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으로 1만시간이 넘는 봉사활동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김융하씨는 봉사는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이웃이 더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일이라고 말한다. 광양읍 라벤더단지를 찾은 김씨.

장애인시설 봉사로 시작해 도움 필요한 곳곳에 사랑의 손길 내밀어…가족 응원이 가장 큰 힘

한 개인이 1만시간의 봉사활동 기록을 달성하는데는 얼마나 걸릴까? 
하루 평균 4시간씩 다른 사람을 위한 봉사활동을 했다고 가정하면, 1만시간의 봉사활동을 하는데는 무려 2,500일이 걸린다. 이는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봉사활동에 참여해도 6년이 넘게 걸린다. 그러기에 봉사활동 1만시간을 달성한다는 것은 결코 아무나 넘볼 수 없다. 그런데, 광양에는 이러한 기록을 넘어서는 사람이 있다.
광양시 광양읍에 거주하는 김융하씨의 자원봉사 기록은 무려 1만865시간에 달한다.
이는 하루 4시간씩 2,716일을 넘게 활동해야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봉사는 “나와 우리가족, 우리이웃이 더 안전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김씨는 광양 매화원 시설정화 봉사와 실로암 마을 취약계층 청소년 간식 제공 봉사, 집중호우 피해지역 복구 자원봉사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우리 사회 곳곳에 사랑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 가족의 응원과 격려는 김융하씨가 1만시간이 넘는 봉사활동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가족들은 집안 일을 거들고,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김씨의 봉사활동을 응원해 주었다. 광양꽃축제 현장을 찾은 김융하씨 부부.

대구 출신인 김씨는 광양제철소 EIC기술부에 근무하는 남편 손성국 과장과 1990년 결혼을 하면서 광양과 인연을 맺게 됐다고 한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김씨가 봉사의 달인이 된 것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강이 안좋아 단전호흡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마음의 수양을 위해 같이 수련하던 사람들과 함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장애인 시설을 찾아 청소와 식사지원, 장애인 나들이 지원 등의 행사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연을 맺은 곳이 광양읍에 소재한 실로암마을이다.
그렇지만, 그녀가 봉사활동을 마음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은 가족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집안 일에 소홀해 질 수도 있기 마련인데, 봉사활동을 하는 아내와 엄마의 활동을 가족들이 적극 응원해주면서 집안일을 도와주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는 것.
여기에서 더 나아가 봉사에 적극 참여하는 그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가족들도 함께 봉사활동에 동참해 주고 있다고 한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작지만 나의 도움이 희망의 불씨가 된다는 생각이 들 때 스스로의 활동에 보람을 느낍니다. 나아가 나와 우리 가정의 행복함에 대해 감사함으로 더욱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봉사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김씨의 답변이다. 그녀의 활동에는 남편 회사인 광양제철소 직원들의 가족들과 주변의 이웃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김융하씨는 광양제철소 직원들의 배우자와 자녀들, 주변 이웃들로 구성된 ‘동사모봉사단’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애인 시설에 대한 봉사에서 시작된 김씨의 봉사활동은 도움이 필요한 우리 사회 곳곳으로 이어졌다. 태풍 매미로 인한 옥룍계곡의 범람으로 큰 상처를 남긴 현장에서는 외국인 선교사가 함께 참여해 복구활동에 힘을 보탰으며, 충남 태안 앞바다의 유조선 기름유출 사고현장에서는 기름띠 제거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주로 장애인시설에서 오랫동안 봉사를 해 온 김씨는 지금 하고 있는 활동과 함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장애인식개선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서 봉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오랜 봉사활동 기간 동안 각별한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김씨는 15년 전 봉사활동을 통해 만난 재가 장애인부부와 특별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가정방문을 하면서 알게 된 장애인부부와 마치 가까운 친척처럼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데, 명절에는 친척집을 방문하듯이 이 부부의 집을 방문해 인사를 하고, 수시로 가정을 방문해 도움이 필요할 때는 관련 기관이나 단체와도 연결해 주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는 것.
엄마의 활동을 자랑스러워 하는 김씨의 자녀들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당연한 일”로 생각하는 건전한 시민으로 성장했다. 그녀의 선한 영향력이 가정을 넘어 우리 사회를 더욱 따뜻하게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황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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