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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향 머금은 번안시조 (133)바람 없는 물가에 잠자리 떼가 날아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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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1.20  09: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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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白鷺禮讚(백로예찬) 
                                        叙光 張喜久

        중추절 다다르니 나는 나비 드물고

        푸른 들 늙은 말은 토실토실 살쩠구나
        황학은 춤을 추면서 잠자리 떼 날리고.
        仲秋到節蝶翔稀   綠草郊原老馬肥
        중추도절접상희   녹초교원로마비
        日暮松枝黃鶴舞   無風水畔輩蜻飛
        일모송지황학무   무풍수반배청비

‘중추가절 나비 날고 푸른 들판 말은 살쪄, 
일모송지 황학 춤춰 잠자리 떼 날아가고’

 

‘백로’는 ‘처서’와 ‘추분’ 사이에 들며 양력 9월 8일경이다. 태양의 황경이 215도의 위치에 있을 때다. 백로엔 밤이면 제법 쌀쌀하여 흰이슬이 맺힌다는 뜻으로 쓰인 절기다. 이 때에는 밤에 기온이 내려가고 대기 중의 수증기가 엉켜서 풀잎에 이슬이 맺혀 가을 기운이 완연히 나타난다. 그러나 간혹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이 곡식을 넘어뜨리고 해일海溢 피해를 가져오는 수도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중추 절기가 이르니 나비 나는 것이 드물고, 풀이 푸른 들판에는 늙은 말이 살쪄있다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바람 없는 물가에 잠자리 떼가 날아가고 있구나(白露禮讚)로 제목을 붙인 칠언절구다. 작자는 서광 장희구(張喜久:1945∼ )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중추 절기 이르니 나비가 나는 것 드물고 / 풀이 푸른 들판엔 늙은 말이 살쪄있구나 // 날이 저문데 소나무 가지에는 황학이 춤을 추고 / 바람 없는 물가에 잠자리 떼가 날아가고 있구나.]라는 시상이다. 시상 주머니를 열면서 시인과 대화하듯이 시심의 세계를 들춘다.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백로를 예찬하며]로 의역된다. 백로에 날씨가 잔잔하지 않으면 오이가 다 썩는다고 믿었으며 섬 지방에서는 백로에 비가 오는 것은 풍년의 징조로 생각했다. 이 무렵부터 추수 때까지 한가한 틈을 이용해 잠시 일손을 멈추고 일 년동안 농사를 지었던 머슴이 부모님을 뵙기 위해 근친覲親을 다녀오기도 했다.
 시인은 이런 점을 염두하면서 백로를 기점으로 하여 곡식이 무르익은 중추절이 가까워짐으로 시상을 문을 열었다. 중추 절기가 점차 이르니 나비떼 나는 모습이 드물고, 풀이 푸른 들판 부쩍 커서 늙은 말이 살쪄있다고 했다. 곡식이 풍성함과 동시에 온갖 동식물들이 토실토실 살찐 계절이다.
 화자는 이좋은 계절이 정을 나타내는 시상 보다는 경에 흠뻑 취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날이 저물어 가는데 소나무 가지에는 황학이 너울너울 춤을 추고, 바람도 없는 물가에 잠자리 떼가 날아가고 있다고 했다. 가을의 소묘를 넘칠만큼 그리고 있다.
 백로를 5일씩 나누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초후에는 기러기가 북에서 돌아오고, 중후에는 제비가 따뜻한 남쪽나라로 돌아가며, 말후에는 여러 새가 겨우살이 먹이를 저장하는 계절이라 했다. 백로 삼후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白鷺의 三候에는 初候鴻雁來하고 中侯玄鳥歸하며 末候群鳥養羞라] 했다.

【한자와 어구】
仲秋: 중추. 到節: 계절이 이르다. 蝶翔稀: 나비가 드물게 날다. 綠草: 푸른 풀. 郊原: 들판. 老馬肥: 늙은 말이 살찌다. // 松枝: 소나무 가지. 黃鶴舞: 황학이 춤추다. 無風水畔: 바람이 없는 물가. 輩蜻飛: 잠자리 떼가 날다. / 鴻雁(홍안): 기러기. 玄鳥(현조): 제비. 羞(수): 음식. 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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