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때 조형모세포 기증 신청했다가 일치환자 나타나며 기증 성사돼

의사가 아니더라도 새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심폐소생술이나 헌혈 등이 이에 속한다. 하지만 조혈모세포 기증은 단어에서 보이는 것처럼 너무 생소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한 프로 골퍼가 생면부지의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해 새 생명을 살리면서 조혈모세포 기증을 독려하고 나섰다. 광영동에 위치한 조프로 골프연습장에서 골프를 가르치고 있는 조경영(39) 프로가 그 주인공이다. 조경영 프로를 만나 그가 왜 조혈모세포기증 전도사가 되었는지 이야기 들어본다.

■조혈모세포 기증과의 인연
“백혈병, 재생불량성빈혈, 혈액암과 같은 난치성 혈액종양은 조혈모세포기능에 장애가 생겨 정상적인 혈액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질병입니다. 하지만 이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조혈모세포를 이식 받으면 완치될 수 있는데, 치료에 꼭 필요한 조혈모세포 기증이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조 프로는 20대 초반 시절 운동을 하면서 헌혈은 자주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나중에는 영화표를 얻기 위한 심산으로 헌혈에 참여했다는 것. 
그러다 우연히 조혈모세포기증에 대해 알게 되면서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기증자 신청을 한다고 해서 기증이 바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환자와 기증자간의 일치 확률이 부모의 경우에는 5%, 형제자매는 25%, 타인의 경우에는 수천에서 수만 분의 1로 매우 낮기 때문이다. 
조 프로도 기증신청 사실을 까맣게 잊고 살다가 지난달 초 기증할 수 있는지 조혈모세포 은행협회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환자와 일치확률도 94%가 나왔다는 말에 조 프로는 운명이라고 생각하며 기증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혈모세포 기증의 필요성
“기증은 보통 2주가량 몸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한 후 2~3일간 병원에 입원하여 실시하게 됩니다. 방법도 그렇게 어렵지 않게 헌혈하는 방법과 같이 이루어지는데, 예전에는 골수이식이라는 말을 대부분 사용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아프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조 프로는 지난 9월 20일 입원해 21일과 22일 조혈모세포 기증을 실시했다. 
원래는 21일 한 번에 끝나는데 조 프로가 두 번을 채취해도 좋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두 번의 조혈모세포 기증이 이뤄졌다.
“기증을 하고 나서 왠지 모르게 저 자신이 대견해 보였어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는 생각에 조혈모세포기증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바르게 알 수 있도록 전파하고자 합니다.”
조 프로는 무엇보다 기증자가 변심으로 인해 환자가 기증을 받을 수 없는 사례를 가장 우려했다.
“많은 사람들이 기증에 참여한다고 처음에는 합의 했다가, 당일 날 마음이 갑작스럽게 바뀌어 기증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환자와 그 가족들의 마음에 또 다른 상처를 주는 것이기에 이러한 약속은 꼭 지킬 수 있기를 당부합니다.”
조 프로는 “프로 골퍼가 된 기쁨보다 이번 한 번의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것이 더 큰 기쁨이었다”며,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조혈모세포 기증에 참여해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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