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제철소가 코크스 공정에 재활용하는 폐수슬러지에 시안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지자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이 지난 14일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생물학적 오수처리(BET) 슬러지를 재활용하면서 맹독성 가스 누출에 대한 작업환경 측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와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민주노총 광양시지부, (사)광양만녹색연합, 전남노동권익센터는 지난 14일, 광양제철소 소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포스코와 행정당국이 시안가스 누출을 은폐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맹독성 가스가 외부로 유출되는데, '작업환경측정'은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환경부가 뒤늦게 광양제철소를 조사한다지만, 포스코와 고용노동부, 환경부의 방치 속에 노동자들은 위험의 공장에서 지금도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공장에서 발생한 폐수 찌거기인 슬러지를 코크스(철광석을 녹이는 원료) 생성 과정에 원료로 재투입하고  있는데 이 슬러지에 '시안'이 함유되어 있고, 고온 처리 공정에 투입되면 인체에 치명적인 ‘시안화수소’같은 맹독성 가스가 생성된다는 것.
금속노조는 “한국환경공단 검사에서는 1㎏ 당 564.3㎎의 시안이 검출됐고 또 다른 기관에서는 1037.5㎎의 시안이 확인됐다. 주거지역과 임야 등은 2㎎, 공장지역은 120㎎인 기준치를 훨씬 벗어난 수치”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환경부에 시안화수소의 외부 유출 경위와 대책, 고용노동부에 광양과 포항 제철소 코크스 공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하고, 포스코에는 코크스 공장에서 일하는 원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건강영향평가를 촉구했다. 
이들은 “코크스 공장에서 퇴직한 노동자들에 대한 직업병 조사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물학적 오수처리장의 슬러지 재활용과 관련, 광양시는 지난 2018년 환경부에 생물학적 오수처리 슬러지의 폐기물 여부에 대해 질의를 한 바 있다.
당시 환경부는 "질의한 공정의 슬러지는 외부로 유출 없이 연속공정을 통해 해당 제조공정에 원료로 재투입되므로 폐기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회신한 바 있다. 
금속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포스코는 슬러지 재활용 문제와 맹독성 시안가스가 누출되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이 문제를 은폐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금속노조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광양제철소는 슬러지 투입에도 불구하고 시안가스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석탄을 건류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시안화수소 가스는 고온/열분해 설비에서 안전하게 이산화탄소, 질소로 분해해 처리하고 있으며, 액체에 포함된 시안은 수처리 과정을 거치게 되며, 이 과정에서 발생된 생물학적 오수처리 슬러지가 코크스오븐에 재활용된다”며, “슬러지내 시안은 안정적인 철화합물 상태로 존재하며, 슬러지를 재활용하더라도, 후단 고온/열분해 설비와 폐수처리로 시안성분을 제거하고 있으므로, 축적 등의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포스코 측은 “BET 슬러지는 밀폐된 연속공정을 통해 전량 재활용되고 있으며, 본 시료(BET슬러지)는 토양이 아니므로 토양오염공정시험기준에 의한 평가 대상이 될 수가 없다”며, “환경부로부터 BET슬러지는 외부 유출없이 연속공정에 재투입되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폐기물이 아니다”는 의견을 받은바 있다고 밝혔다.
코크스 생성 과정에서 발생한 시안가스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포스코 측은 “코크스 오븐의 가스가 외부로 유출되어 작업자의 안전이나 주변 지역에 영향을 준 사례가 없으며, 일상 점검과 보수 등을 통해 적절히 관리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황망기 기자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