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판단하고, 자율적으로 서로 협력하고 깨닫도록 할 것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어디에서나 출발은 중요하다. 교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교육이 아이들의 학습적인 면뿐만 아니라 기본 생활태도와 올바른 인성교육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옥룡북초등학교에 새로 부임한 김의성(52) 교장은 지난해까지 평교사로 근무하다 올해 내부형 공모제를 통해 혁신학교의 교장이 됐다. 때문에 김 교장은 아이들의 현재 교육뿐 아니라 미래 교육까지 책임진다는 남다른 각오를 보이고 있다. 김의성 교장을 만나본다.

■공모로 혁신학교장이 되다
지난 3월 1일 옥룡북초등학교로 부임한 김의성 교장은 이 학교와의 인연을 계기로 옥룡북초 교장이 됐다고 설명한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이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를 한 적이 있었기에 누구보다 옥룡북초에 대해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학교에 있는 동안 처음으로 혁신학교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됐고 그것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김 교장이 혁신학교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는 이렇다. 옥룡북초에는 큰 살구나무가 한그루 있었는데 그때 당시의 교장선생님 및 선생님, 그리고 학생들이 다같이 살구를 따서 살구잼을 만들었고 식빵과 함께 전교생이 나눠먹었다는 것. 
그 분위기가 너무나 따뜻해 학교는 공부학습을 가르치는 것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하게 됐고, 혁신학교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됐다는 것. 
김 교장은 다른 학교에 근무하다가 지난해 옥룡북초에서 교장공모를 한다는 것을 알게 돼 신청을 하게 됐고,  옥룡북초등학교 교장으로 오게 됐다.
“저에게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준 옥룡북초에 교장으로 오게 되어 너무나 기쁜 마음입니다. 이 마음을 그대로 담아 아이들의 삶에 보탬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혁신학교, 무엇이 다른가? 
“혁신학교는 민주적 학교운영 체제를 기반으로 윤리적 생활공동체와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형성하고 창의적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삶의 역량을 기르도록 하는 자율학교를 말합니다.”
기존의 우리나라 학교의 모습보다는 유럽의 학교처럼 자율주도적인 학습이 강조되는 것이 특징이기에 아이들의 교육방식이 기존의 학교와는 다르다.
“학교가 진정으로 왜 필요한지 가르쳐주는 것이 혁신학교입니다.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배울 수 있으며, 선생님과 부모님도 함께 공부해야 되며, 존중과 협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옥룡북초에서는 도전활동, 자치활동 등의 혁신활동이 있다. 이 모든 활동들은 아이들의 주도하에 이루어진다는 게 여느 학교와는 다르다.
동아리 활동의 경우 선생님이 동아리를 만들어 학생들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가 하고 싶은 동아리를 친구들과 함께 의논해서 정하는 것이다. 또 진로학습이라면 선생님이 ‘무엇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물음만 던져줄 뿐 아이들이 스스로 이야기하고 깨닫는 방식이다.
수학여행도 마찬가지다. 수학여행지와 수학여행을 가서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 등 모든 것을 아이들이 계획하고 실행한다.
김 교장은 “아이들이 무엇을 하든 주도적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서로 협력하고 깨닫는 것을 반복하다보면 그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이 스스로가 자립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학부모들과 함께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교육을 강조하다보니 부작용아닌 부작용도 있기 마련이다. 선생님들이 보다 더 공부하고 상호간 토론의 시간도 많이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면 100%정답은 있을 수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선생님들 스스로가 먼저 알아야 하고 소수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옥룡북초는 현재 개학을 며칠 앞두면서 더욱 탄탄한 개학 준비와 교육과정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김 교장은 지역사회와 연계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다른 학교에서도 지역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있지만, 옥룡북초도 지역과 하나 되는 학교를 만들고자 합니다. 눈으로 보고 느끼는 생태교육시간이나 마을학교 목공수업에 마을주민이 강사가 되어 참여한다면 그보다 좋은 것은 없을 듯합니다.”
또한 마을주민이 참여해 요리를 만들고, 식물을 키우고, 방과후 돌봄시간에도 지역주민이 참여해 아이들과 가까워지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게 김 교장의 전언이다.
김 교장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돼 아이들이 하루빨리 등교하길 손꼽아 기다린다. 
“아이들이 등교할 시간에 맞춰 가장 먼저 나서 아이들을 반겨주고 싶습니다. 학교에 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가 환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아이들은 그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느낄수 있을 것입니다.”
학교안의 공기를 따뜻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라는 김 교장은 오늘도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기다리고 있다.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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