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로 블리더 논란 이후 광양제철소는 1조원의 환경설비 투자를 약속했다. 사진은 광양제철소 전경.

광양제철소, 고로블리더 해법으로 집진블리더 신설 채택해 내년 상반기 중 설치 마무리 예정

 

고로블리더를 통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논란은 일관제철소가 있는 광양과 포항, 당진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문제였다. 고로 블리더를 통한 배출이 불법으로 규정되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법에 따른 조업중단이라는 행정조치를 예고하고 나서면서 어떤 방식으로든지 이를 해소하기 위한 숙제가 던져졌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광양지역사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7월, 지역사회의 민관학이 참여하는 광양대기환경개선공동협의체를 발족시켰다. 공동협의체에는 7개 민간단체와 광양시와 전남도, 영산강유역환경청 등 행정기관 등 민관산학 16개단체가 참여했다.

▲ 한정애 환경부장관이 지난 4월 7일 광양제철소를 방문해 이시우 안전환경본부장으로부터 제철소 환경개선 추진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설비개선 투자 로드맵 발표

포스코는 환경부가 민관협의체 운영을 통해 2019년 9월, ‘용광로 고로블리더 해법을 찾았다’고 공식 발표한 후 2019년 12월, 포항과 광양에서 환경개선 실적에 대한 보고회를 가졌다.
당시 이시우 광양제철소장은 포스코의 환경설비 투자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포스코는 2024년까지 설비개선 및 기술개발에 1조원 규모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양제철소는 또 경영진과 직책보임자가 솔선수범해 환경개선 테스크포스를 운영하겠다며, 경영층 주관으로 환경개선위원회와 냄새개선TF를 구성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제철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환경개선위원회는 월1회 환경법규 공유 및 환경개선 진행경과를 점검하고, 주요 개선사례에 대해 공동협의체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공유하기로 했다. 또, 선강부소장을 팀장으로 하는 냄새개선TF도 월 1회 환경개선 진행경과를 점검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광양제철소는 근원적 오염물질이 발생되지 않도록 환경설비를 집중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광양제철소는 환경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질소산화물을 2019년 대비 2024년까지 34%를 감축하고, TMS를 통한 배출량 감시률도 2019년 약30%에서 2021년까지 9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탄소중립 제철소 가능한가?

포스코나 현대제철이 고로블리더 논란을 계기로 환경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지역과의 정보공유를 약속했지만, 여전히 철강산업은 공해산업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현재의 철강산업이 갖는 한계이기도 하다. 포스코는 지난 해 12월 11일 이사회를 통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050 탄소중립’은 정부가 내세우는 목표이기도 하지만, 이의 달성을 위해서는 대표적인 탄소발생원인 제철산업에서의 탄소중립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친환경제철소, 탄소중립 제철소 실현은 전세계적인 조류에서 철강산업이 생존하기 위해 직면한 필수 명제다. 그렇지만, 석탄을 사용해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뽑아내는 현재의 철강제조방식으로 탄소중립 달성은 불가능하다. 철강업계는 생존을 위해 새로운 기술개발에 매달리고 있는데, 포스코가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제시한 것은 수소환원제철공정이었다. 현재와 같은 과학발달의 수준에서는 머지않은 미래, 석탄을 사용하지 않고도 철강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부분이다.

▲ 광양제철소는 제3고로 세미블리더의 확관공사를 진행해 휴풍시 세미블리더를 통한 배출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집진블리더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사진은 광양제철소 3고로 전경.

세미브리더 활용의 한계

고로블리더 논란의 해법으로 환경부 민관협의체는 세미블리더 활용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광양이나 포항에 비해 비교적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는 현대제철은 위험성 평가가 남아있는 세미 블리더 활용 대신 별도의 안전밸브를 설치해 고로분출 가스가 청정설비를 거쳐 배출되도록 설비를 개선했다.
현대제철이 도입한 안전밸브 신설이 효율적이지만, 포스코에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었다. 세미블리더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관의 용량을 키워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관의 용량을 키우는 확관공사를  위해서는 약 3개월정도 설비가동을 중지하고 설치해야 한다. 따라서 이 공사는 약15년 주기로 실시하는 고로개수공사시에만 적용이 가능하다.
광양제철소는 2020년 5월, 제3고로의 개수기간동안 세미블리더 확관공사를 시행해 이를 테스트했다.
그 결과 집진효율의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세미블리더로 배출시 습식 집진기의 일부만 통과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집진효율 개선을 위해 집진블리더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세미블리더 확관을 통한 활용이 고로블리더 문제 해결책이 될 수는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설비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고, 휴풍과 재송풍 과정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현대제철이 채택한 방식이 타당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포스코는 이미 이와 유사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광양제철소 환경자원그룹의 김주호 팀장은 “현대제철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우리가 채택한 것은 집진블리더를 설치하는 것”이라며, “이는 휴풍과 재송풍시 집진블리더를 거쳐 배출과 송풍이 이뤄지도록 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광양제철소는 현재 1고로에 집진블리더 설치를 진행하고 있는데, 6월 중 설치공사가 완료될 것이라고 한다.
“1고로에 대한 설치가 6월까지 마무리되면 오는 8월까지 테스트 과정을 거쳐 잔여고로에 대해서도 금년 하반기부터 설치공사에 착공해 내년 1/4분기 중 설치를 완료할 계획입니다. 설치가 마무리되면 내년 6월부터는 관련법규에 따라 배출시설이 관리될 것입니다.”
김주호 팀장은 “고로에 집진블리더를 적용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배출시설의 배출치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TMS도 확대 설치되고 있다. 고로블리더 사건 이후 최근 2년동안 대기환경보전법이 크게 강화됐다.
현재 광양제철소에는 900여개의 굴뚝이 있지만 이 중 TMS가 설치된 굴뚝은 42개에 불과하다. 포스코는 이를 점차 확대해 150개로 TMS설비를 늘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대기권역관리법에 따른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광양제철소에 150여개의 TMS가 설치되면 대부분의 배출원은 관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고로블리더 논란 이후 환경부는 업계에 전광판을 통한 환경정보의 지역사회 제공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광양제철소도 1문 앞에 환경전광판을 건립해 실시간 환경정보와 휴풍일정 등을 안내하고 있다.

분진 저감 대책도 수립

고로블리더 논란에서 문제가 된 것은 철강산업에서의 비산먼지 문제였다. 후발주자인 현대제철이 원료장의 밀폐화를 달성한 반면, 포스코는 여전히 대부분의 원료가 야드 상태로 보관되고 있으며, 광양제철소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올해 초 광양시는 광양제철소에 대한 현장점검을 통해 분진발생과 관련된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으며, 2월에는 광양시의회와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포함된 합동점검반이 광양제철소 현장을 방문한 바 있다.
또, 4월에는 한정애 환경부장관이 광양제철소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광양시의 행정명령에 따라 포스코는 원료야드장의 밀폐화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광양제철소는 우선 2026년까지 분진발생의 주법으로 꼽히는 석탄야드장의 밀폐화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금년 하반기부터 본격 착공한다. 비중이 무거워 석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진발생이 적은 철광석 야드장의 밀폐화는 2031년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원료 야드장의 밀폐화는 인근주민이나 환경문제를 다루는 포스코 직원들 입장에서도 오랜 숙원이었다.
김주호 팀장은 “기존에 운영하는 시설을 밀폐화하려다 보니 더 어렵다”며, “장기적인 문제로 차근차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니 시민들께서도 믿고 기다려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로블리더 논란 당시 환경부의 권고사항이었던 제철소 환경정보를 전달하는 전광판은 광양제철소 2문 앞에 설치되어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환경관리는 자율관리가 돼야 한다”며, “지난해부터 배출량 총량관리가 도입되었는데, 광양제철소는 2024년까지 2019년 대비 30%의 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말까지 정비가 끝나면 내년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황망기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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