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날 앞두고 사용여부 의회 의견수렴 결과 대다수 의원들 “즉시 중단”
광양시, 시민설문조사 등 시민의견수렴 거쳐 유당공원 비석 등 최종 결정

친일 문인이 작사를 하고, 친일 음악인이 작곡을 한 ‘광양시민의 노래’가 광양시 승격 30주년인 올해 시민의 날 행사에서 불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광양시는 지난 24일 광양시의회 의원간담회에 시민의 노래와 유당공원 내 비석 정비 추진계획을 보고하고 시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의원간담회에서 시의원들은 친일파가 작사 작곡한 시민의 노래 개정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당장 사용을 중단하는 문제에는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들은 “시민의 노래를 개정하더라도 당장 사용을 중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대다수 의원들은 “친일파가 작사, 작곡한 시민의 노래를 당장 사용 중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시민의노래는 지난 1989년 당시 동광양시시정조정위원회에서 서정주 시인에게 작사를 의뢰하고, 김동진 작곡가에게 작곡을 맡기기로 해 제작됐다. 이후 1995년 동광양시와 광양군의 통합 이후 가사 중 ‘동광양’을 ‘큰광양’으로 개사해 현재까지 시민의노래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민의 노래는 지난 2005년 12월 광양시의회 시정질문에서 당시 이정문의원이 “친일파가 지은 노래를 시가로 사용할 수 없다”며 개정을 촉구하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으며, 지역언론을 통해 친일파가 만든 노래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적정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어 왔다.
광양시민의노래의 작사가인 서정주 시인은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보고서’에 이름이 수록된 대표적인 친일문인이며, 작곡가 김동진씨도 (사)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등록된 친일음악가이다.
시민의노래를 둘러싼 친일논란이 거세지자 광양시는 시민의노래 개정과 사용여부에 대한 시정조정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시의회의 의견수렴에 나선 것.
시의회에서 다수 의견으로 개정과 즉시 사용중단 의견이 제시됨에 따라 광양시는 시민설문조사 등 시민의견 수렴절차를 거쳐 사용중단 여부를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유당공원내 비석군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유당공원에 설치된 비석군 13기 중에는 친일파인 이근호와 조예석의 비가 포함되어 있다.
이들 비석군은 2008년 12월 24일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나, 이근호와 조예석의 비를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교육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친일행적 기록을 안내문에 명기하여 사실을 알릴 수 있도록 하고, 비석은 존치하기로 한 바 있다.
1902년 전라남도관찰사를 역임한 이근호는 한일병합조약 공로로 일제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은  매국노이며, 1902년부터 1904년까지 광양군수를 역임한 조예석은 일제로부터 한일병합기념장을 수상하고, 판사로 활약한 인물이다.
이들 친일인사들의 비석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광양시는 시정조정위원회에서 유당공원내 친일인사들의 비석을 철거하거나 존치할 경우의 처리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24일 시민의노래와 함께 이들 비석의 처리방안에 대한 의회의 의견을 들었다.
의원들은 친일인사들의 비석을 존치시키되 기존 비석군과 분리해 별도 공간에 설치한 후 비석 앞에 이들의 친일 죄상을 알리는 단죄문을 붙이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시는 시의회의 의견청취가 마무리됨에 따라 시민의노래와 함께 유당공원내 비석처리문제에 대해서도 시민설문조사 등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 최종 처리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광양시는 내년 3월까지 읍면동 의견청취와 시민설문조사 등을 거친 후 내년 4월께 시민공청회를 열어 최종적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유산보호관리위원회를 열어 유당공원내 비석 처리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황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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