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한글 교실로 떡을 보냈다. 글짓기 대회에서 상을 받아서 한턱냈다. 어깨가 으쓱했다.”
초등학력 인정과정 3단계 박순임(76) 할머니가 쓴 시다. 박 할머니는 광양시가 개최한 성인문해교실 백일장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성인문해교실 백일장 수상자들의 작품을 모은 전시회가 ‘한글 한 글, 나의 세상 이야기’라는 주제로 오는 31일까지 시청 현관 로비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작품에는 어르신들이 삶에서 느끼는 고난과 역경을 배움으로 이겨낸 소중한 경험과 가족, 이웃, 세상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진솔하고 담백하게 담겨 있다. 코로나로 인해 경로당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푸념부터 코로나 극복에 대한 자신감까지 어르신들이 살아오면서 느낀 이야기들과 현재의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광양시는 지난 2007년부터 지역 내 한글을 깨우치지 못한 비문해자들을 대상으로 도 교육감 지정 초등학력을 수여하는 ‘초등학력 인정과정’과, 직접 강사가 경로당 등 지역으로 찾아가 기초교육을 진행하는 ‘찾아가는 희망교실’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전시회는 이러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백일장 수상작으로 꾸며졌다.
류현철 교육보육과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학습자들의 열정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100세 시대에 걸맞게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지역 평생학습 사업을 운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망기 기자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