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탁마을 입구에는 250년 수령의 소나무 일백 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사진은 소나무숲과 정자나무, 장승, 그리고 돈탁 하천숲의 모습이다.

섬진강 끝들마을의 자전거 길(맹고불고불길)을 따라 가다보면 끄트머리에 나오는 마을이 있다.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작은 마을이지만 마을 입구에 설치된 정자와 장승 그리고 소나무 숲이 보물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장승은 마을의 수호신이기도 하지만 마을을 알리는 이정표역할을 하고, 소나무 숲은 지나는 객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어 마음까지 사로잡는다. 이 마을은 진월면 오사리 돈탁마을이다.

■거북이 등을 닮은 마을
돈탁마을은 인근지역에서 신석기시대의 유물이 발견되어 기원전 4000년경에 이미 이 지역에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 입촌 시기는 약 520년 전에 백(白)씨 성을 가진 사람이 이 마을에 들어왔다고 전해진다. 그 뒤 약 420년 전에 김령김씨(金寧金氏)가 정착을 하고 마을을 번성하게 했는데 지금도 김령김씨가 가장 많이 살고 있다.
마을이름은 신석기시대 사람이 살았던 거북등에서 유래한다. 
이곳은 둔덕을 이루고 있어 볼록하고 밋밋한 원형을 이루고 있는데 ‘볼록한 모양’인 ‘돔’ 또는 ‘거북이 등’을 연상하여 처음에는 ‘돔테기’ 또는 볼록하게 ‘돋아났다’하여 ‘돕테기’라 한데서 마을이름이 연유됐다.
하지만 ‘돔테기’와 ‘돕테기’는 발음상 부르기가 쉽지 않아 연음화되어 ‘돈테기’로 부르다가 이를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돈’이 ‘전(錢)’ ‘돈(敦)’으로 바꿔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마을이름이 돔테기·돕테기→돈테기→전탁(錢卓)→돈탁(敦卓)으로 변천되어 왔으며, 최종적으로 ‘도타울 돈(敦)’에 ‘높을 탁(卓)’이라고 쓰면서 돈탁(敦卓)마을이 됐다. 지금도 마을주민들은 돈테기라고도 부르고 있다.
마을 앞 입구에는 1999년에 설치된 마을 정자인 구인정(龜仁亭)이 있는데, 이 구인정이라는 이름도 이 마을이 거북이가 목을 쭉 빼고 섬진강 물을 마시는 형국이란데서 이름했다고 전하고 있다.

■아름다운 소나무 숲
마을 앞 제방 옆에는 250년 수령의 소나무 일백 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쭉쭉 하늘로 뻗은 소나무의 수고는 10m이상으로 그 자태가 남다르다. 원래 이 소나무들은 방풍림으로 심어졌지만 섬진강을 끼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워 지난 2007년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예전부터 이 마을은 아름답기로 그 이름을 알렸는데, 중종 23년(1528년)에 광양현감인 박세후(朴世煦)가 광양 고을에 부임하고서 각 고을을 순방하던 중 마을 앞 제방에 우거진 송림과 섬진강 유역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은빛 모래를 보고 빼어난 자연경관에 감탄하면서 광양 8경의 하나로 지정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현재 이 소나무 숲은 100여 그루가 있으면서 마을의 자랑이 되고 있지만 마을 앞 모래사장은 지금은 없어져 있는 모습이다. 다만 제방 옆 섬진강변에는 현재 ‘돈탁마을 하천 숲’이 조성돼 있다. 이 숲은 ‘숲속의 전남’을 만들기 위해 진월면이장단협의회에서 2017년에 조성한 것이다.
마을주민들은 후손들에게 소나무 군락과 돈탁마을 하천 숲을 잘 보존하여 물려주기 위해 주기적으로 주변정비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양재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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