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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향 머금은 번안시조 (131)들 앞에선 귀뚜라미 쌍쌍이 짝을 부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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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1.06  09: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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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立秋禮讚(입추예찬) 
                                        叙光 張喜久

        더위가 물러가고 과곡이 익어가니

        나무 위 매미 소리 기승을 잡았을까
        뜰 앞의 귀뚜라미 쌍쌍 짝을 찾아 부르네.
        暑退凉風入竹窓   田園穀果熟豊邦
        서퇴량풍입죽창   전원곡과숙풍방
        蟬聲樹上鳴多數   蟋蟀庭前伴喚雙
        선성수상명다수   실솔정전반환쌍

‘더위 가고 양풍 불어 전원 과곡 풍성하네, 
많은 매미 울어대고 귀뚜라미 짝을 불러’

 

‘입추’은 ‘대서’와 ‘처서’ 사이에 들며 양력 8월 7일경이다. 태양의 황경이 135도의 위치에 있을 때다. 화성火星은 서쪽으로 흘러가고, 미성尾星(은 28수의 여덟 번째 별)은 바야흐로 중천에 떠 있는 절기다. 이 때가 되면 늦더위가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 7월 칠석을 전후함에 따라 밤에는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기도 한다. 농촌에서는 가을 채비를 준비한다. 입춘, 입하, 입동과 같은 의미란다. 더위가 물러가고 서늘한 바람이 죽창에 들고, 곡식과 과일이 전원에 익으니 나라가 풍성할 것이라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들 앞에선 귀뚜라미 쌍쌍이 짝을 부르고 있네(立秋禮讚)로 제목을 붙인 칠언절구다. 작자는 서광 장희구(張喜久:1945∼ )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더위는 물러가고 서늘한 바람이 죽창에 들어오니 / 곡식과 과일이 전원에 잘 익어서 나라가 풍성하네 // 나무 위에서는 많은 매미 소리가 울어 대고 / 뜰 앞에서는 귀뚜라미가 쌍쌍이 짝을 부르네]라는 시상이다. 아래 감상적 평설에서 다음과 같은 시상을 유추해 본다.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입추를 예찬하며]로 의역된다. 입추 때가 되면 논밭의 김매기도 끝나고 농촌도 한가해 지기 때문에 ‘흔히 어정 7월 건들 8월’이란 표현을 쓰기도 한다. 5월의 모내기와 보리 수확으로 매우 바쁜 달을 표현했던 ‘밭등에 오줌 싸다’는 말과는 대조를 이룬다.
 시인은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한가한 때가 입추가 아닌가 하는 시상의 꼬리다. 더위가 물러가고 서늘한 바람이 죽창에 가만히 들고, 곡식과 과일이 전원에서 익으니 나라가 풍성할 것이라고 했다. 입추부터 시작되는 가을의 풍성함이 점점 익어가는 가을을 예찬하는 시낭詩囊을 매만지게 된다.
 화자는 바야흐로 가을이 되면 풀벌레가 울어대는 추상秋床의 언저리에 앉아 시상을 주무르고 있다. 나무 위에서는 수많은 매미 소리가 울어 대고, 들 앞에선 귀뚜라미가 쌍쌍이 짝을 부르고 있다고 했다. 덕수궁 돌담길을 걷노라면 매미의 울음 전쟁을 연상한다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입추를 5일씩 나누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초후에는 비로소 차가운 바람이 으스스 일어나고, 중후에는 찬 이슬이 촉촉하게 내리며, 말후에는 참아 왔던 매미가 비로소 울음을 터뜨리는 계절이라고 했다. 입추 [立秋의 三候에는 初候凉風至하고 中侯白露降하며 末候寒蟬鳴이라] 했다.

【한자와 어구】
暑退: 더위가 물러가다. 凉風: 서늘한 바람. 入竹窓: 죽창에 들다. 穀果: 곡식과 과일. 熟豊邦: 익어서 나라가 풍년이다. // 蟬聲: 매미 소리. 樹上: 나무 위. 鳴多數: 많이 울다. 蟋蟀: 귀뚜라미. 庭前: 정원 앞. 伴喚雙: 쌍쌍이 짝을 부른다. / 降(강): 내리다. 寒蟬鳴(한선명): 매미 우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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