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근 성광양시 도서관운영과장

책 없는 방은 영혼 없는 몸과도 같다. 오래된 외투를 그냥 입고 새 책을 사라. 적은 비용을 내고 많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이 독서이다. 한 시간 독서로 줄어들지 않은 걱정은 없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어느 날 도서관 이야기를 좀 쓰려고 하는데 마침 물밀어 오듯 한꺼번에 단어들이 들이닥쳐 머릿속의 그것들을 정리하면서 내친 김에 여기저기 끄적여 놓았던 독서에 관한 말 중 크게 공감했던 몇 개를 적은 것들이다.
책과 도서관, 도서관과 책. 누군가는 도서관에서 하는 일이 단지 책을 빌려주고, 반납받고, 반납한 도서들을 제자리에 정리하거나 도서 대출 기한이 지나도 반납하지 않은 이용자를 관리하는 정도로 짐작할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아주 옛날의 얘기가 아닐까? 이미 손바닥 안에 책이 들어와 있는 지금의 세상에서 우리 시민들의 발길을 도서관으로 유혹(?)하려면 책과 도서관, 도서관과 책, 시민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쉼 없이 운영해야 한다.
특히 생활하고 있는 곳과 도서관의 거리가 멀어서, 또는 도서관에 가고 싶어도 몸이 불편해서, 혹은 한국문화에 아직 익숙하지 못해서, 아니면 어떤 구성원으로 소속되어 있는 시민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도서관이 함께하면 더없이 행복한 사람들, 시립도서관이 그 분들을 찾아가거나 도서관과 그 분들을 잇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독서의 기쁨을 선물해 오고 있다.
먼저 지난 2016년에는 광양장애인복지관, 2017년은 금호동 햇빛마을주간보호센터, 올해는 중마장애인복지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희망 도서 대출과 함께 시설을 직접 찾아가 장애인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코로나19로 잠시 보류된 상태이지만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지역사회의 적응력을 키워주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벗’ Day‘와 다문화 가족이 참여하는 ’우리는 가족 크리에이터!‘ 국비 지원사업도 확보해 이번 추경예산에 반영되는 대로 운영에 들어간다.
청소년 대상 시책은 중앙도서관이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국비로 지원하는 ‘학교 밖 청소년 독서문화 프로그램’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6월부터 운영을 시작하며, 이미 지난 4월 광양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한창 꿈을 먹고 자라야 하지만 도서관과 가까이하기 어려운 어린이들에게는 역시 국비로 지원받는 ‘도서관과 함께 책 읽기’ 공모사업을 가져와 관내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다채로운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 도서관을 방문해 공연과 작품 관람, 작가 강연, 독후활동, 기념촬영 등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오늘은 도서관 가는 날’은 코로나19가 진정되면 9월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그림책버스는 전문 그림책 강사가 탑승하며, 올해는 도서관과 먼 거리에 있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장애인복지관 등 16개소를 선정해 지금까지 운행한 횟수만 해도 벌써 116회나 된다.
운동은 신체를 건강하게 해주지만 책은 정신을 건강하게 해주며, 긴 하루 끝에 좋은 책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만으로 그날은 더욱 행복하다고 했다.  
독서 취약계층을 찾아 책이 주는 기쁨을 선물하려는 시립도서관의 잰걸음을 가끔 또는 줄곧 코로나19라는 복병이 가로막기는 하지만 그래도 늘 반겨주는 도서관으로 더 행복한 사람들이 있어 덩달아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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