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주부 대상 한국어 교육과 함께 문화와 사회생활 노하우도 가르쳐

 

광양시는 내국인들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즐겨 찾고 비즈니스하기 좋은 글로벌 도시를 만들기 위해 경제, 교육, 문화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종 국제행사와 국제자매·우호도시 간 교류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교류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이면에는 광양시를 위해 활동해온 숨은 주역들이 있다. 이들은 바로 광양시명예통역관이다.
명예통역관은 광양시가 해외 도시들과 교류를 함에 있어 언어와 문화적 장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중개하면서 조력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 중에서 1기에서부터 5기까지 한 번의 쉼도 없이 모두 참여해 광양시의 국제교류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김송설(49) 통역관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다.

■통역에는 배려가 필요
김송설 통역관은 중국교포 출신으로 2005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을 하면서 광양으로 오게 됐다. 중국교포 2세대로 어려서부터 한국어와 중국어를 모두 사용했기에 이중 언어 사용에 있어 문제는 전혀 없었다고 한다.
광양 제철초등학교에서 재능기부로 중국어를 가르친 것을 시작으로 김씨는 다양한 국제교류현장에서도 활동하고 싶어 광양시명예통역관에 지원했다. 명예통역관 활동은 1기부터 5기까지 이어오고 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명예통역관을 하면서 스스로도 많이 배우고 자신을 돌이켜 생각해보면서 많이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그녀는 전한다.
“처음에는 통역이 전부인 듯 실수도 많았습니다. 발언자 옆에서 통역을 담당할 때 통역자는 발언자보다 튀어서는 안 되는 것인데 그것도 제대로 실현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으며, 오히려 어려운 표현을 쓰려다 말문이 막혀 난감한 적도 있었습니다.”
김씨는 통역은 발언자를 더욱 빛나게 해줘야하기에 배려가 꼭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통역은 확대해석하지 말고 말해진 내용의 충실한 전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며, 전체 진행을 파악하고 발언자에 대한 배려와 더불어 각 나라의 문화까지 알고 움직임을 가져가야 합니다.”

■통번역대학원 박사과정 마쳐
현재 그녀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여수광양항만공사, 전라남도광양평생교육관, 금호동주민센터 등에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곳에서 그녀는 중국어를 가르치지만 배울 점도 많이 있다고 말한다.
“중국어 수업을 하다보면 나이에 상관없이 열정을 쏟으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어르신들이 있습니다. 그분들로부터 꿈을 향한 도전과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에게도 아직 배움이 필요하다는 당위성과 내 가슴속에 아직도 꿈틀되는 열정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김씨는 지난해까지 광양에서 부산을 오가며 부산외대 통역번역대학원 석·박사과정을 모두 마치고 박사 논문 제출만을 남겨놓고 있다. 그녀는 장거리를 오가는 힘겨움 속에서도 배움의 대한 갈망이 있어 그동안 행복했다고 말한다.
광양에서 아침 6시부터 시작되는 수업을 진행하고, 부산으로 가서 학생으로서 수업을 듣고 다시 광양으로 돌아오는 수고스러움이 오히려 새벽부터 하루를 일찍 시작하게 만들어 하루를 알차게 사용하는 보람으로 돌아왔다는 게 그녀의 전언이다.
요즘에도 그녀는 중국어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중국 드라마를 시청하며 공부를 이어가고 있으며, 통역을 위한 한국어 억양법도 공부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을 위한 교육 필요
김송설 통역관은 한 달에 2번씩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국어 발음 교정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한국어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도 함께 알려주고 있다는 것.
“다문화 가정을 위한 상담이나 교육은 전문 인력이 참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들을 위한 교육 자체가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한국사회에서 보다 빠르게 잘 정착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교육보다 전문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김씨는 자신이 그동안 겪어온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문화차이 극복의 노하우와 통번역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싶다고 한다. 
그녀의 앞으로의 목표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교육 참여 확대와 대학교에서 중국어를 가르치는 것이다. 
“단지 언어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사회생활의 노하우까지 가르치는 통번역 강사가 되고 싶습니다. 또 기회가 된다면 통번역에 대한 책도 출간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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