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小學[1](소학) 
                              叙光 張喜久

        부모께 효도함은 중요한 인간 일세
        어른을 지성으로 받들면서 안녕하고
        부모 정 자애로운 사랑 보장된 노후 생계.
        人間一世孝最重  長者安寧奉至誠
        인간일세효최중  장자안녕봉지성
        必是保障年老計  被情無奈父慈情
        필시보장년노계  피정무나부자정

‘부모효도 가장 중요 어른 공경 지성으로, 
노후 생계 보장하여 자애로운 부모 정을’

우리나라는 조선 초기부터 소학을 중요하게 다루어져 유학 교육기관에서 필수과목으로 다룬 교재다. 사대부 제자들은 8세가 되면 유학의 초보로 배워 조선시대의 충효사상을 중심으로 한 유교적 윤리관을 보급했다. 김안국(金安國)이 ‘소학’을 한글로 번역한 ‘소학언해’를 발간하여 민간에 보급했고, 박재형(朴在馨)이 ‘소학’ 가운데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 ‘해동소학’으로 간행하기도 했다. 시인은 반드시 노후 생활 계획이 보장되어야 하고, 정을 받은 사람들은 자애로운 부모의 정 어찌 잊겠느냐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인간 일세에서 효도함이 가장 중요할진데(小學1)로 제목을 붙인 칠언절구다. 작가는 서광 장희구(張喜久:1945∼ )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인간 일세에서 부모에게 효도함이 가장 중요하고 / 어른이 안녕하도록 지성으로 받들어야겠네 // 반드시 노후 생활 계획이 보장되어야 하겠고 / 정을 입은 사람들은 자애로운 부모 정을 어찌 잊으랴]라는 시상이다. 평설은 감상과 같지 않아 시인과 독자의 교량적 역할로 정리한다.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소학을 읽고 나서1]로 의역된다. 김굉필(金宏弼)은 ‘소학’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여 모든 학문의 입문이며 기초인 동시에 인간교육의 절대적인 원리됨을 역설했다. 그 자신 일생 동안 소학을 손에서 놓지 않고 읽음에 따라 세상에서 그를 우러러 소학동자(小學童子)라고 자칭하기도 했다. 이후로도 조광조·김안국·이황 등 도학실천을 중요시한 선비들이 ‘소학’의 가치와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으니 소학을 권학함이 이보다 더함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은 소학의 핵심에 대한 시인의 생각은 조금도 굴함이 없이 부모에 대한 지극정성의 효도 속에 있음을 지적해 보인다. 그래서 시인은 인간 일세에서 효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어른이 안녕하도록 지성으로 받들어야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효도는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만이 가능하다. 천세를 누리고 운명을 다한 후의 효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화자는 부모님 살아생전의 한 모습을 현실에 입각하여 잘 반영해 보이려고 했다. 부모님 살아 생전에 반드시 노후생활 계획이 보장되어야 하고, 정을 받은 사람들은 자애로운 부모 정 어찌 잊으랴라고 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안계시면 윗대 선현의 제사라도 모시는 식은 한 행사에 지나지 않음을 깊이 생각해 볼 일이라 하겠다.

【한자와 어구】
人間: 일간. 一世: 한 세상. 孝最重: 효도가 가장 중요하다. 長者: 어른. 安寧: 안녕하다. 奉至誠: 효도가 지극히 정성스럽다. // 必是: 반드시 ~이 되다. 保障: 보장: 年老計: 노년의 계획. 被情: 정을 입다. 無奈: 어찌 ~함이 없다. 父慈情: 부모의 사랑스런 정.

▲ 삽화 : 인당 박민서 화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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