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망기 발행인

해양수산부가 지난 달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2020년 항만시설물 이용자 만족도 조사 결과 광양항은 전국의 무역항 가운데 가장 만족도가 낮은 항만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전국 주요 27개 항만의 관련 업체 및 어업종사자, 일반이용자, 컨테이너 부두 이용자 등 일정 표본 총 3,49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용자들의 종합 만족도는 79.6점으로 나타났는데, 광양항은 64.1점을 얻어 전국의 항만 중 만족도 꼴찌를 기록한 것. 특히, 컨테이너항만을 운영하는 부산신항이나 인천항, 평택당진항 등이 모두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과 비견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반면, 광양항과 함께 여수광양항만공사가 관리하는 여수항은 93.6점으로 가장 만족도가 높은 항만으로 나타났다.
여수항은 완도항, 목포항 등과 더불어 청결한 항만관리, 적절한 편의시설, 신속한 유지보수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반면, 광양항은 안내표지 미비, 보수처리 지연, 도로 포장상태 불량, 시설 노후 등으로 미흡한 평가를 받았다. 결국 항만이용자들의 이러한 평가는 항만에 대한 투자와 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1997년 12월 광양항 1단계 컨테이너부두가 준공되면서 시작한 광양항은 어느덧 개항 22년이 넘었다. 개항 이후부터 고질적인 물동량 부족에 허덕이면서 광양항은 투자여력을 갖추지 못한 채 점차 노후항만에 편입되고 있는 모양새다. 항만이용자들의 불만이 안내표지 미비, 보수처리 지연, 도로포장상태 불량, 시설 노후 등으로 인한 것이라는 조사 결과는 이러한 여건을 반영한 것이라 할 것이다. 해수부는 “매년 항만시설물의 유지보수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의견 수시 반영, 신속한 유지보수 등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는데, 광양항 역시 매년 유지보수를 해오고 있다. 결국은 같은 일을 하면서도 만족도가 낮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고객의 목소리를 얼마나 제대로 경청하고, 즉각적으로 조치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항만 경쟁력으로 연결된다. 선사나 화주가 찾고 싶은 항만은 이용자들을 만족시키는 것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기업 유치나 인구유입을 위해 상투적으로 하는 말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다. 항만의 화물을 유치하기 위해서도 같은 표현이 가능할 것이다. 오고 싶고, 찾고 싶은 항만을 만들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만의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이용객들의 만족도를 높여주어야 한다. 물론 그 주도적인 역할은 항만의 운영주체인 여수광양항만공사가 해야 하지만, 지역의 지지와 관심도 절실하다. 이용객 만족도 꼴찌라는 성적표를 받아 든 공사에게 책임을 묻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광양항은 광양에 존재하는 항만이고, 광양항의 경쟁력 향상은 광양의 경쟁력 향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물론 지자체와 항만 입주업체, 지역사회가 광양항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광양항 이용고객의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기관마다 하는 역할이 다르고, 입장이 다를 순 있겠지만 지역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대의가 흔들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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