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립미술관 전경

전남도립미술관은 숲속의 미술관을 표방하고 있다. ‘숲속의 미술관’은 전남도립미술관 뿐만 아니라 전국의 공공미술관들이 내걸고 있는 용어이기도 하다. 실제 도심에 위치한 미술관들도 인근에 공원을 두고 있거나 대구시립미술관이나 전북도립미술관의 경우 아예 산을 등지고 있어 자연스레 숲과 미술관이 연계된다.
미술관들이 ‘숲속의 미술관’을 내걸고 있는 이유는 미술관 자체가 힐링의 공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대구시립미술관의 비전
올해로 개관 10년이 된 대구시립미술관은 ‘대구와 세계, 현재와 미래를 품는 대구미술관’을 비전으로 △수집연구 역량 강화  △전문적, 체계적 전시기획  △평생교육을 실현하는 미술관 교육  △관람객 친화, 서비스 강화를 4대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달성을 위해 대구시립미술관은 △전략적 작품 수집과 보존, 관리, △소장품 국내외 네트워크 형성, △대구미술사 정립을 위한 아카이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속 가능한 체계적 전시기획 역량 제고, △학예 역량 강화 및 글로벌 교류 활성화, △대구미술 발전을 위한 창작지원 강화, △고객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교육 제공, △대상별, 연령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세부전략으로 갖고 있다.
지역 공공미술관의 기능 중 가장 기초적인 것은 지역 미술의 활성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 대구시립미술관이 지난 2013년 7월부터 9월까지 전시한 ‘쿠사마 야오이’전은 무려 33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였다. 미술관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선 시민들.

전시 통해 지역미술 활성화 지원
대구시립미술관도 지역미술 활성화를 위해 전시, 교육, 이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시분야에서는 지역작가 발굴과 지원을 위해 대구지역 중견∙원로 작가의 개인전 ‘다티스트(DArtist)’와 30대미만 젊은 작가 지원프로젝트인 ‘Y아티스트 프로젝트’, 대구가 낳은 천재화가 이인성을 기리는 '이인성 미술상'과 '대구포럼'  등을 매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개관 10주년을 맞아 대구의 근대미술전 ‘때와 땅’, 개관 10주년 기념 아카이브 전 ‘첫번째 10년’, 해외교류전 ‘모던 라이프’, 한∙캐나다 교류전 ‘이인성∙서동진  2인전’ 등    대구 미술의 뿌리와 현재, 세계 속의 대구미술을 보여주는 전시를 통해 ‘로컬이 곧 한국이다’라는 점을 야심차게 보여주고 있다.
대구미술관  문현주 홍보팀장은 “지역민의 삶의 질을 증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볼 것, 즐길 것, 배울 것들이 많은 대구미술관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대구는 코로나19 초기 큰 역경을 맞았다. 코로나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경 속에 대구미술관은 시민의 삶을 회복하는 응원으로 대구미술가를 소개하는 ‘나의 예술세계’ 소장품 이해를 돕는 ‘보물찾기’ 등 비대면 온라인 콘텐츠뿐만 아니라 4인 이내 가족단위로 체험교육을 실시한 ‘전시연계워크숍’, 송수신기를 이용해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대상의 수는 줄였으나 전시설명 프로그램 ‘도슨트’ 등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갔다.
그 결과 2020년 한해 대구미술관에서는 온오프라인 교육을 통해 총 3만9,938명의 참여자가 미술관 교육과 함께 했다고 한다.

▲ 대구시립미술관은 음악과 무용 등 다른 예술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예술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미술관에서 진행된 음악회의 모습.

음악과 무용을 품은 미술관
 최근의 미술관은 미술 뿐만 아니라, 음악, 무용 등 다양한 분야와 함께 협연의 장이 되고 있다.
전시 성격에 따라 공간이 다양하고, 유연하게 변하듯, 장소에 담기는 콘텐츠 또한 미술을 넘어 여러 장르를 담는 곳이 바로 미술관이다.
대구시립미술관은 미술계 뿐만 아니라 예술계 전반의 협력사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대구미술관은 지역의 순수예술기관인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콘서트하우스’와 함께 공동 홍보, 공동 프로그램 기획 등을 통해 예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들 세 기관이 모여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코코아(COCOA)’로 명명했다.
문현주 팀장은 “함께 하는 의미의 CO와 대구콘서트(Consert hous), 대구오페라하우스(Opera house), 대구미술관(Art museum)의 약자를 딴 것으로 지역민의 일상에 달콤한 코코아 한잔과도 같은 예술을 선물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세 기관은 매년 전시연계 공연, 공동홍보 등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미술관은 이 뿐만 아니라  문화재단, 미협과도 다양한 교류를 통해 지역예술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지역의 도서관, 은행 등과도 미술을 매개로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기획해 다양한 장소에서 미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여 ‘경계없는 미술관’을 실현하고 있다.

콘텐츠의 힘 보여준 이건희컬렉션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대구미술관은 사전예약제를 통해 관람객을 입장시키고 있다.
1단계에서 1,500명이었던 1일 입장객을 3단계에서는 840명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사전예약제에도 불구하고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건희 컬렉션’ 21점을 공개하는 전시 ‘웰컴 홈’이 지난 6월 29일부터 8월 29일까지 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자가 취재차 대구시립미술관을 방문한 날은 8월 26일이었다. 이날 역시 어린아이를 동반한 젊은 엄마 등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미술관을 찾고 있었다.
문현주 팀장은 “삼성이 대구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이건희 컬렉션에 대한 대구의 의미는 남다르다”며, “삼성과 추억이 있거나,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미술관으로 불러들이고 있는데 콘텐츠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2달동안 4만명이 관람예약을 했는데, 이 전시회가 끝나도 이분들을 다시 미술관으로 불러들이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개관10주년, 10개의 전시
대구시립미술관은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아 총 10개의 전시를 기획했다고 한다.
상반기는 대구미술의 기틀을 마련한 근대의 미술을 살펴보는 전시로 대구미술의 30년대부터 50년대까지를 총 망라해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의 아카이브도 준비해 시대 속 미술을 읽을 수 있도록 전시를 기획했다고 한다.
또한 다티스트 ‘정은주∙차규선’, ‘차계남’을 통해 현재 활동하고 있는 대구의 주목할만한 작가들을 살펴보는 개인전을 선보였다.
하반기 전시예정인 ‘모던 라이프’에서는 프랑스 매그재단의 주요 소장품인 알렉산더 칼더, 알베르토 자코메티, 마르크 샤갈, 호안 미로, 피에르 술라쥬, 페르낭 레제 등의 작품과 대구미술관의 주요 소장품인 서세옥, 박서보, 이강소, 이우환, 한묵, 이배 등 국내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보는 자리를 통해 모더니즘 개념을 중심으로 서사적인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는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개관 10주년을 맞은 아카이브 전시를 통해 미술관 개관 준비기, 미술관 개관 후 10년을 살펴보는 ‘첫번째 10년’ 전시를 선보였고,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웰컴 홈’도 선보였다.
하반기 전시로 대구미술관은 ‘모던 라이프’와 함께 이인성 미술상 ‘강요배’, Y아티스트 프로젝트 ‘유머랜드주식회사’, 한∙캐나다 교류전을 준비하고 있다.

 

도서관 가듯 미술관 찾아야
막대한 시민세금이 투입된 공공미술관의 활성화는 중요한 과제다.
이에 대해 대구시립미술관 문현주 홍보팀장은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미술관과 미술에 대해 ‘나와 미술은 거리가 먼 분야’, ‘경제적, 심리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이 가는 장소’라는  편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첫 방문시 콘텐츠들이 너무 어렵거나 진입장벽이 높으면  웬만해서는 2번 방문이 쉽지 않은 곳이 미술관입니다. 그 문턱을 낮게 하는 노력, 그 점이 제일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대구미술관 역시 개관 초기, 공공미술관 활성화를 위해 많이 고민했다고 한다. 미술관이 도시 외곽에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대중교통으로 미술관을 찾기가 쉽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문 팀장은 “대구미술관이 지역미술관 중에서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이 찾는 곳'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시기획도 중요하지만 전시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다양한 콘텐츠가 중요합니다. 즐길거리가 넘쳐나고, 자극거리가 무수히 많은 요즘 관람객을 분석하고, 관람객의 층위에 따라 전시해설, 교육, 이벤트 등을 기획해 내는 것은 전시 기획과 더불어 함께 가야하는 바퀴들입니다. 내실있는 미술관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시기획과 연구, 소장품이 든든하게 받치고 있을 때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공공미술관의 활성화를 위한 과제는 ‘미술관 모든 분야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나 이 부분이 쉽지 않습니다.”
문 팀장은 공공미술관과 지역사회의 관계설정에 대해 “언제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 도서관을 가듯 갈 수 있는 미술관”을 꼽았다.
2011년 5월 개관한 대구시립미술관은 현재까지 110여차례의 전시를 기획했으며, 2013년 7월부터 9월까지 열린 ‘쿠사마 야요이’전은 무려 33만명의 관람객이 찾기도 했다.
대구시립미술관은 해외와 국내 동시대의 흐름을 보여주는 전시와 지역미술 활성화를 위한 전시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오고 있다.

 황망기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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