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明心寶鑑(명심보감)
叙光 張喜久
    
    마음의 등불 속에 명심보감 살아있고
    배우고 익혀 가면 생각 또한 상쾌한 걸
    조심성 수신하려면 인생처신 바로 여기.
    正心莫似寶鑑文  久熟精神發爽薰
    정심막사보감문  구숙정신발상훈
    謹厚修身勤悅讀  人生處世力超群
    근후수신근열독  인생처세역초군

마음치성 명심보감 정신상쾌 훈기 발해, 
글을 읽어 수신하고 인생처신 힘써야지

명심보감은 고려 충렬왕 때 대제학을 지낸 추적秋適(1246~1317)이 편찬했다. 반면에 명나라의 법입본이란 설도 꾸준하게 제기 된다. 책명인 ‘명심’이란 명륜·명도와 같이 마음을 밝게 한다는 뜻이고, ‘보감’은 보물과 같은 거울로서의 교본이란 뜻이다. 명심보감은 19편으로 되어 있었으나 증보되어, 팔반가, 효행, 염의, 권학 등 5편을 더하였다. 필자도 2002년 동몽선습 등에서 간추려 증보했다. 시인은 조심성 있게 수신하고 열심히 글을 읽으면, 인생 처신하는데 힘써 사람을 벗어나야겠다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마음을 바르게 하는데 명심보감만한 글이 없네(明心寶鑑)로 제목을 붙인 칠언절구다. 작자는 서광 장희구(張喜久:1945∼ )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마음을 바르게 하는데 명심보감만한 글이 없고 / 오래도록 익히면 정신이 상쾌한 훈기가 발하네 // 조심성 있게 수신하고 열심히 글을 읽게 되면 / 인생 처신하는데 힘써 사람들을 벗어나겠네]라는 시상이다. 감상적 평설을 통해 시인과 대화하듯이 시상의 요약을 간추린다. ‘마음치성 명심보감 정신상쾌 훈기 발해, 글을 읽어 수신하고 인생처신 힘써야지’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명심보감을 읽고 나서]로 의역된다. 명심보감의 계선편(繼善篇)은 착한 일을 한 사람에게는 복이 오고 악한 일하는 사람에게 화가 미친다는 선행을 권장한다. 천명편(天命篇)은 하늘의 이치를 순종하는 자는 살고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는 전제 아래, 인간의 운명에 따라 선하게 살아갈 것을 권유한다. 순명편(順命篇)은 죽고 사는 것은 천명에 달려 있고, 부하고 귀한 것도 또한 하늘에 달려 있으니, 천명에 따라 분수껏 살 것도 권유하는 귀중한 명구들이 실려 있는 책이다.
시인은 명심보감의 깊은 뜻이 심오함을 거울삼아 읽고 공감할 것을 강하게 주문해 보인다. 사람이 마음을 바르게 하는 데는 명심보감만한 글 없고, 오래도록 이 글을 익히면 정신이 상쾌하여 훈기가 발한다고 했다. 내용의 교훈성, 흐름의 학습성 등은 큰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이는 고려 말 이후로 많은 선인 학자들이 이 글을 읽고 크게 공감한 바가 있었다.
화자는 명심보감을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현대적인 접근방법을 조심성 있게 떠민다. 사람이 이 글을 조심성 있게 수신하고 열심히 글을 읽을 수만 있다면, 인생이 처신을 하는데 사람이 힘써 낡은 생각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화자는 사람이 선한 생각은 품고, 낡은 생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담은 후정이다.
【한자와 어구】
正心: 마음을 바르게 하다. 莫似: ~만 같음이 없다. 寶鑑文: 명심보감의 글. 久熟: 오래도록 익히다. 精神: 정신. 發爽薰: 상쾌한 훈기가 발하다. // 謹厚: 두터움을 삼가다. 修身: 수신. 勤悅讀: 부지런하고 기쁘게 읽다. 人生: 인생. 處世처세. 力超群: 힘써 군중을 벗어나다.

▲ 삽화 : 인당 박민서 화백 제공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