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小寒讚詩(소한찬시) 
                                         叙光 張喜久

        날 저문 겨울 추위 귀갓길 미끄럽고
        송죽의 찬 기운에 추워도 군자답네
        눈 속에 맺힌 매화도 절개 위반 않구나.
        日暮冬寒着厚衣   朔風滑路急家歸
        일모동한착후의   삭풍활로급가귀
        竹松冷氣眞君子   雪裏梅花節不違
        죽송냉기진군자   설리매화절불위

‘겨울 추위 옷을 입고 북풍 불어 귀깃길로, 
날 추워도 군자답고 매화절개 위반 않네’

 

‘소한’은 ‘동지’와 ‘대한’ 사이에 들며 양력 1월 6일경이다. 태양의 황경이 285도의 위치에 있을 때다. 절후의 이름으로 보아 ‘대한’ 때가 가장 춥다고 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선 ‘소한’ 때가 가장 춥다. 우리 속담에 ‘대한이 소한의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었다.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도 한다’는 이야기는 소한 때에 춥다는 이야기를 반증해 주고 있다. 동지가 지나고 나서 소한 때에 춥다는 것은 이를 반증한다. 소나무와 대나무는 날 추워도 참 군자요, 눈 속 매화 절개를 위반하지 않는다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눈 속에서 맺힌 매화 절개를 위반하지 않는구나(小寒禮讚)로 제목을 붙인 칠언절구다. 작자는 서광 장희구(張喜久:1945∼ )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날이 저문 겨울 추위에 사람들 옷 많이 입고 / 북풍이 불고 길이 미끄러워 귀갓길 급하네 // 소나무와 대나무는 날 추워도 참 군자답고 / 눈 속에서 맺힌 매화도 절개를 위반하지 않네]라는 시상이다. 평설과 감상은 다르다. 시인의 품속에 들어가서 시상을 살펴본다.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소한을 예찬하며]로 의역된다. 동지가 지나고 나서 새해를 맞이할 즈음에 매우 추운 것은 소한의 덕택 때문이다. 소한은 새 생명을 잉태하고 활기찬 한 해가 시작되는 봄을 예고하는 절기였던 것 같다. 그래서 작은 추위이지만 가 추운 절기다.
 시인은 이런 점을 생각하면서 추운 겨울에 옷을 따듯하게 입고 추위를 견디어야 된다는 시상을 이끌어 냈다. 날이 저문 겨울 추위에 사람들은 옷을 많이 입고, 북풍이 불고 길이 미끄러우니 귀갓길이 급하다고 했다. 겨울은 유별하게 길이 미끄럽다는 추워서 따뜻한 안식처를 찾아야 한다는 시주머니를 만진다.
 화자는 소나무와 대나무가 눈 속에서 기상을 자랑하는 시상을 떠올렸음으로 메만진다. 소나무와 대나무는 날이 추워도 참으로 군자답고, 눈 속에서 맺힌 매화도 절개를 위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눈 속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견디어 내는 설매雪梅를 소한의 손님으로 떠올리고 있다.
 소한을 5일씩 나누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초후에는 날씨가 따듯해지니 남쪽 기러기가 북쭉으로 올라오고, 중후에는 까치가 여름에 살 집을 짓게 되며, 말후에는 꿩(장끼)이 비로소 봄을 알리는 계절이라고 했다. 소한 삼후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小寒의 三候에는 初候雁北鄕하고 中侯鵲始巢하며 末候始雉雊이라] 했다.

【한자와 어구】
日暮: 날이 저물다. 冬寒: 겨울이 춥다. 着厚衣: 두터운 옷을 입다. 朔風: 매叙光 바람. 滑路: 미끄러운 길. 急家歸: 급히 집으로 돌아가다. // 冷氣: 냉기. 眞君子: 진군자. 雪裏: 논 속. 節不違: 계절을 옮기지 않는다. / 雁(雁): 기러기. 鵲始巢(작시소): 까치가 집을 잣다. 雉雊(치구): 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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