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시가 광양5일시장의 재계약조건으로 사업자등록과 카드단말기 설치를 요구하자 일부 상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광양5일시장 모습.

광양읍 5일 시장 재계약이 이달 말일자로 종료되면서 재계약 협상을 앞둔 시장상인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 상인은 상생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재계약 포기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시장 재계약에 따른 갈등이 재계약포기로 이어질지 관심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시는 광양5일시장상인회와 협력하여 시장 내 유개장옥을 제외한 일반점포 91개를 대상으로 재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광양시는 지난달 16일 일반점포 시장상인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점포 재계약 공고와 함께 재계약조건으로 사업자 등록과 신용카드 단말기 설치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시장상인들과 마찰이 일어나고 있는데, 시장 상인들은 “광양시가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항의하고 있다.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여기는 5일시장이다. 그래서 한 달에 장사를 할 수 있는 날이 겨우 6일인데, 그러면 수익이 얼마나 되겠나? 어림잡아 20~30만원 내외가 보통이다. 그런데 사업자 신청을 하게 되면 건강보험과 기초노령연금 등의 문제가 생겨 장사를 하는 것보다 못하게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장에서 의류를 팔고 있는 한 상인은 “내 나이가 이제 80이 넘었다. 이곳 시장이 현대화되기 전부터 장사를 했으니 지금까지 53년간 이곳에서 장사를 해온 셈이다. 요즘은 시장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 하루에 만 6천원 파는 경우도 있다”며, “서울 동대문에서 한 달에 2번씩 물건을 가져왔는데 이제는 한 달에 한번으로 그치고 있다. 그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어서 폐업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이곳 시장에서 지금 장사하고 있는 대부분이 70세 이상이다. 다른 곳에 가서는 장사를 할 수 있는 체력도 없다. 이곳에서의 수입이 전부다”며 “시장에서 장사를 통해 얻은 소득의 일부분을 세금으로 내는 것은 마땅하지만 사업자등록을 함으로 받게 되는 불이익이 너무 크다. 유예기간 등 그에 따른 상생방안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부분의 시장상인들은 사업자등록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한 것인데, 나이가 고령인 시장상인들은 자녀 앞으로 국민건강보험을 두고 있다. 상인들이 사업자등록을 신청하게 되면 국민건강보험료가 발생하고 되고, 기초노령연금 대상에서도 제외될 수 있으며, 노인일자리 사업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자 우려다.
반면 광양시는 재계약 조건으로 제시한 사업자 등록과 카드단말기 설치는 번복할 수 없으며 이렇게 요구할 수 밖에 없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문선용 시장관리팀장은 “광양5일시장과 중마상설시장은 2016년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한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지원 공모사업에서 선정돼 국비 10억 2천만 원을 확보한 바 있다. 하지만 2019년 공모사업에서 중마시장은 선정되고 광양5일시장은 선정되지 않았다”며, “광양5일 시장은 국비지원을 받아 160억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현대화사업을 진행했기에 시설적인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완비가 된 상태지만 신용카드 사용률이 저조한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공모에서 떨어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면서 시장 재계약 시점과 맞물리게 됐다”며 “이 시점에 분위기를 바꿔 사업자 등록과 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할 것을 요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양시와 광양5일시장상인회는 최근 민원이 발생하자 일반점포 상인들과 협의해 개선점을 찾아 가고 있다.
장은정 광양5일시장 상인회 사무장은 “현재 불만을 토로하는 상인들은 일부분에 해당한다”며  “지금은 많은 상인들이 이해하고 협조하고 있어 상점91개 점포 중 76개가 재계약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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