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도립미술관은 전주시 중인동과 김제시 금산면∙완주군 구이면 등에 걸쳐 있는 모악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지역 미술가 수도권 진출 지원 위해 서울관 운영… 도청 기획전시실 지역작가에 무료 대관

 

2004년 10월에 개관한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은 전북 전주시 중인동과 김제시 금산면 · 완주군 구이면 등에 걸쳐 있는 모악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지명유래집에 따르면, 1971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모악산은 논산시 두마면의 신도안(新都安), 영주시 풍기읍의 금계동(金鷄洞)과 함께 명당(名堂)이라 하여 난리를 피할 수 있는 피난처이자 각종 무속 신앙의 본거지로 널리 알려져 왔다. ‘한국신흥종교총람’에 의하면, 모악산에는 40여 개에 가까운 교단들이 있어 계룡산보다 많다고 한다. 이러한 모악산은 전주시민을 비롯한 전북도민들이 즐겨 찾는 등산 명소이기도 하다.
모악산 등산로 초입에 자리한 전북도립미술관은 전북미술의 역사적 정체성을 지닌 작품 수집에 힘쓰면서 다양한 기획전시, 미술작품의 수집과 보존, 문화예술교육과 국제교류 등을 통하여 전북 미술문화 창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은 모악산 자락의 본관과 함께 서울관, 도청 기획전시실, 창작스튜디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4대 전북도립미술관장을 맡고 있는 김은영 관장은 “전북도립미술관은 2004년 개관 이래 도민들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받으면서 성장해왔다”며, “미술관의 역대 관장님들과 직원들이 쌓아 온 성과에 더하여 제4대 관장으로서의 소임은 전북의 역사와 예술적 전통이 현재와 만나는 면을 넓히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전시와 대중프로그램을 통해 전북지역의 미술과 작가들, 한국의 근현대적미술사적 중요 지점들, 동시대 세계미술의 다양한 범위와 주제를 탐색하고 아울러 흥미로운 테마와 이슈를 담은 문화예술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것.
“현시대의 사회와 문화를 반영하는 시각예술은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이 그 이미지를 읽고 생각하고 공감함으로써, 다양한 사람들과 현재와 미래에 대한 풍부한 이해와 상상을 가능케하고, 자아 정체성 발현을 위한 세심한 표현의 결을 체득할 수 있게 해줍니다. 여기에 더하여 일반인과 전문인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복합문화이벤트, 신기술기반의 창제작 워크샵을 새로이 창설하고, 미술관의 기존 건물과 야외정원의 리모델링으로 이러한 활동의 기반을 확대해나감으로써 도민들에게 폭넓고 친근하게 다가가고 지역에서의 문화적 위상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지역 미술가들 수도권 진출 지원
김 관장은 미술관의 사회적 역할은 과거와 달라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의 미술관이 유물과 보존 면에서 중요하게 얘기되었다면 현재는 사람과 문화가 교류하며 소통하는 네트워크로서의 의미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만큼 전북미술관의 미래는 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린이부터 청소년, 성인과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기꺼이 손쉽게 이용하고 지역사회 리더, 교사, 미술인과 문화행정가들이 참여해 미술관이 풍부한 역할과 가치를 만들어 가게 될 것입니다.”
전북도립미술관은 타 지역 공공미술관과 달리 서울관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 위치한 ‘전북도립미술관 서울 스페이스(서울관)’는 2010년 5월부터 현재까지 운영 중인데, 이는 전북 미술가들의 수도권 진출을 돕기 위한 것이다. 또한 지난 2005년 7월부터 전라북도청 1층에 약 80평 규모의 기획전시실을 대관 형태로 운영하면서 지역 미술가들의 개인전 혹은 단체전 전시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전북도립미술관 본관 기획전시 개최에 있어 ‘지역 미술사 연구전시’와 ‘지역미술가 현장시리즈’ 전시를 이어오고 있는데 이러한 사업은 지역미술활성화를 위한 것들이다.
특히, 청년 미술가 발굴을 위해 2015년부터 공모를 통해 ‘전북청년’ 전시를 매년 개최해오고 있다.

지역미술가 작업공간 무료 제공
전북도립미술관은 2016년 2월부터 2021년 1월까지 5년간 완주군 상관면에 창작스튜디오 공간을 확보하여 지역미술가들의 작업공간을 무상으로 지원하였으며, 지역미술가들을 아시아 각국의 레지던시로 파견하는 등 국제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창작스튜디오는 현재 완주군이 신축공사를 진행 중인데, 2023년경부터 창작스튜디오 사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함께 도민들에게 전북도립미술관 소장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각 시군 문화공간에 소장품을 전시하는 ‘찾아가는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운영
전북도립미술관은 전북의 시각문화예술의 거점으로서 미술과 문화예술 평생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도민들에게 폭넓은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에서의 문화적 위상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미술관은 미술에 대한 이해 증진을 위해 대면, 비대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 중 ‘예술길잡이, 도슨트’ 프로그램은 동서양 미술사 교육을 수료한 후 도슨트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굿데이 미술관 토크’ 프로그램은 문화예술과 인문학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한다.
‘아티스트 네트워크 포럼’은 미술인을 대상으로 미술비평, 평론작성, 포트폴리오 리뷰 등을 교육하고 있으며, ‘디지털 사진강좌’를 통해 사진이론 및 실기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어린이 아틀리에에서는 어린이 대상 현대미술 교육을 진행하고, 전시연계 체험 프로그램으로 ‘우리의 일상을 그리다’, ‘장 프루스트의 그림 정원’을 운영하고 있다.
또, 전북미술인의 작업실을 방문하여 작품과 예술 세계를 조명하고,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북미술 사이트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은 특강, 공연, 문화행사 등 다양한 복합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문화행사 중 ‘JMA FRIENDS’는 미술관의 콘텐츠를 활용한 체험형 미션 참여 프로그램으로, 국내 2번째 구축된 이용자 정보 수집을 통한 빅데이터 활용 시스템이다. 또, 전시연계 특강은 한국미술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미술사 다시 보기 프로그램이다.

▲ 전북도립미술관이 지역미술사 시리즈의 일환으로 전시 중인 ‘천칠봉, 풍경에 스미다’전에서 천칠봉 화백의 작업실을 전시장에 재현해 두고 있다.

지역미술사 시리즈 기획 전시
기자가 전북도립미술관을 방문했을 때, 전북도립미술관에서는 소장품 기획전 ‘추상기행’과 지역미술사 시리즈로 ‘천칠봉, 풍경에 스미다’展이 진행되고 있었다.
‘추상기행’은 추상 작품을 통해 기존의 인식과 다른 새로운 형태를 체감하면서 일상 속 관습적 인식에 대한 재고해보는 소장품 기획전이며, ‘천칠봉展’은 전주에서 태어나 철저한 사생(寫生)으로 자연 풍경을 그린 서양화가 천칠봉과 그가 속했던 ‘비원파’, 동광미술연구소 연구전으로 기획됐다.
이러한 전시에 앞서 전북도립미술관은 올해 과학사와 문명사의 맥락에서 예술과 에너지의 상응관계를 주제로 한 회화, 조각, 설치, 뉴미디어, 사운드 등 시각예술분야 전 장르에 걸친 융복합 전시인 ‘예술과 에너지’ 특별전을 가졌다.
이어 공모·심사를 통해 선정한 전북청년미술가를 지원하고 조명하는 기획전시인 ‘전북청년 2021’전과 사람의 몸을 자연 그 자체로 보고 개인의 몸을 중심으로 미적 실천을 탐색한 예술운동인 ‘신자연주의’를 다룬 전시 ‘신자연주의’전을 열었다.
또, 오는 10월 29일부터는 미술매체로서 한지의 물성과 미적특성을 담고 있는 시각예술분야의 다양한 작품을 엮어, 한지의 정신성을 톺아보는 특별전 ‘달빛연가 : 한지워크와 현대미술’전을 열 예정이다.

▲ 전북도립미술관이 전시연계 체험 프로그갬으로 운영하고 있는 ‘장 프로스트의 그림정원’.

관객참여형 체험프로그램 개발 
공공미술관의 활성화를 위한 과제에 대해 김은영 관장은 “관객주도형 혹은 관객참여형 기획전시와 교육 및 체험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술관의 주 관람층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것.
“미술은 어렵고 난해하다는 선입견을 해소하기 위해서 미술관 문턱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합니다. 현대미술에 대한 쉬운 접근을 위해 작품설명과 해석 등 충분한 자료가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김은영 관장은 신설 전남도립미술관의 활성화를 위한 조언을 구하는 질문에 대해 “연간 전시계획을 수립할 때 일반 도민들의 관심사를 충족할 수 있는 전시를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도민들의 관심사를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를 권했다. 도민 설문조사를 토대로 연간 전시계획 수립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것.
“지역미술사 확립은 지역 거점 공공미술관의 책무입니다. 지역미술사 연구전시를 계획성 있게 추진하고, 지역작가들을 위한 지역미술 현장시리즈 전시도 지역 거점 공공미술관의 책무입니다. 지역 청년 미술가를 포함해서 지금 지역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지역 작가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전시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보편적인 미술계의 상식과 통념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 관장은 지역 공공미술관은 “미술인 이외 지역사회 요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지역사회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현황 파악이 먼저이며, 다양한 요구사항을 반영한 전시 혹은 프로그램 개발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황망기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