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 즈음 안타까운 소식들이 뉴스를 통해 빈번하게 전해진다. 밀폐된 공간작업 중 오폐수 등의 부패로 유해가스가 발생하여 집수조 내부 배관 수리작업 및 양돈농가 분뇨처리장 작업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등의 안타까운 뉴스들이다. 이런 소식을 전해들을 때마다 ‘알아야 면장(面牆)을 한다’라는 옛말이 떠오르곤 한다. 
공자의 논어(論語)에서 공자가 백어에게 이르시길 “너는 주남과 소남을 배웠느냐? 사람으로서 주남과 소남을 배우지 않으면 담장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서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즉, 면장(面牆)은 담장을 마주하고 서 있으니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밀폐 공간 작업의 위험성을 알지 못한다면 담장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서 있어 아무것도 알지 못해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것과 같다. 밀폐 공간 내부가 치명적으로 위험함에도 불구하고 그 위험성을 알지 못해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내부로 들어가서 사망하는 안타까운 실수를 하게 된다. 그럼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바로 밀폐 공간의 위험성과 그에 대한 올바르고 안전한 작업방법을 알아야 할 것이다.

먼저 밀폐 공간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보자. 질식 재해의 가장 큰 원인은 공기 중 산소결핍 상태이다. 공기 중 산소농도가 18% 미만인 경우를 산소결핍 상태라고 한다. 이러한 상태의 공간에서 작업할 경우 질식으로 인해 수분 이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 
물론 공기 중 산소농도의 차이에 따라 인체 반응은 달라질 수 있으나 산소결핍으로 인해 호흡정지 시간이 6분 이상이 되면 살아날 가능성은 희박하며 살아난다고 해도 운동장해, 언어장해, 성격이상 등의 심각한 장애를 남긴다. 공기 중 산소농도가 18% 이하로 낮아지는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분뇨, 하수, 오물 등 부패하는 과정이나 분해되는 물질이 있던 하수설비, 정화조, 맨홀 등에서 미생물의 호흡작용에 의해 산소가 소비되고 세균이 증식함에 따라 황화수소, 메탄, 이산화탄소 등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둘째, 물질의 산화작용으로 인한 산소결핍 상태이다. 저장용 탱크는 대부분 철재(鐵材)로 되어 있는데 탱크 내부에 장기간 물이 들어 있게 되면 내벽이 산화되면서 산소결핍 상태가 된다. 또한, 탱크 내부에 높은 농도의 유해가스가 잔류할 경우에 중독 또는 질식을 일으키는 위험한 공간이 된다.

  밀폐 공간에서의 작업 중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반드시 밀폐 공간 작업 시 안전한 작업방법을 숙지하여야 한다. 
안전한 작업을 위한 질식재해 예방수칙은 3-3-3 수칙이라 한다. 3-3-3 수칙은 ①3자간 정보전달 및 안전보건규칙 준수, ②3대 절차 준수, ③3대 안전수칙 반드시 준수를 말한다. 
첫째, 「3자간 정보전달 및 안전보건규칙 준수」란 원청업체에서 질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밀폐 공간 및 작업 공간 내 가스의 유입·누출 가능성 등에 대한 위험 정보를 파악하고, 그 위험정보를 협력업체 및 근로자와 상호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둘째, 「3대 절차준수」는 질식위험 작업 공간에 대하여 상시적으로 밀폐 공간 해당여부를 평가하여 밀폐 공간은 출입금지하고 밀폐 공간 작업 시에는 출입허가제를 시행하는 등 3대 사전예방 시스템을 구축·운영함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3대 안전수칙 반드시 준수」는 밀폐 공간 작업 장소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자는 밀폐 공간 작업 필수 3대 안전수칙(작업 전·중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측정, 작업 전·중 환기 실시, 구조 작업 시 공기호흡기 또는 송기마스크 착용)을 반드시 준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들뜬 마음에 자칫 잘못하면 안전수칙을 위반하여 대충대충 작업을 할 우려가 있다. 특히, 치명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밀폐 공간 내부에서 작업 시는 더욱 그러하다. 알아야 면장(面牆)을 하듯 밀폐 공간의 위험성을 잘 알고, 안전수칙을 반드시 준수하여 작업할 수 있도록 안전에 더욱 노력할 때이다.

조영남(안전보건공단 전남동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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