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동 하회마을은 고건축 박물관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조선시대 초기에서부터 후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식의 살림집들이 옛 모습을 잘 간직한 체 남아 있다.

하회세계탈박물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으로 관광객들의 참여 유인

 

경상북도 안동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유교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가장 한국적이며 독창적인 문화를 간직한 하회마을을 필두로 각종 전통박물관과 지역 특산물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풍산류씨의 큰 종갓집인 양진당

■천하제일의 길지, 하회
안동하회마을은 풍산 류씨가 600여 년간 대대로 살아온 한국의 대표적인 씨족마을이다. 마을 대부분의 기와집과 초가는 오랜 역사 속에서도 잘 보존 되어 있다. 특히 조선시대 대 유학자인 겸암 류운룡과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 류성룡 형제가 태어난 곳으로도 유명하다.
하회(河回)마을은 ‘강이 휘돌아 흐른다’는 뜻으로, 이는 낙동강이 마을의 삼면을 크게 휘감으며 흘러가는 데서 유래한다. 하회마을의 지형은 위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산과 강이 감싸도는 모습이 각각 ‘S’자 모양 즉 ‘태극형’을 이루고 있다고 해서 ‘산태극·수태극’이라고도 불린다. 이는 마치 연꽃이 물위에 뜬 듯한 모양이라 해서 ‘연화부수형’, 배가 물건을 가득 싣고 나아가는 모양 같다고 해서 ‘행주형’이라고도 표현하고 있다.
하회마을은 이미 조선시대부터 사람이 살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도 유명했다. 마을 자체가 산은 물을 얼싸안고, 물은 산을 휘감아 돌아 태극의 절묘한 지형을 빚어내고 있어서다. 태백산맥 줄기의 하나인 일원산의 지맥이 남서쪽으로 뻗어내려 낙동강과 만나면서 머무른 곳에 해발 271m의 화산(花山)이 있고 이 화산의 줄기가 낮은 구릉지를 형성하면서 마을의 서쪽 끝까지 뻗어있다. 마을은 화산의 낮은 구릉지에 형성돼 있는데 수령이 600여 년 된 느티나무가 있는 곳이 마을에서 가장 높은 중심부에 해당한다. 이 마을의 태극 형국은 이중환이 쓴 ‘택리지’에서도 천하제일의 길지로 손꼽히고 있다.
 

▲ 하회마을 입구에 있는 하회마을 장터 내의 하동고택 맛집의 모습이다. 하회마을 내에 있는 하동고택과는 다르다.

■하회마을의 고건축과 전래 놀이
하회마을은 현재에도 주민이 살고 있는 자연마을이다. 한말까지 350여 호가 살았으나 현재는 150여 호가 살아가고 있다. 마을 내에는 총 127가옥이 있으며 건물 자체로는 437개동으로 이루어져 있고, 127개 가옥 중 12개 가옥이 보물 및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하회마을의 가옥들은 기존의 전통한옥과는 다르게 좌향이 일정하지 않다. 한국의 전통가옥은 대부분 정남향 또는 동남향을 하고 있는데 이곳의 가옥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집들이 ‘S’자 모양으로 흐르는 강을 향해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큰 기와집를 중심으로 주변의 초가들이 원형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라 하겠다.
하회마을은 고건축 박물관이라 해도 좋을 만큼 조선시대 초기부터 후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식의 살림집들이 옛 모습을 잘 간직한 채 남아있다. 풍산 류씨의 큰 종갓집인 양진당을 비롯해 충효당, 염행당, 화경당, 양오당, 존양당, 하동고택 등 양반가옥인 기와집과 작은 규모에서부터 제법 큰 규모를 지니고 있는 서민가옥인 초가들까지 길과 담장을 사이에 두고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하회마을은 단순히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 아니라 자연에 순응하며 서로 교감하자는 우리 민족의 자연관을 바탕으로 상호이해와 소통으로 만들어진 마을이다. 이 마을의 다양하고 건강한 공동체적 삶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민들이 놀았던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선비들의 풍류놀이였던 ‘선유줄불놀이’가 병존했으며 현재까지도 전승되고 있는 것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마을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기 위하여 주기적으로 열었던 마을 굿의 일환이며, 선유줄불놀이는 음력 7월 16일 달 밝은 밤에 선비들이 배를 띄어 술을 마시고 시를 지어 부르던 풍류를 즐기던 놀이다.
 

하회세계탈 박물관 전경과 박물관 내 탈 전시 모습이다.

■하회세계탈박물관
안동에는 안동시립민속박물관, 하회세계탈박물관, 안동소주전통음식박물관 등 전통적인 박물관이 즐비하다.
그중에서 하회세계탈박물관은 1995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탈 전문 박물관이다. 세계 50개국의 약 3,000여점의 탈을 소장하고 있고, 800여 점 정도의 탈이 전시되어 있다. 탈은 그 자체가 훌륭한 조형 미술품일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상징성을 지닌 역사적 유물로 손꼽히는데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하는 세계적인 탈들을 이곳에서 한 번에 관람할 수 있다.
하회세계탈박물관은 1~5전실까지 꾸며져 있다. 1전시에는 안동하회마을의 하회탈을 비롯해 황해도의 봉산·강령·은율 탈과 서울 경기도의 산대탈, 경상도의 야류, 오광대 탈 등 우리나라 각 지역의 놀이용 탈과 의식용 탈이 전시되어 있다.
2~5전시실에는 중국의 나희탈, 사자 탈 등과 인도네시아 발리의 바롱댄스에 등장하는 바롱과 랑다 탈, 태국 궁중 그에 사용되는 콘 탈을 비롯해 일본, 네팔, 말레이시아, 내몽골,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탈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 아프리카 일대의 다양한 부족들이 사용하던 탈들과 남태평의 여러 섬나라에서 전해지는 각종 탈들까지 전시되어 있어 하회세계탈박물관은 우리나라의 전통 탈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탈 관람을 통해 세계적인 탈 문화를 이해하는 장이 되고 있다.
하회세계탈박물관 관계자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나만의 탈 만들기, 탈그림 석고방향제 만들기, 나만의 하회탈 그림 에코백 만들기 등의 행사를 추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문화가 있는 날은 국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매달 마지막 수요일과 그 주간에 다양한 문화혜택을 제공하는 날”이라며 “문화가 있는 날에는 박물관뿐 만 아니라 영화관, 스포츠시설, 공연장, 미술관, 도서관 등이 함께 참여하면서 할인 또는 무료입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안동소주

■안동소주와 안동한우
안동에서는 가문마다 독특한 재료와 방법으로 만드는 청주가 전해져 오고 있다. 이 청주를 증류하여 만든 것이 안동소주이다. 안동소주는 알콜 도수가 45도나 되어 역사적으로 양반들이 즐겨 하는 고급술로 알려져 있으며 독하면서 깊은 맛과 향을 간직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안동소주는 700여 년 전 고려시대에 처음 우리나라에 전해지면서 역사가 시작되었고, 한때 주세법 개정 등으로 순곡주의 생산이 금지되면서 명맥을 잃어갔지만 1990년대 민속주 생산이 재개되면서부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주로 자리를 잡고 있다.
현재 안동시 곳곳에서는 안동소주 판매처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재는 박재서 명인 등이 안동소주 국가지정 명인이 되어 안동소주를 전국적으로 알리고 있다.
또 안동지방은 예로부터 소를 팔고 사는 집산지로 소시장 등 소와 밀접한 인연을 갖고 있는 전통적인 고장이다. 경북 북부의 중심으로 물안개가 피어나는 공해 없는 청정지역으로 맑은 물을 급여하며 적절한 일교차로 소가 쾌적한 환경에서 튼튼하게 자랄 수 있다고 한다. 안동한우가 특유의 쫄깃쫄깃한 맛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울러 지역특산품인 안동찜닭, 생강가공품, 하회도마 등의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방영진 안동시 관광진흥과장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안동인 만큼 전통을 강조하겠지만 전통만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대적 감성이 어우러진 안동을 만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동시는 안동의 명소, 여행코스 소개, 숙박업소, 음식업소 등에 대한 관광안내를 인스타그램 및 앱을 통해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다.

 양재생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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