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中庸(중용) 
 叙光 張喜久
        
        진실로 中 자 잡고 따르는 誠 자 풀어
        道 천지 통하려면 法을 지켜 깨우치고
        어려운 문구 많지 않네 깨우침이 있으리.
        允執厥中誠字隨    通道天地守綱維
        윤집궐중성자수    통도천지수강유
        難處惟多微熟讀    句句皮看豈有遺
        난처유다미숙독    구구피간기유견

‘중과 성을 따른다면 도와 법을 지키겠고, 
문구 미약 여기지 말게 깨우침은 크겠네’

[중용]을 흔히 유교의 철학 개론서라 일컫는데, 그것은 유교의 철학적 배경을 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장(首章) 첫머리에서 “하늘이 명(命)한 것을 성(性)이라 하고, 성을 따르는 것을 도(道)라 하고, 도를 닦는 것을 교(敎)라고 한다”라고 하였는데, 이 대목은 유교 철학의 출발점과 그 지향처를 제시하고 있다. 중용은 우선 서경에 "진실로 그 '중용'을 잡도록 하라"에 근거되고 있다고 말한다. 시인은 그 ‘中’을 진실로 잡어 ‘誠’자를 따라, 도가 천지에 통하려면 법을 지켜야겠다라고 하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어려운 문구 많다고 미약하게 여기지 말게(中庸)로 제목을 붙인 칠언절구다. 작자는 서광 장희구(張喜久:1945∼ )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그 ‘中’을 진실로 잡어서 ‘誠’자를 따르게 되면 / 도(道)가 천지에 통하려면 반드시 법(法)을 지켜겠네 // 알기 어려운 문구 많다고 미약하게 여기지 말게 / 글귀를 겉으로 보고 넘기면 어찌 깨우침 있으리]라는 시상이다. 풍부한 상상은 시를 살찌게 한다. 시인의 상상력 주머니를 본다.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중용을 읽고 나서]로 의역된다. ‘중용’에서는 ‘희로애락의 미발을 중(中)이라 하고, 발하여 중절된 것을 화(和)라 한다’고 했다. 여기서 ‘중’이란 희로애락 등의 감정이 아직 발하지 않는 상태의 내면적 마음을 의미하며, ‘화’는 이미 촉발된 정(情)이 중에 의해 조절된 상태를 의미한다고 했다. 이런 중화의 상태에 도달하려는 수양의 방법으로는 독실한 ‘신독(愼獨)’을 제시했음을 보인다.
 시인은 중용이 중화의 진실에 근거를 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이의 핵심을 한 마디로 규명하려는 의연한 태도를 보여오고 있다. 그래서 ‘중中’을 진실로 잡게 되면 ‘성誠’자가 반드시 따를 것이니 (인간의) 도가 천지에 통하게 하려면 법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흔히 대학을 삼강령 ‘팔조목(八條目)’을 요약 조목으로 삼고 있는데 반해, 중용은 인간의 진실한 ‘성(誠)’에 두고 있다는 시상 정신으로 끌어내려고 했음이 훤히 보인다.
 시인이 성이라는 의미에서 담아내려는 정신이 성실한 것은 우주의 원리이고, 성실해지려는 것은 사람의 도리라는 뜻으로 정리해 보였다. 화자는 굳이 알기 어려운 문구가 많다고 익숙히 읽기를 미약하게 하지들 말게 겉으로(皮讀) 글귀를 보고 넘어간다면 하나도 남음이 없을 것이라는 실천의 덕목으로 강조해 보이려고 했음을 보이고 있다.

【한자와 어구】
允執厥中: 진실로 그 중을 잡다. 誠字隨: ‘성誠’자을 따르다. 通道天地: 도가 천지에 통하다. 守綱維: 그 법인 강유를 지키다. // 難處: 알기 어려운 곳. 惟多: 오직 많다. 微熟讀: 미약하게 여기다. 句句皮看: 글귀 글귀를 겉으로만 보다. 豈有遺: 어찌 끼침이 있으리.

▲ 삽화 : 인당 박민서 화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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