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 화암동굴의 상부갱도에 조성된 ‘역사의 장’ 테마에서는 금광산 개발을 이해할 수 있는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어 금광의 개발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두고 있다. 특히, 실제 금광이었던 이곳은 금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갱도에 레일을 부설하는 과정을 재현해 둔 장소 역시 실제 금광석을 채굴하던 갱도다.

금광석 채굴 과정서 발견된 천연동굴, 상하부 갱도 연결

‘금광’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말이 떠오르는가? 땅 속에서 보물을 캐내는 일은 일확천금의 꿈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꿈은 대개가 허황된 것이기도 하지만, 더러는 인생역전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오늘 날 세계 최강국으로 군림하는 미국의 초기 서부개척사도 이러한 일확천금을 쫓는 인간의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노다지를 캐는 꿈은 누구에게나 달콤하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나온 김유정의 소설 ‘금 캐는 콩밭’은 이러한 인간욕망의 허황함을 해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평범한 콩밭에서 금을 캐낸다는 허황된 꿈은 그저 꿈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것을.
일확천금의 꿈과 맞닿아 있는 금광 노동자들의 삶이 소설이나 영화처럼 낭만적일 수는 없다. 현실은 목숨을 건 고된 노동이었다. 그리고, 금을 채굴해 쌓은 부는 결코 광산노동자들의 것일 수 없다. 외세의 침략은 자원수탈의 역사와 연결되고, 우리나라 광산의 대부분도 마찬가지다. 특히, 일제 치하 열악한 지하세계에서 고된 노동에 내몰렸던 광산노동자들의 삶은 자원수탈과 노동착취가 현실이었다. 현실이 어떻든 금광은 인간의 욕망과 연결된다.

▲ 화암동굴 입구는 목조주택을 연상시킨다. 입구에는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가 설치되어 있다. 정선에서는 알파인종목 경기가 펼쳐졌다.
▲ 화암동굴은 1945년까지 금을 채굴하던 천포광산의 갱도와 천연동굴이 어우러져 있다. 금맥을 따라 채굴하다가 발견된 천연동굴이 화암동굴인 것. 화암동굴에는 옛 천포광산의 갱도를 복원해 둔 구간이 있다.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 화암동굴길 12번지에 소재한 화암동굴은 인간의 욕망과 대자연의 신비가 만나는 곳이다. 화암동굴은 천연동굴로 1980년 2월, 강원도의 기념물 제33호 정선화암굴로 지정됐다. 이후 2019년 11월 1일 대한민국의 천연기념물 제557호로 승격 지정됐다.
화암동굴은 금광이었던 ‘천포광산’의 갱도로 사용한 굴과 천연동굴이 혼재하고 있으며 천연동굴은 대규모의 공간을 이루어 광장형(장축 약 100 m)으로 발달되어 있다. 천연동굴인 화암동굴에는 하얀색을 띠는 대형의 석순과 석주, 종유석, 곡석, 석화 등이 발달해 있으며 특히, 미공개구간에서는 다양한 색깔과 형태, 크기의 석화의 발달이 뛰어나 국내 다른 석회동굴에서 발견되는 것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모양과 색을 지녀 학술적‧자연유산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천연동굴인 화암동굴이 지상 세계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금광석 채굴과정에서 우연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 화암동굴은 금광산과 석회석 자연동굴이 함께 어우러진 세계 유일의 동굴로 국내 최초의 테마형 동굴이기도 하다. 총 길이 1,803m에 상부갱도와 하부갱도로 구성된 화암동굴의 상부갱도 515m구간에는 금 광맥의 발견에서부터 금 광석 채취까지 전 과정을 생생하게 재현해 두고 있다.

▲ 5개의 테마로 구성된 화암동굴에서 두번째로 만나는 테마는 ‘금맥따라 365’로 명명된 곳이다. 천포광산의 상부갱도와 하부갱도를 연결하는 이 계단은 총 365계단으로 고저차 90m의 천연동굴이다. 이 계단을 내려오면 3번째 테마인 ‘동화나라’로 연결된다.
▲ 화암동굴 마지막 테마공간인 ‘대자연의 신비’는 천연동굴의 넓다란 지하광장에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는 동양 최대규모의 종유석으로 된 유석폭포를 만난 수 있다.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되어 신비감을 주는 화암동굴 지하광장의 모습.

화암동굴 탐방은 상부갱도에서 시작된다. 상부동굴 입구까지는 도보로도 이동이 가능하지만, 주차장에서 동굴 입구까지 모노레일을 운행하고 있어 힘들이지 않고 접근이 가능하다. 화암동굴은 전체가 5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모노레일에서 내리면 만나게 되는 화암동굴의 입구는 목조건물로 시작된다. 동굴 입구에는 평창올림픽 마스코트가 있었다. 동굴 안으로 진입하면 화암동굴의 안내도와 국내 금광산의 변천사, 옛 금광이었던 천포광산에 대한 안내판 등이 있다.

화암동굴은 천포광산의 갱도와 연결되어 있는데, 천포광산은 1945년까지 금을 채굴하던 금광산이었다. 옛 금광을 개발해 테마형동굴로 변신한 화암동굴 탐방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테마는 ‘역사의 장’이다. ‘역사의 장’은 천포광산 당시 금광석을 운반하던 갱도에 설치된 것으로 실제로 동굴 벽면에는 금광맥이 곳곳에 남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갱도를 비롯한 광산의 시설과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광산개발 당시의 모습과 광산개발의 전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마네킹을 이용해 재현해 두고 있다. ‘역사의 장’에서는 광석 채굴과정의 변천과 실제 광부들이 어떻게 채굴을 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광석을 운반했는지, 갱도 안에서는 어떻게 활동했는지 등을 생생하게 재현해 두고 있다.
‘역사의 장’을 지나 만나는 테마는 ‘금맥따라 365’로 명명된 곳이다. 이 구역은 실제 금광산 내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곳곳에 예전에 사용되었던 갱도가 어지럽게 연결된 모습을 볼 수 있고, 2개소 정도에 조명과 돋보기를 설치해 두고 있는데, 돋보기를 통해 금맥을 실제로 확인한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실제 광산의 갱도를 이용해 레일작업을 하는 광부들의 모습을 연출해 둔 부분도 눈길을 끌었다.

‘금맥따라 365’ 구간에서는 상부갱도와 하부갱도를 연결하는 천연동굴을 만날 수 있다.
상부갱도와 하부갱도를 연결하는 고저차 90m의 천연동굴은 365개의 계단으로 이뤄져 있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하부갱도로 내려가다 보면 동굴의 천장에는 아름다운 석화가 피어나 절경을 이루고 있다.
‘금맥따라 365 계단’으로 불리는 이 계단은 18도에서 45도에 이르는 급경사로 상부 갱도 ‘역사의 장’과 하부갱도에 조성된 ‘동화의 나라’를 연결시켜 주는데 계단의 길이만 220m에 이른다. 특히, 2번째 계단 입구에 마련된 전망대에서는 발 아래로 수직 90m의 자연동굴을 조망할 수 있다.

▲ 화암동굴 하부갱도에는 ‘동화의 나라’가 꾸며져 있다. 동화의 나라에는 금과 친숙한 이미지인 도깨비들이 금을 채굴하고, 제련하는 과정들이 꾸며져 있고, 친숙한 동화나라의 캐릭터들이 조성되어 있다. 사진 아래는 동화나라로 들어가는 입구.

‘금맥 따라 365’ 계단을 내려오면 ‘동화의 나라’를 만나게 된다. 화암동굴의 상징인 금깨비와 은깨비를 형상화하여 화려한 조명 속에 도깨비들이 금의 생성과 채광, 선광, 제련, 금 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안내해 준다. 동화적인 분위기에서 어린이들이 자연스레 금광산에 대해 이해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한 교육공간이기도 하다. 또, 다른 쪽 벽면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익숙한 동화속 캐릭터들이 연출되어 있어 보는 즐거움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동화의 나라를 지나면 ‘금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는 화암동굴의 테마인 금의 생성과정에서부터 이용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영상물과 디오라마,  실물 전시 등을 통해 금에 대한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보기만 해도 황홀한 커다란 금괴가 실물로 전시되어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금의 세계에는 금을 이용한 각종 장신구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끝나는 부분에는 금의 채광과 제련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들을 부조로 조성해 두고 있다.
동굴 탐방이 마무리될 즈음 만나는 구간이 ‘대자연의 신비’로 명명된 천연동굴 광장이다.
이곳은 2,975㎡의 대광장으로 이뤄져 있는 천연동굴로 광장 주변으로 392m의 탐방로가 설치되어 있다.
동굴에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동양 최대규모의 유석폭포는 높이 28m의 종유폭포로 그 웅장함이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황망기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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