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단법인 무형문화재기능협회 이사장 연임에 성공한 박종군 장도장.

장도는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이 남녀 구분 없이 몸에 지녔던 자그마한 칼이다. 대개 한 뼘 남짓한 10~20㎝ 크기로 일상생활이나 호신용으로 사용했다. 허리띠나 주머니 끈에 찬다고 해서 패도(佩刀), 주머니 속에 넣어서 낭도(囊刀)라 불렸지만, 장도(粧刀)는 단정함을 뜻하는 한자를 사용한다. 이는 곧 단순한 무기나 호신용 차원을 넘어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장도장은 단순한 기술을 가진 사람이라기보다는 칼에 숭고한 정신을 입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광양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60호 장도장 박종군 보유자가 손끝에 장인의 정신을 담고 있다.

■장도, 177번의 공정 거쳐야 
한 뼘 남짓한 작은 칼에 찬 서리처럼 매섭고 버선 끝처럼 날카로운 정신의 고결함을 담기 위해 박종군 장도장은 매번 작업을 할 때 마다 온 정신을 집중하며 작업에 들어간다.
“장도는 재료를 고르는 것부터 꼼꼼함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섬세한 기술을 더해 굳은 절개의 정신을 입혀야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됩니다. 가장 간단한 장도의 경우에도 3일 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작품다운 작품을 만들 때면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보통 칼자루와 칼집은 먹감나무를 사용하지만 그 외에도 회양목, 박달나무, 대추나무, 감나무, 대나무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 목재대신 황옥, 백옥, 금, 은, 소뿔, 산호, 나전칠기 같은 고급재료를 사용해 작품을 완성한다.
장도는 도신(칼날), 칼자루, 칼집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지는데, 장도를 만드는 공정은 칼자루를 다듬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칼자루는 특유의 장식이 들어가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려서다. 그다음 칼집을 만들고 그 이후에 칼날을 만든다. 이렇게 하나의 장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모두 177개 공정에 1만 번의 망치질을 거쳐야 한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시절부터 아버지 故박용기옹으로부터 장도 제작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하면서 새로운 장도를 제작하는 연구를 계속했으며 2011년 장도 보유자로 인정받아 전통장도 전승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 무형문화재 발전에 최선
“우리나라의 전통공예를 전승보존하고 공예문화를 계발 육성하기 위한 연구와 기술개발은 물론 한국의 전통공예 문화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때문에 무형문화재기능협회가 해야 될 일들이 많습니다.”
박종군 장도장은 지난 3월 11일 사단법인 무형문화재기능협회의 제17대 이사장에 이어 제18대 이사장으로 연임되면서 장도의 발전과 더불어 무형문화재기능발전에도 혁신적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  
박종군 장도장은 무형문화재기능발전을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과제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동안 전력해 온 공예인의 위상 및 공예 발전의 틀을 기반으로 무형유산에 대한 지원과 전승기술 활성화를 위한 법안을 재정립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이며, 문화재청의 무형문화재과를 무형문화재국으로 승격시키는 것이 두 번째 과제입니다.”
그는 이 문제점들을 해결해야만 전통공예가 보다 많은 사람의 관심과 애정 속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화예술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종군 장도장은 “우리전통을 지키는 일은 어렵고 힘들지만 민족의 정신을 이어간다는 자부심을 갖는 일”이라며 “광양장도를 계승·발전시켜야 하는 입장에서 광양장도가 현재보다 더 빛이 날수 있도록 노력하며, 더불어 무형문화재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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