곳에 가면 다양한 커피숍의 모습과 커피 박물관, 공공조형물 등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학원 밀집지역에는 '늘품거리'가 마련되어 있는데 학원가 수강생들이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도로 양쪽에 목재데크를 이용한 녹색의 친환경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 공공미술로 을숙도를 알리다
공공디자인은 도시의 디자인 경관을 개선할 뿐 아니라 그 지역을 알리는데 유용하다. 때문에 다양한 편의시설의 확충과
▲ 을숙도 조각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박은생 작가의 ‘나 안의 너’라는 작품.
공공미술 및 문화공간은 그 지역의 경쟁력을 높여준다.
부산시 을숙도는 낙동강 하구 생태관광의 중심지로서 부산 공공미술관과 부산현대 미술관이 들어서 있는 곳이다. 미술관이 들어서기 전에는 도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침체된 곳이었는데 이제는 가족들에게 공공미술 감상과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있어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을숙도에는 거대 조각공원이 마련돼 있어 이곳에서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조각공원내 작품들은 2004년 부산 비엔날레 부산 조각프로젝트 출품작 20점으로 인간에 의해 희생된 도심 속의 자연 생태를 주목, 인간과 자연이 서로간의 ‘틈'을 넘어서 평화로운 공존을 모색한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이별 (배진호, 한국)>, <나 안의 너(박은생, 한국)>,<중국인민복(수이 지안구오, 중국)>, <황소모양의 배, (케멜 투판, 터키)>, <이주 노동자 (리앙 슈오, 중국)>, <거북여인 (노벨로 파노티, 이탈리아)> 등이 있다.
오늘날의 미술동향과 미래지향적인 예술 교육프로그램, 공공조각 등을 감상하려는 가족들이 을숙도를 방문하려는 이유는 다름 아닌 공공미술이다.
▲ 김병철 작가의 ‘한끼의 밥’이라는 작품. 이작품은 을숙도 조각공원내에 마련되어 있다. (오)사진은 서면 문화로에 있는 골드테마거리 상징조형물.
■ 주민참여형 공공디자인
부산시는 지난 6월 공공디자인과 함께, 시민과 함께하는 디자인 도시를 건설해 부산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현재의 문제점을 디자인으로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2019 부산광역시 공공디자인 공모전을 실시했다.
‘부산을 걷는다, 걷고 싶은 도시 부산’이라는 주제로 이루어진 공모전은 자동차 중심 도시의 문제점을 인간, 자연, 역사, 문화 중심으로 풀어 부산을 보행 친화 도시로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로 11번째를 맞이하는 공공디자인 공모전은 부산의 공공디자인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주민이 직접 참여한 공공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서 마련됐다.
주민들이 공공디자인에 참여해야만 지역 발전을 위한 공감의 폭을 넓히고 실생활에서 접하고 있는 문제점을 그대로 반영하고 함께 고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디자인 센터
부산시는 이에 그치지 않고 관 주도 방식의 공공디자인 사업을 민간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관 주도 방식의 공공디자인사업에 대한 주민 만족도는 점점 낮아지고 있을뿐 아니라 주민들에게 실익을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시는 2006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에 471억 원을 투입해 부산디자인센터를 건립했다. 2007년 부산디자인센터 개원식을 시작으로 부산시 디자인 인재육성과 더불어 시가 진행하는 공공분야 디자인에 대해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부산디자인센터는 부산해운대구와 공공시설물의 디자인 개선과 공공디자인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협약은 디자인 컨설팅을 활용해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해운대의 도시 이미지를 향상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밖에 부산디자인센터는 디자인 산업 내 기업 지원 및 인재 육성 지원에 관한 사업들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면 지역 내 기업도 지원하면서 도심 디자인도 발전시키고 나아가 일자리 창출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공공디자인으로 살기좋은 도시를 만들려면 생활환경이 편리하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보편적인 규범에서부터 주민들의 공통의 관심사를 도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시민의 참여와 의견 수렴이 동반되어 공동체 문화를 형성해야 하겠다.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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