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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향 머금은 번안시조 (114)연화 꽃이 다시 물 중간에서 피어나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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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9.02  09: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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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入廛垂手(입전수수) 
                                          叙光 張喜久

        진흙탕 맑은 물 속 중생 얼굴 볼 수 없고

        세존이 사용한 비법 울고 웃는 진실이니
        연화 꽃 보이는 수중에 피어나게 하리라.
        入泥淸水往任來    哭笑重生不見腮
        입니청수왕임래    곡소중생불견시
        使用世尊眞秘法    蓮花更示水中開
        사용세존진비법    연화갱시수중개

‘진흙탕을 마음대로 중생 얼굴 볼 수 없네, 
세존께선 비법진실 연화꽃을 피게 하리’

 

십우도(十牛圖)는 수행자가 정진을 통해 본성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잃어버린 소를 찾는 일에 비유해서 그린 선화(禪畵)로 그 과정을 10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열 번째 단계는 [입전수수(入廛垂手)]는 지팡이에 큰 포대를 메고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는 모습이다. 큰 포대는 중생들에게 베풀어 줄 복과 덕을 담은 포대로 불교의 궁극적인 뜻이 중생의 제도에 있음을 상징하고 있다. 진흙탕이나 맑은 물속에 마음대로 왕래한다고 해도, 울고 웃는 중생들의 얼굴에선 그런 모습 볼 수 없다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연화 꽃이 다시 물의 중간에서 피어나게 하리(入廛垂手)로 제목을 붙인 칠언절구다. 작자는 서광 장희구(張喜久:1945∼ )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진흙탕의 청수 속을 마음대로 왕래했을 것이니 / 울고 웃는 중생들의 얼굴에서는 볼 수 없네 // 세존께서 사용하는 비법은 진실이고 // 연화 꽃 다시 보일 수중에 피어나게 하리라]라는 시상이다. ‘시인과 대화하려면 평설을 보라!’ 평설의 진수를 요약했더니만…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중생제도를 위해 거리로 나서다]로 의역된다. 이타행(利他行) 경지의 중생제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표주박을 차고 거리에 나가 지팡이를 짚고 집집마다 다니며 부처가 되고 중생을 제도하여 불국(佛國)을 건설한다는 뜻이겠다. 이는 곧, [육도중생의 골목에 들어가 손을 드리운다]는 뜻이란다.
 시인은 모든 것을 초탈한 시적인 세계를 음미하며 소를 잊어버리고 비로소 성불(成佛)하는 홀가분한 심정을 시상으로 일구어냈다. 진흙탕이나 맑은 물속 마음대로 왕래할 수는 있어도, 울고 웃는 중생들의 얼굴에서는 그것을 볼 수가 없다고도 했다. 불국을 건설할 수 있는 부처의 길이 완성되었다는 뜻을 다분하게 내포하고 있어 보인다.
 화자는 세존의 깊은 경지를 깨닫는 비법을 알아내고 연꽃의 신비로움을 알아낸다. 세존께서 사용하는 비법은 진실이고, 연화 꽃을 다시 물의 중간 지점에서 피어나게 하리라고 했다. 소를 잃어버린 홀가분한 마음이 불자의 완성단계임을 첨언한다.
 불가 선시禪詩 십우도에서는 [맨 가슴 맨발로 저자에 들어와 보았더니(露胸跣足入廛來) / 재투성이 흙투성도 얼굴 가득 웃음 짓네(抹土途灰笑滿顋) // 신선이 지닌 비법 따위 쓰지를 않는데도(不用神仙眞秘訣) / 당장 마른 나무 위에 꽃을 피게 하구나(直敎枯木放花開)]라고 했다.

【한자와 어구】
入泥: 진흙에 들어가다. 淸水: 맑은 물. 往任來: 자유로히 왕래하다. 哭笑: 울고 웃다. 重生: 중생. 不見腮: 빰에 보이지 않다. // 使用: 사용하다. 世尊: 세존. 부처님. 眞秘法: 참다운 비법이다.    蓮花: 연꽃. 更示: 다시 보이다. 水中開: 물 중간에서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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