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만(光陽灣)
                             

                                            知音 남성대

임진년 구국의 봉화를 올리던 구봉산 아래
남해와 여천 병풍처럼 둘러있고
일천팔백 년 세월 영취산 흥국사 풍경소리
변함 없건만,
지리산 맑은 물 굽이 돌아 매화향 그윽한 섬진강물이 안기는
어머니 품속 같은 물고기들의 고향 
광양만(光陽灣)

상쾡이 굼실거리며 몰려다니고
돗단배 한가로이 떠있는 풍경도 옛이야기 
바다가 뭍이되어 
짱뚱어 뛰어다니고 칠게 가족들 춤추던 갯펄은 
조개들의 무덤이 되어 
컨테이너 박스 성곽처럼 쌓여 있고
섬처럼 거대한 선박들은 멈출 줄 모르는 욕망으로 
기린처럼 늘어선 기중기들을 쉴 틈 없이 재촉하고
세계를 누비고 다닐 채비를 하는 자동차들은 선적을 기다리며 
제식훈련을 하는 병사들처럼 도열해 있는데…,
광양제철소 용광로는 용암처럼 붉게 끓어오르며
공장 굴뚝 수증기는 구름처럼 피어오른다

바다 건너 여천공단 불빛은 불야성을 이루고
장군의 한이 서린 칼을 내려 놓은 듯,
“이순신대교 현수교”
케이블이 탄주하는 음율은 경이롭기만 한데…,

지평선 너머 아스라히 멀어지는 갈매기를 바라보며 
리아시스식 해변을 따라 걷던 아이는…,
해맑고 설익은 하얀들국화 같은 그리움으로 
아기사슴 같은 눈망울로…
잃어버린 유년의 온기를 찾으려 하지만
풍요 속의 빈곤인 양
옛 모습은 간곳없고
고향의 그림자만 아른-거리네
고개 들어 위를 보니
하늘엔 하현달만 휑하니 떠있고
내 마음 일렁이는 파도처럼
멈추지 못하겠네

        남성대 시인 주요약력
        광양출신, 서울거주
        한빛문학회 시부문등단(2018/6)
        현대문학사조 수필부문등단(2018/12)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정회원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서정문학회 운영위원
        한국문예작가회 운영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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