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小暑禮讚(소서예찬) 
                                         叙光 張喜久

        유월 복염 열기 심해 증가한 해안도로
        문필가 시단 경치 맑기는 옥같은데
        정치판 형세 파도는 차가움은 얼음장.
        六月庚炎熱氣蒸   人行海岸漸多增
        육월경염열기증   인행해안점다증
        騷壇景致淸如玉   政局波濤冷似氷
        소단경치청여옥   정국파도랭사빙

‘유월 복염 열기 심해 해안 사람 증가하네, 
시회 경치 옥과 같고 정치 판세 차가움만’

 

‘소서’는 ‘하지’와 ‘대서’ 사이에 들며 양력 7월 7일경이다. 태양의 황경이 105도의 위치에 있을 때다. 작은 더위라는 뜻으로 쓰인 절기다. 소서에는 장마전선이 자리 잡아 습도가 높아지고 장마철에 이른다. 하지 무렵에 모내기를 끝내고 소서 때는 주로 논밭에서 김매기를 했다. 소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므로 과일과 소채가 풍성해 지고 밀과 보리도 이 무렵에 먹는다. 유월 복염庚炎에는 열기가 더욱 심하니, 사람들이 가는 곳마다 산과 계곡 그리고 해안으로 증가한다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정치판 형세 파도는 그 차가움이 얼음장 같네(小暑禮讚)로 제목을 붙인 칠언절구다. 작자는 서광 장희구(張喜久:1945∼ )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유월 복염(庚炎)에는 열기가 더욱 심하니 / 사람들 가는 곳 해안으로 점점 많이 증가하네 // 문필가들 시회의 경치는 맑은 옥과 같고 / 정치판 형세 파도는 그 차가움이 얼음장 같네.]라는 시상이다. ‘시인이여, 상상력을 발휘하라!’ 상상했던 시주머니를 펼쳐보니…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소서를 예찬하며]로 의역된다. 소서에 말가루 음식은 이 맘 때에 가장 맛이 나며 소채류로는 호박이 있고, 생선류로는 민어가 제철이란다. 소서가 들기 전에 민간에서는 옷가지나 이불 등을 햇볕에 말려 두었으며 나라에서는 각 관청에 얼음을 나누어 주기도 했다.
 시인은 소서를 기하여 음력 유월 복염이 점차 시작되면서 열기가 온 대지를 숨이 막히게 더워진다고 했다. 유월 복염庚炎에는 열기가 더욱 심하니, 사람들은 가는 곳 해안으로 점점 많은 숫자가 증가한다고 했다. 더위를 피하는 이른바 피서避暑의 작전이 시작된다는 뜻이겠다.
 화자는 이 같은 때를 맞이해 문필가 생활과 정치가의 싸움판을 대비해 보이는 시상을 일으킨다. 문필가들 사회의 경치는 옥과 같이 아름답기만 한데, 정치판 형세의 파도는 그 차가움이 얼음장 같기만 하다고 했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빗대는 사상이 묻어나 아름답고도 고운 미풍을 남겨야겠다.
 소서를 5일씩 나누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초후에는 드리어 따뜻한 바람이 일어나고, 중후에는 참아왔던 귀뚜라미가 귀가 간지럽게 벽에 살며, 말후에는 비로소 매가 사냥을 연습하는 계절이라고 했다. 소서 삼후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小暑의 三候에는 初候溫風至하고 中侯蟋蟀居壁하며 末候鷹始摯이라] 했다.

【한자와 어구】
庚炎: 복염. 熱氣蒸: 열기가 찌다. 海岸: 해안. 漸多增: 점점 많다. // 騷壇: 문필가들. 美如玉: 옥같이 아름답다. 政局: 정치판세. 波濤: 형세 파도. 冷似氷: 얼음같이 차다. / 溫風至(온풍지): 온풍이 이르다. 蟋蟀居壁(실솔거벽) : 귀뚜라미가 살다. 鷹始摯(응시지): 매가 사냥 연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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