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랑마을은 본래 ‘몰앙몰’이라고 불렸는데, ‘몰랑’은 ‘마루’를 뜻한다. 사진은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마을 전경, 조산쉼터, 반생구룡, 표지석 등이다.

지랑마을은 진상면사무소에서 진상과 진월을 잇는 지방도에 들어서면 첫 번째로 보이는 마을이다. 마을 바로 앞에는 수어천이 흐르고 마을 뒤에는 백운산 줄기를 잇는 산봉우리가 동네를 감싸 안으면서 포근함을 주고 있다. 
또 마을 입구에는 마을의 쉼터이자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는 조산이 자리 잡고 있으며, 멀리 백운산 억불봉과 가야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 인물 배출의 으뜸마을
지랑마을은 행정구역상 진상면 지원리의 한 마을로 1480년 경 목천마씨(木川馬氏)가 처음 들어와 마을을 형성했다고 전하고 있다. 
지랑(旨郞)이라는 이름은 본래 이 마을을 ‘몰랑몰’이라 불렀는데 ‘몰랑’은 ‘마루’를, ‘몰’은 마을을 뜻한다. 
이를 한문식으로 처음 쓰면서 ‘지즉촌(旨卽村)’이라 했는데, 이것은 아마도 ‘지즉(旨卽)’ 또는 ‘지랑(旨郞)’의 본래 토박이 이름인 ‘몰랑’이 한자음이 비슷한 ‘모랑(冒郞)’에서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마을 입구 동산에는 수령이 500년 된 팽나무가 있는데 이 팽나무를 중심으로 과거에는 음력 정월 보름날이면 마을주민들이 이곳에서 마을의 강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당산제를 지냈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을 ‘조산’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현재도 여름철이면 이 당산나무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조산은 고을과 마을의 지맥이나 수구(水口)가 허한 곳을 다스리기 위한 읍락비보(邑落裨補)를 위해 인위적으로 쌓은 조산(造山)이 아니고 마을 동쪽 계단식 논의 끝자락에 커다란 돌들이 모여 자연적으로 된 동산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이곳의 한자를 조산(祖山)으로 쓰고 있다.
조산은 풍수지리로 따지면 ‘혈(穴)에서 가장 멀리 자리 잡고 있는 용(龍)의 봉우리’로 이해되고 있다. 
실제로도 지랑마을 좌측에는 ‘청룡여의주’ 형국인 청룡동(靑龍洞)이란 마을이 있으며 조산(祖山)의 큰 바위에는 ‘반생구룡(盤生九龍) : 구룡이 태어난 곳’이란 글귀가 새겨져 있고, 이 마을에서 무려 국회의원 2명과 체신청장 등이 배출돼 인물 배출의 으뜸마을이라고 이야기 되고 있다.

■ 주민들이 단합하는 마을
지랑마을에 들어서면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름 아닌 태극기다. 
2016년 전라남도 행복마을 콘테스트에서 이 마을이 전남도 농촌운동 분야 최우수팀으로 선정됐는데, ‘태극기 휘날리며 함께 가꾸는 지랑마을’을 비전으로 삼고 참가하면서 수상까지 하게 돼 태극기 마을로 불리고 있다.
지랑마을은 앞선 2015년 8월 15일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추진한 70개의 태극기 게양식을 계기로 마을을 가꾸기 시작했으며, 마을주변 클린 활동은 물론 수어천 제방에 백일홍 등 꽃나무를 식재하고, 마을 내 벽화그리기 등 쾌적하고 아름다운 마을 조성해 단합된 모습을 보이면서 그 실적과 활동을 높이 평가 받았다.
또 이 마을에는 ‘주거형 복지마을 전남1호’로 지정된 마을회관과 다수의 주민들이 함께 공동체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주민문화센터가 마련돼 있다. 지난해 1월에는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이 마을 주민문화센터에서 새해 첫 민박간담회를 열어 화제가 된바 있다.
지랑마을은 주민들이 화합하면서 올해에도 전남도에서 추진하는 아름다운마을 가꾸기 사업에 선정 돼 경관조성비 10억을 획득했다. 마을 주민들이 하나같이 마을을 아끼고 노력하면서 이룩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지랑마을이 이번 사업을 통해 또 어떻게 변화 게 될지 기대가 된다.

양재생 기자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