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金剛山九龍瀑布(금강산구룡폭포) 
                                        叙光 張喜久

        봉래산 돌 바윗길 깊은 계곡 차갑지만
        원 뿌리 구룡폭포 하늘의 조화련가
        요란한 물소리만은 세계 환영 잇겠네.
        霞壑深溪玉水寒   蓬萊石徑步登難. 
        하학심계옥수한   봉래석경보등난
        九龍瀑布天根落   不願前途世界歡
        구룡폭포천근락   불원전도세계환

‘깊은 계곡 차갑구나 봉래산의 바윗길엔, 
구룡폭포 낙하소리 하늘 신선 승천하리’

 

구룡폭포는 구정봉에서 뻗어내린 구정대의 깎아지른 듯한 바위 벼랑의 두 봉우리 사이에서 폭포벽을 따라 물안개를 이루며 떨어진 폭포다. 폭포벽과 그 바닥은 하나의 웅장한 화강암덩어리로 되어 있는 보기 드문 폭포라고 알려진다. 화강암 절벽 위에 패인 우묵한 곳으로부터 은빛 물방울을 흩날리면서 쏟아지는 폭포수는 마치 흰 비단필을 드리운 듯하며 이곳에서 울리는 폭포소리는 우레소리와 같다. 시인은 안개 골짜기 깊은 계곡에 옥수는 차갑고, 봉래산 돌 바위길 걸어 오르기가 어렵다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구룡폭포의 원 뿌리는 하늘에서 떨어지네(金剛山九龍瀑布)로 제목을 붙인 칠언절구다. 작자는 서광 장희구(張喜久:1945∼ )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안개 골짜기 깊은 계곡에 옥수는 차갑기만 하고 / 봉래산 돌 바위길 걸어 오르기가 어렵네 // 구룡폭포의 원 뿌리는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으니 / 원하지 않아도 앞으론 세계가 환영하겠네]라는 시상이다. 평설은 감상을 앞선다. 시인과 대화하면서 가만히 시상을 들춘다.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금강산구룡폭포를 보고나서]로 의역된다. 우리나라 3대 폭포를 ‘대승폭포, 박연폭포, 구룡폭포’라고 부른다. 이 폭포의 규모면을 세계의 유명한 폭포에 비교할 수야 없겠지만 우리에겐 소중한 문화의 맥이 흐르는 폭포다. 구룡폭포 밑에는 돌절구 모양으로 깊이 패인 '구룡연(九龍淵, 깊이 13m 정도)'이라 부르는 폭호가 발달해 있으며, 금강산을 지키는 아홉 마리의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전한다.
 시인은 이와 같은 폭포의 역사적인 맥락을 생각하면서 우리 삼대 폭포의 위용을 생각했다. 시인의 음영한 선경에서는 폭포를 감싸는 안개는 골짜기 깊은 계곡에 옥수는 차갑기만하고 봉래산 돌 바위길 걸어 오르기가 어렵다고 했다. 봉래는 금강산의 여름 산이지만,  단종의 한이 구름 되어 머무는 영월에도 있단다.  봉래산은 영주산, 방장산과 함께 중국 전설상의 산이다.
 화자의 후정의 시심은 폭발음을 연상하게 한다. 구룡폭포의 원 뿌리는 본래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니, 우리들의 비록 원하지 않아도 앞으로는 세계가 환영하겠다는 시상의 줄기를 만지고 있다. 구룡연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금강산의 4대 절경의 하나로 불리우는 옥류동에 이르며, 다시 실개천과 합류하여 동해로 흘러든다. 주위의 팔담과 구룡연이 어울려 금강산의 경승 중의 으뜸으로 여긴다.

【한자와 어구】
霞壑: 안개 골짜기. 深溪: 깊은 계곡. 玉水寒: 옥 같은 물이 차다. 蓬萊: 봉래산(금강산의 여름산을 이름). 石徑: 돌길. 步登難: 걸어서 오르기가 어렵다. // 九龍瀑布: 구룡폭포. 天根落: 원뿌리가 하늘에서 떨어지다. 不願: 원하지 않다. 前途: 앞으로는. 世界歡: 세계가 환영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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