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小滿禮讚(소만예찬) 
                                        叙光 張喜久

        소만엔 바쁜 농촌 건곤 석달 애석쿠나
        꾀꼬리 새끼들은 유막에서 노래하고
        신록에 묻힌 산새들 함께 만나 노래하고.
        小滿農村滿事農   乾坤九十惜過春
        소만농촌만사농   건곤구십석과춘
        鶯兒柳幕歌同集   新綠山禽淚共逢
        앵아유막가동집   신록산금누공봉

‘소만 계절 농사 바빠 건곤 석달 애석하네, 
유막 앵화 노래하고 신록 산새 지져귀네’

 

‘소만’은 ‘입하’와 ‘망종’ 사이에 들며 양력 5월 21일경이다. 태양의 황경이 60도의 위치에 있을 때다. 소만 때부터 여름 기운이 나기 시작하여 여러 가지 식물들이 여름을 한 등에 태우고 성장하는 모습을 본다. 이 무렵이 되면 모판에서 40일정도 자란 모를 본 밭에 옮겨 심는 모내기가 한창으로 매우 바쁜 시기다. 모내기 보리배기를 작업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밭농사의 김매기들이 줄을 잇는 바쁜 시기다. 소만에 농촌에서는 농사일이 가득하고, 건곤 석 달 봄이 지나감이 애석하기만 하다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신록에 묻힌 산새들은 같이 만나서 울고 있구나(小滿禮讚)로 제목을 붙인 칠언절구다. 작자는 서광 장희구(張喜久:1945∼ )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소만 계절에 농촌에서는 농사일이 가득하고 / 건곤 석 달 봄이 지나감이 애석하기만 하구나 // 꾀꼬리 새끼들은 유막에서 같이 모여 노래하고 / 신록에 묻힌 산새들은 같이 만나서 노래하고]라는 시상이다. 평설은 감상을 조정한다. 화자의 행동반경을 적절하게 안배한다.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소만을 예찬하며]로 의역된다. 소만 때부터 냉잇국도 늦봄부터 시절식으로 잘 알려지고 있으며 보리는 밀과 더불어 여름철의 주식을 대표한다. 소만 무렵에 가뭄이 드는 경우가 있으므로 저수지에 충분하게 물을 준비해 두기도 한다. 지난 해에 썼던 관정管井도 점검허면서 한 해의 농사준비도 서두르게 된다.
 시인은 소만을 기해 농사일이 분주한 삼춘이 지나감을 아쉽게 생각했겠다. 소만 계절에 농촌에서는 농사일이 많고, 건곤 석 달 봄이 지나감이 애석하기만 하다고 했다. 이제 여름 석 달인 삼하三夏를 어떻게 보낼까 생각해 보는 시절이 맞이하게 된다.
 화자는 무르익어가는 여름 계절을 맞이하여 버드나무에서 우는 꾀꼬리를 생각했던 모양이다. 꾀꼬리 새끼들은 유막에서 같이 모여 노래하고, 신록에 묻힌 산새들은 같이 만나서 서로 짝을 지어 울고 있다고 했다. 꾀꼬리들이 노래하고 산새들이 장단을 맞추는 계절의 풍성함이었을 것이다.
 소만을 5일씩 나누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초후에는 씀바귀(고들빼기)가 땅 위로 뻗어 오르고, 중후에는 언덕에서 몸 자랑하던 냉이가 누렇게 죽어가며, 말후에는 밭의 보리가 누렇게 익어가는 계절이라고 했다. 소만 삼후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小滿의 三候에는 初候苦菜秀하고 中侯靡草死하며 末候麥秋至이라] 했다.

【한자와 어구】
農村: 농촌. 滿事農: 농사일이 많다. 乾坤: 하늘과 땅. 惜過春: 봄 보내기가 애석하다. // 鶯兒: 꾀꼬리 새끼들. 柳幕: 버드나무. 歌同集: 함께 모여 노래하다. 新綠: 산록. 山禽: 산 집승. 淚共逢: 함께 만나 울고 있다. / 苦菜(고채) : 씀바귀. 靡草(미초): 냉이풀. 麥(맥):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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