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예총 예술인상을 수상한 원로서예가 청원 홍은옥 선생

후학양성에도 앞장…딸 홍현미씨와 함께 ‘부녀동행전’ 전시 중 

 

사)한국예총 전라남도연합회가 주관하는 전남예술인의 날 행사에서 청원 홍은옥 선생이 지난 13일 전남예총예술상을 수상했다. 홍은옥 선생은 40여 년을 광양에서 서예가로 활동하면서 지역의 서예발전을 위한 후진양성에 힘을 쏟아왔으며, 수많은 전시회를 통한 작품 발표와 더불어 각종 서예대전에 출품해 대거 수상한 실적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광양서예의 산증인인 청원 홍은옥 선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서예는 좋은 짝을 만나야 한다
“벼루를 통해 먹물의 농도를 만들 때부터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서예는 정성으로 수양해야만 그 글이 잘 표현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성만으로는 서예의 진면목을 제대로 표현하기 부족합니다.”
홍은옥 선생은 정성스럽게 쓴 담백한 글씨를 만나는 기쁨이 서예라고 하지만 좋은 글귀, 멋진 문장과 어울려야 그 기쁨은 배가 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말은 한자와 한글을 혼용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한자를 알아 둘 필요가 있으며, 옛 조상의 기상을 느낄 수 있는 한시도 공부하면 좋다는 게 홍 선생의 조언이다.
그는 13세 때 희당 서정규 선생의 문하에서 서예를 시작한 후부터 한자를 공부해 왔다. 
8대 종손이라는 그는 선친께서 문중 일을 할 때 족보와 문헌을 살펴보는 것을 보고 한자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군대를 다녀온 후 25살에 체신공무원으로 근무를 할 때에도 붓을 놓지 않고 글쓰기와 한자 공부를 계속해 왔지만 본격적인 서예를 하게 된 것은 담양, 제주도, 고흥 등의 근무를 거쳐 1971년 광양우체국으로 오고 난 후 부터다.
혼자의 힘으로만 노력하던 중 부족함을 느껴 늦은 학구열을 발휘해 서울의 한 서예학원의 도움을 받아 공부를 이어갔다. 우편으로 교정을 받아보고 배우기를 했기에 그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그렇게 3년 이상 지속하자 한시를 비롯한 시·서·화에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 서우회와 광양서가협회 창립
광양 옥룡이 고향인 홍 선생은 80년대 초 광양에서 서예가들의 모임을 만들어 정보를 교환하기를 원했다. 서예동호회를 결성하여 지금의 광양 서우회에 이르게 했고, 2005년도에는 사)한국서가협회 광양시지부를 창립하기도 했다. 
그는 “광양 지역의 서예발전을 위한 후진양성의 노력도 있었지만 서우회와 광양서가협회를 창립한 것이 이번 전남 예술인상 수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라남도 미술 대전 서예심사와 순천 미술 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하고 전라남도 서예 전람회 심사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해마다 광양 서우회전, 광양미술 협회 정기전, 한국 서가협회 정기전, 광양 미협 정기전, 성균관 유림 서예대전 초대 작가전 등 매년 7~8 정기전을 개최하는 등 현재도 서예에 전념하고 있다.
또 지역서예계의 원로로서 노인복지회관 강의를 통해 후학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계기로 1994년 국무총리 표창과 2008년 광양시 예술인상, 2010년 광양시 예술 공로상을 수상했다.
“광양은 문화예술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지만, 앞으로 잘 이끌어 나간다면 시가 추구하는 문화관광도시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광양시의 우호 도시와 국제 교류전을 개최하는 것이 앞으로 목표라 하겠습니다.”
현재 청원 홍은옥 선생은 딸이자 서예가인 매원 홍현미씨와 함께 부녀 동행전을 열고 있다. 부녀 동행전은 지난 2일부터 오는 31일까지 광양 MG갤러리에서 열린다.

양재생 기자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