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사마을은 예로부터 한지를 생산해 부유하게 살았던 마을이었고, 지금은 녹색농촌 체험마을로 변신했다.

섬진강 매화마을을 지나 남도대교 방향으로 거슬러 오르다 보면 여정승과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조형물이 지나는 이들을 맞이하는 마을이 나온다. 바로 다압면 고사마을이다. 
고사마을은 마을 입구에 설치된 마을안내도에서 선비의 마을이자 녹색농촌체험마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마을 바로 앞에는 섬진강이 흐르고 뒤로는 지리산이 병풍처럼 마을을 감싸고 있으면서 빼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선비의 고장
고사마을은 예로부터 한지(韓紙)를 생산해 부유하게 살았던 마을이라고 전하고 있다. 또 ‘절골’이라고도 부르는데 옛날 이곳에 절이 있었으며 지금도 ‘지소골(절골)’이란 지명이 남아 있다. 현재 ‘해당암’이라 새겨진 부도가 마을에 남아있으며 그 외에 옛날 절과 관계되는 지명이 많이 있다. 
고사(高士)마을의 본래 이름은 고사(古士)라고 하였는데 마을 앞에 건립연대를 알 수 없는 절터가 있어 고사(古寺)라고 이름했다가 고사(古士)가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관동리, 고사리(古士里), 항동리, 죽천리를 병합하면서 4개리 지역을 합하여 고사리(高士里)라 했고, 그 이후 고사(古士)를 고사(高士)로 개칭한 것으로 문헌상 기록되어 전해지고 있다. 해방이후 이곳에서 많은 선비가 배출 될 것이라는 풍수지리설에 근거하여 고사(高士)마을로 고쳤다고 한다. 이 마을을 선비의 마을이라고 소개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이사항으로는 1872년 제작된 광양현 지도에 의하면 이 당시에 마을에 사창(社倉)이 있었다.
사창은 조선시대 지방의 촌락에 설치된 일종의 곡물대여기관으로 당시 면(面)에서 경영을 했다. 사창에서 구곡(舊穀)을 대출하고 무이식으로 신곡을 받고, 곡물을 대여하여 이자만 받아들이고, 춘궁기에 대출하여 가을에 이식과 함께 받아들이는 등 곡식으로 주민들을 구호했는데, 그 흔적으로 마을 창고 인근지역을 지금도 사창거리라 부르고 있다.

■녹색농촌체험마을
고사마을 입구에는 특이하게 여자정승이 빨간 족두리를 쓰고 검은 피부를 한 모습을 하고 있다. 여정승의 옷자락에는 ‘고시내길’이라고 쓰여 있는데, 고사마을 중앙을 관통하는 시냇물을 ‘고시내’라고 하며, 고사마을을 뜻하는 또 다른 이름으로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고시내길은 마을 진입로의 도로명이기도 하다. 
고사마을은 친환경농법으로 무공해 농산물을 생산하여 웰빙 먹거리를 제공하는 녹색농촌체험마을이자 산촌지역의 풍부한 산림과 휴양자원을 활용해 소득원을 개발하여 살기 좋은 마을로 진화하고 있다. 
고사마을 주민들은 마을 중앙을 가로지르는 계곡물과 마을 앞의 맑은 섬진강, 그리고 백사장을 활용해 아늑한 휴식공간과 다양한 체험거리로 농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했다.
이 마을은 농작물수확체험, 음식만들기 체험, 우리 옷 만들기 체험, 사진촬영 및 액자제작, 매화 고무신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각종 상품의 직거래장터 및 숙박시설을 갖추고 여름철 피서객을 맞이하고 있다. 
현재 고사마을은 마을회관에서 녹색농촌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체험관에는 대형모니터와 음향시설, 회의장소 등이 마련돼 있어 각종 소모임과 연회가 가능하다. 가족과 함께 자연 그대로의 휴식과 추억을 쌓기를 원한다면 다압면 고사마을로 떠나보자.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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