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書經(서경) 
 叙光 張喜久

        한 문제 큰 지침서 새 문장 차단되고
        복생함 다스리며 당한까지 존재했군
        허다한 후세인 義로 이끌어간 위인들.
        書經文帝指針書    古往新章完不疎
        서경문제지침서    고왕신장완불소
        治道伏生唐漢在    許多後世義人車
        치도복생당한재    허다후세의인거

‘한 문제의 큰 지침서 통하지 않는 고왕신장, 
도 다스려 복생 존재 의로 이끈 후세인들은’

 

서경은 오경(五經) 중의 하나로, 중국 상고시대의 정치에 관한 내용을 기록한 책이다. 고대에는 제도상으로 사관(史官)이 있어 나라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정치적 상황이나 사회 변동·문물제도 등을 낱낱이 문자로 기록하였다고 한다. 공자는 이 서를 대단히 중히 여겨 번잡한 것을 정리해 다시 편찬했다는 설이 있으며, 시(詩)와 더불어 제자들의 교육에 핵심적인 교과 과정이었다. 시인은 서경(書經)은 한나라 문제의 큰 지침서였고, 옛은 가고 새 문장은 완전히 통하지는 못했다고 하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허다한 후세인들이 의로서 사람을 이끌어주셨네(書經)로 제목을 붙인 칠언절구다. 작자는 서광 장희구(張喜久:1945∼ )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서경은 한나라 문제의 큰 지침서였었고 / 옛은 가고 새 문장은 완전히 통하지 않았네 // 도를 다스려서 복생함은 당한(唐漢)에 존재했었고 / 허다한 후세인들이 의로서 사람을 이끌어주셨었네]라는 시상이다.  평설은 감상을 조정한다. 화자의 행동반경을 적절하게 안배한다.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서경을 읽고 나서]로 의역된다. 전통적으로 ‘서경’은 이른바 이제삼왕(二帝三王)의 수제치평(修齊治平)의 도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유교에서 가장 이상적인 제왕으로 추숭하는 ‘요堯·순舜 이외에 우禹·탕湯·문무文武’ 삼왕을 합해 이들이 몸을 닦고 집안을 화목하게 하고 그 덕을 더욱 펼쳐서 나라를 다스리고 결국 온 천하에 평화를 이룩한 도가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고 했었음을 직시해 볼 일이다. 여기에다 ‘주공周公’까지 곁들이고 있는데 인색하지 않았음을 살펴보게 된다.
 시인은 역사적인 인식이 강하여 주역의 오묘함을 보이더니만, 중국 고대 역사서인 서경에 대한 관심과 후대에 전함을 마다하지 않고 붙잡았다. 서경은 한나라 문제왕의 커다란 지침서였고, 옛것은 가고 새로운 문장은 완전히 통하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고 했다.
 이와 같은 원리에 익숙했던 화자는 더 이상 감출 것도 멈칫할 것도 없었겠다. 도를 다스려 복생 한 것은 한나라에서는 늘 존재했었고, 허다한 후세인들이 이를 의로서 사람을 이끌어주었다고 했다. 역사는 헤겔이 이야기했던 대로 늘 [정반합(正反合)]의 원리대로 펼쳐지고 닫고 합하는 삼단계 과정에서 발전함을 강조하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발전의 한 과정의 오묘함은 역사서인 서경書經에 잘 전한다 하겠다.

【한자와 어구】
書經: 서경. 文帝: 한 나라 문제. 指針書: 지침서. 古往: 옛 것이 가다. 법고창신의 의미가 있음. 新章: 새로운 문장. 完不疎: 완전하게 통하지 못했다. // 治道: 도를 다스리다. 伏生: 복생하다. 唐漢在: 당한(당나라. 한나라)에 존재하다. 許多: 허다하다. 後世: 후세. 義人車: 의로 사람을 이끌다.

▲ 삽화 : 인당 박민서 화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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