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鬱陵島 獨島(울릉도․독도) 
                                            叙光 張喜久

        독도와 울릉도의 바다 맛은 짭짤하고
        창파 만리 붉은 무늬 돛대만 펄럭이네
        화려한 독도의 역사 가슴 품고 가오리.
        獨島陵原海味鹹  蒼波萬里赤紋帆.
        독도릉원해미함  창파만리적문범
        空飛白鳥閒遊裏  華麗吾邦永遠咸
        공비백조한유리  화려오방영원함

‘바다 맛이 짭짤하고 창파 만리 돗대 펄럭, 
한가롭게 백조 날고 우리 역사 영원토록’

 

남해나 서해에 비해 울릉도는 동해의 외딴섬으로서 독도와 쌍둥이다. 동해바다에서 유일하게 배를 타고 떠날 수 있는 우리 땅 외로운 섬 여행 코스다. 차를 타고 떠난 것보다 배를 타고 떠나는 느낌은 뭔가 더 멀리 떠나는 것 같기도 하다.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자연보전상태도 우수하며 희귀 생물도 많단다. 더불어 멀리 왔다는 기분도 여행에 대한 마음가짐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시인은 독도와 울릉도에는 바다 맛이 짭짤하기만 하고, 창파 만리에는 비단 무늬가 푸르기만 하다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반만년 우리나라 역사는 영원무궁하리라(鬱陵島 獨島)로 제목을 붙인 칠언절구다. 작자는 서광 장희구(張喜久:1945∼ )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독도와 울릉도에는 바다 맛이 짭짤하기만 하고 / 창파 만리엔 붉은 무늬의 돛대가 펄럭이네 // 하늘을 나는 백조는 한가롭게 놀고 있는 속에 / 화려한 우리나라 역사는 영원무궁토록 다하리라]라는 시상이다. 감상적 평설을 통해 시인과 대화하듯이 시상의 요약을 간추린다.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울릉도 독도를 바라보면서]로 의역된다. 독도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한번쯤이면 가봐야 하는 호국성지로 여겨지고 있으며 지리적으로도 최동단에 위치하여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해가 뜨는 곳이기에 더욱 그렇다. 뿐만 아니라 독도는 기상 악화 등으로 쉽게 갈 수 없는 지역으로 회항 등으로 독도 땅을 밟아보겠다는 이유만으로도 2~3차례 재방문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허다함을 생각할 필요가 있겠다. 기상이 좋아 구경을 했다면 운이 좋은 경우고, 그렇지 않으면 회항하기 일 수다.
 이런 점을 생각한다면 울릉도를 접안시설이 잘 되어 있지만, 독도는 그렇지 못함을 생각하면 땅을 한번 밞아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을 느껴야겠다. 시인은 여기에 착안하여 독도와 울릉도에는 바다 맛이 짭짤하기만 하고, 창파 만리에는 비단 돗대가 손짓하며 푸르기만 하다는 선경의 시상 주머니다. 배를 타고 바다를 나가 본 사람은 망망대해를 안다.
 이런 점을 생각했던 화자는 이 바다를 지켜준 울릉도와 독도의 고마움을 마음으로 울어나왔을 것이다. 화자는 백조들 멀리 날아서 한가롭게 놀고 있으니, 화려한 우리나라 영원무궁토록 다하리라고 했다. 동무 삼아 똑딱선이나 고깃배다 동행(?)이 되는 수가 있기는 하지만… 한반도를 두 팔을 벌러 감싸 안은 형국이 우연하다.

【한자와 어구】
獨島: 독도. 鬱陵: 울릉도. 海味鹹: 바다 맛이 짭짤하다. 蒼波: 푸른 파도. 萬里: 만리. 綠紋帆: 푸른 비단 돗대. // 空飛: 하늘을 날다. 白鳥: 흰 새. 閒遊裏: 한가하게 노는 속에. 華麗: 화려하다. 吾邦: 우리나라. 永遠咸: 영원히 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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