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개학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다. 중마초등학교 컴퓨터실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는 어린이들과 학생들의 과제를 점검하는 유해인 중마초 교사.

코로나19로 늦춰지던 각급 학교의 온라인개학이 마무리됐다. 아직은 초창기라 혼란이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지만, 온라인을 통한 개학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 일선 교육 현장의 평가다.
그러나, 온라인을 통한 수업진행이 정보격차에 의한 학력차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남교육청은 온라인 수업이 힘든 초등 저학년들을 위해서는 학습꾸러미를 배부해 활용토록 하고 있다.
학습꾸러미는 매주 배부되는데, 학생이 꾸러미를 받아 가정에서 주어진 과제를 이행한 후 학교에 제출하면 선생님이 이를 점검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학습꾸러미를 점검한 선생님은 학생에게 문자나 개인 톡, 혹은 단체톡으로 그 결과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광양중마초등학교 이상인 교장은 “생소한 수업방식이어서 어색하긴 하지만 하다 보니 많이 익숙해지고 있다”며, “저학년들의 경우 여전히 온라인접속이 미숙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수업은 온라인을 통한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의 소통방식으로 진행된다.
교사는 매일 9시에서 10시 사이에 학생들의 출결을 점검하고, 주어진 과제를 시간표대로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교사는 1주일 단위로 공부할 분량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렇지만, 온라인에서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학생들이나 교사 모두 생소하긴 마찬가지다.
이상인 교장은 “오프라인 수업의 경우 아이들이 음악수업은 음악실에서, 과학수업은 과학실에서, 체육은 체육관에서 하는 등 교실을 옮겨다니며 수업을 하게 되는데, 온라인수업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하다 보니 아이들이 금방 지루해 한다”며, “수업을 통해 컴퓨터를 보면서 율동을 하도록 하기도 하는데, 콘텐츠를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다보니 아이들을 지도하는 담임 교사들은 아이들이 흥미를 갖도록 하는 수업방식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학교마다 교사들이 더 나은 수업방식 개발을 위해 학년별 공유방을 운영하는 등 지혜를 모으고 있다.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은 학교에서 운영하는 긴급돌봄에 참여하기도 하는데, 긴급돌봄을 받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봄교사의 지도에 따라 온라인수업에 참여한다. 
그렇지만, 조손가정이나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경우 특히 온라인수업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초등 1~2학년의 온라인 수업은 학습꾸러미와 EBS를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초등 3~4학년은 전남교육청이 개발한 e학습터를 통해, 5~6학년은 클라스팅 어플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어떤 방식의 온라인 수업이든 교사들의 업무는 오프라인 수업에 비해 오히려 가중되고 있다.
중마초등학교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유해인 교사는 “매 과목마다 과제를 제시하면 학생들이 답글을 통해 이를 제출하게 되는데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 답글에 댓글을 남기고, 다시 학생들이 댓글을 달면 대댓글을 달아야 한다”며, “20명이 넘는 학생 모두에게 댓글을 남기는 것이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아이들이나 선생님 모두 적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 온라인수업의 경우 학교마다 차이는 잇지만 대부분 일방향으로 진행된다. 그러다보니 교사의 업무는 퇴근 후까지 이어진다.
정해진 시간에 온라인에 접속하지 못한 아이들이 수업이 끝난 후에 접속한 후 제출한 과제들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정보기기를 보유하지 못한 가정을 위해 중마초등학교는 희망자들에게 학교가 보유한 장비를 대여해 주고 있다. 그러나, 가정마다 정보기기 보유 수준이 다르고, 다자녀 가정의 경우 동일시간 접속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고학년들의 경우 스마트폰을 활용해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많지만, 저학년들은 이 역시 어렵다.
중마초 이상인 교장은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고 온라인 교육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위해서는 학교현장의 장비를 더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 교장은 “온라인 교육이 활성화되면 학교의 역할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학교 운영이 인성교육이나 체육이나 체험학습 위주로 개편될 수도 있는데 학생들의 사고력을 길러주는데는 온라인 교육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집중력을 요하는 수업의 경우 온라인 수업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온라인을 통한 양방향 수업에 대해서도 이 교장은 “학생수가 3~4명 단위라면 몰라도 2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의 경우 온라인 수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번 온라인개학은 교육 콘텐츠개발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고, 온라인 학습 콘텐츠 개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가 바꾸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에서 교육은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황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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