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농업은 단순히 농사만을 지어서는 성공할 수 없다. 농산물만을 생산하던 농업도 이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단순한 농업에서 유통, 가공, 제조, 서비스 등 모든 분야의 산업연계가 가능한 6차 산업이 그에 따른 대안으로 새롭게 조명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고용의 확대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6차 산업은 농업농촌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길라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6차산업 철저한 준비 필요
충남 예산에 있는 은성농원은 농업회사법인 예산사과와인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워났다.
예산사과와인 정제민 부사장이 장인어른이 일궈온 은성농원에 과실주 양조기술을 접목하면서 사과와인 가공과 소비자 체험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되는 6차산업을 선도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제민 부사장은 “6차 산업은 보기에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실상은 1,2,3차 사업을 모두 실시해야 가능한 사업이기에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며, “6차 산업이 실패하지 않고 성공하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원래 예산은 사과로 자리를 잡은 곳이다. 전국 사과 생산량의 30%차지한 적도 있었을 만큼 이 지역에서의 사과농사는 지금하고는 결이 달랐음이 짐작된다. 하지만 지금은 농가의 수가 점차 줄면서 전국 사과 생산량의 5%만을 차지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1차 산업인 농업만을 전문으로 해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 많은 농가가 농촌을 떠나고 있는데 2차 가공과 3차 체험까지 고려한 사업이 어떻게 쉬울 수가 있겠냐?”며 “많은 사람들이 6차산업이 전망이 있다고 그냥 무심코 시작을 하게 되면 하나같이 성공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다못해 쨈을 만드는 것도 숙련된 경험과 기술이 없이는 성공하기 결코 쉽지 않으며, 자부담 없이 정부의 지원만으로는 결코 완성된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여기에 마케팅 부분도 상당히 중요해 실질적인 경험이 없다면 하나같이 모두 배워야 할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6차산업은 선택 아닌 필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제민 부사장은 6차 산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한다. 그가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자신이 직접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은성농원은 약 7천 평에 달하기에 이곳에서 생산하는 사과양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것을 처리하는 고민으로부터 6차산업은 시작됐다.
정 부사장은 “우선 6차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과잉생산된 농산물을 소비해야 하는데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6차 산업은 없다”고 말한다. 
생산만큼이나 판매부분을 강조한 것이다. 우선적인 해결책은 직거래를 확대하거나 활성화시켜서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다. 
정 부사장도 가을에 수확한 사과를 상인들에게 바로 넘기면 약 1억 5천만 원의 수익을 얻지만 직거래를 통해 판매를 할 경우에는 3억 원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한다.
정 부사장은 “이제 가만히 농사만 지어서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잘만 팔수 있다면 2년 치 농사를 짓는 것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를 직접 상대해야 하는 수고와 피드백을 하는 과정들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 소비자들이 농장으로 직접 찾아오게 만들고 고객 감동까지 더해진다면 지속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그러려면 적절한 가공공장과 체험시설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 모든 것을 합치면 6차산업이 저절로 완성되는 것이다.

▲ 맨 위 사진은 은성농원 사과농장의 모습이며, 아래 사진은 가공실과 숙성실의 모습이다. 맨 아래 사진은 농업법인 예산사과와인의 정제민 부사장이 와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역의 정서를 담는 가공품
정 부사장은 특히 “농산물을 가공해서 판매하면 가격도 달라지지만 보관할 수 있는 기간도 늘어나게 된다”며 가공시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가공공장을 건설하지는 않았다. 농업회사법인 예산사과와인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사과와인을 가공해서 판매하고 있는데, 캐나다에서 이민할 때 10년간 배운 와인제조 노하우를 국내 커뮤니티를 통해 교류하면서 와인연구에 우선 집중했다.
정 부사장은 “우리나라의 술은 대부분은 공산품이다. 하지만 외국의 술은 농가나 농장에서  체험하고 가공하면서 그 지역의 정신을 담아 내고 있다”며 “저 또한 사과와인을 2~3톤 가량 만들어 지역 축제를 통해 지역민들에 우선 선보이고 예산의 사과가 와인으로 나와도 손색이 없다는 것을 미리 증명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을 대표하는 농산물로 만든 와인이라면 그 지역의 축제에 기반 되어야 함은 물론 지역민들과의 호흡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현재 농업회사법인 예산사과와인은 사과와인을 제조할 수 있는 가공시설을 포함한 숙성실, 체험실 등이 갖춰진 공장을 은성농원 내에 마련하고 있다. 체험은 애플파이나 잼 만들기 체험을 실시하고 있으며 가을에는 사과 수확철에 맞춰 사과 따기 체험을 실시하고 있어 1년에 2만명 정도가 농장을 방문을 하고 있다.

■지역을 알리는 거점역할 
정 부사장은 6차산업이 농업 및 농촌을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집약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우리가 예산사과를 이용해 사과와인을 만들면서 마을주민들의 일자리 창출과 예산을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며 아파트로 따지면 모델하우스에 가깝다. 하지만 이러한 농가들은 하나로 집약해 큰 6차산업의 덩어리로 만들면 위험해 질 수밖에 없다. 이것은 여러 개의 구멍가게를 합병해 하나의 큰 마트로 만드는 것과 같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활용한 6차 산업 시설들은 그 지역을 알리는 거점역할이 될 수 있어야 하며, 거점별로 이루어져야 농가들의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다.
또 아이템발굴에 있어서도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해 먹고 마시고 체험하고 지역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정 부사장은“6차산업이 우리농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농가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며 “차근차근 하나씩 준비해 6차산업이 농가에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말했다.

양재생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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