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소마을은 광양선소가 있었던 마을이다. 사진은 전어조형물, 윤동주 공원, 광양선소터 기념비, 어영담 기념비, 마을전경, 망덕포구 산책로 순이다.

선소마을은 강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망덕포구와 맞닿아 있다. 예부터 섬진강을 끼고 내륙으로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꼽혔으며, 마을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배를 만들던 선소(船所)가 이 곳에 있었다. 지금은 진월면 행정의 중심이 된다.

■광양 선소지
선소마을은 약 470년 전 전주이씨(全州李氏)가 처음 입촌하여 마을을 형성했다고 전한다. 하지만 이곳 마을은 청동기시대 사람의 시체를 매장한 지석묘 1기가 조사된 바 있어 그 당시부터 이 지역에 사람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청동기시대의 마을 연혁은 알 수 없고, 1600년경에는 광양현 동면(東面) 진하리(津下里)지역이었다.
선소마을의 이름 유래는 옛날 이곳에서 배를 만들고 병선(兵船), 전선(戰船)이 입출항했던 선소진(船所鎭)이 있으면서 마을이름도 선소(船所)가 됐다. 1872년 제작된 광양현 지도에 의하면 배를 만들던 선소(船所)의 위치는 지금의 진월면사무소에서 외망으로 가는 삼거리의 망덕수문 사이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곳에 선소가 있었던 것은 주변에 산이 많아 목재를 구하기 쉬운데다 해안선이 활의 등처럼 휘어있어 파도와 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아서 선소로써 최적의 장소였기 때문이다.
이 곳의 선소는 임진왜란 중에 오관오포(五官五浦)의 하나로 광양현의 수군기지로 이용되었다. 선소에서 배를 만들었다는 내용은 문헌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임진장장(壬辰壯章)에 의하면 1593년 12월 당시 광양선소에서 전선 4척을 만든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 조선후기의 법전인 속대전에는 군선의 배치현황이 정리되어 있는데 이곳 선소마을에 전선 1척, 병선 1척, 사후선(伺候船) 2척이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기록되어 전하고 있다. 

■전어의 고장
이 마을 망덕포구 어귀에는 커다란 전어 조형물이 조성돼 있다. 망덕포구는 550리 섬진강 물길이 바다와 만나면서 풍성한 어장을 형성해 전어가 많이 잡히는 곳인데, 선소 마을 동쪽에 위치한 무적섬 광장에서 매년이면 전어축제를 개최해 전어의 고장임을 자랑하고 있어서다. 
어민들은 전어 철인 가을이 되면 두척이 한 선단을 이룬 맞절형식의 전어잡이 배를 띄우고 만선의 기쁨을 담은 구성지고 흥겨운 가락의 전어잡이 노래로 흥을 돋우었다. 이 노래는 지금까지도 전어잡이소리보전회에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무적섬은 전에는 섬이었다. 이곳에 군량미를 쌓아두어서 일명 미적도(米積島)라 하였고, 한편으로는 무적섬이 망덕거리의 꽃밭등과 마주 보이는 곳으로 ‘꽃밭등을 보고 나비가 춤을 추는 형국’이라 하여 무접도(舞蝶島)라고도 하였다. 조선말기에는 시문에 능통한 분들이 이곳에서 시를 읊고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현재 이 무적섬에는 전라좌수영 수군 주둔지 ‘광양선소터’ 기념비와 광양현감 어영담 추모비가 마련돼 있으며, 그 옆으로 윤동주 시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윤동주 공원에는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수록된 31편의 시 중 '별 헤는 밤'을 제외한 30편의 시가 자연석에 새겨져 있다.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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