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윽한 매화향기, 섬진강을 캔버스에 담다

섬진강의 봄은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긴 추운 겨울을 이겨낸 매화, 진달래, 개나리, 산수유 등이 앞 다퉈 모습을 드러내며 새봄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으며, 껍질을 깨고 피어나는 꽃과 나무들은 생명의 신비를 실감케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향을 방문한 것처럼 언 땅이 녹듯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고 소담스러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섬진강이다.
이런 섬진강과의 인연을 특별하게 생각해 섬진강이 주는 자연의 풍경을 고스란히 캔버스에 담는 이가 있다. 바로 서정성 짙은 화풍으로 열두 번의 개인전을 가진 서양화가 이갑수 화백이다. 그를 만나 섬진강과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 들어본다.

■섬진강과의 인연
“섬진강 강둑에서 소에게 풀을 먹이던 유년시절의 모습은 저에게 있어 봄의 길목에서 서성이면서 봄을 기다리던 그리움입니다.”
이 화백은 산수유 꽃이 노랗게 물드는 구례가 고향이다. 어려서부터 섬진강을 따라 하얗고 노랗게 번지는 새봄을 좋아했으며, 섬진강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도 이곳이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섬진강에서 화가의 꿈을 키워왔기에 이곳은 그에게 있어 언제나 반갑게 맞이하는 어머니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그가 봄이 되면 ‘봄의 향연’이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내는데 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화백은 “초등학교 4학년 시절 그때 담임 선생님이 그림에 소질 있다는 한마디 때문에 인생이 바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때부터 섬진강 둑에 나와 풍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이후 구례중학교를 졸업하고 그림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고 싶어 서울미술고등학교 서양화과에 진학하게 된다. 그러면서 서양화를 비롯한 다양한 미술 활동을 하게 된다.
이 화백은 “서울에서 화실을 운영하다 1991년에 광양으로 내려오게 됐다. 도시에 얽매여 있는 것보다 자연을 벗 삼아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문화예술이 도시발전을 이끈다
현재 이 화백은 서양화 중에서도 유화를 중심으로 하는 그림을 추구하고 있다.
그는 “유화는 색조나 색상의 배합이 매우 용이해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색채의 아름다움까지 표현 할 수 있으며, 마르띠에(matiere, 작품의 표면효과)의 질감 표현으로 그림을 생동감 있게 그려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적인 기법으로 그려내는 것보다는 혁신적인 명암과 신선한 색조의 대비로 입체적인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 유화”라며 “수채화에서 볼 수 없는 또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어 그림을 계속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갑수 화백은 열두 번의 개인전과 한국미술협회 광양지회 서양화 분과장, 순천 누드 크로키 고문, 섬진강 미술대전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어 광양시 미술의 눈높이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광양이 산업도시에서 문화 예술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미술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더욱더 많아져야 한다”며 “모든 문화 예술작품에 대하여 편견을 버리고 순수한 마음으로 관심을 갖고 예술 작품들을 감상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화백은 “미술이 발전하면 광양시를 알리는 계기가 되는 것”이라며 “오는 10월에는 포항과  교류전이 준비되어 있고 내년 하반기에는 미국 뉴욕에서 개인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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