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곡 5일장이 설 때면 가족과 함께 ‘장’을 봅니다. 
삼거리부터 밀리는 차들, 사람들 동선을 따라 나란히 자리 잡은 상인분들, 시장 안쪽에 일치감치 자리잡은 막걸리 집의 어르신들 그리고 지역명물이 된 호떡집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튀김집 등 4일과 9일이면 옥곡장의 익숙한 모습입니다. 
이런 장날을 기다려 반찬거리를 사기위해 아내와 함께 현금을 챙겨 집을 나섭니다. 5만원, 1만원권을 준비해 시장입구에서부터 장을 보기 시작합니다. 과일가게를 거쳐 나물좌판, 어물, 옷, 신발, 미곡가게, 전집을 지납니다. 계산은 대부분 현금입니다. 
전통시장에서 현금 사용은 편합니다. 물건 값을 치르는 저희 부부나 물건을 건네는 상인 분들도 현금은 언제나 서로 주고받기 좋습니다. 
장을 볼 때 현금사용과 더불어 상품권을 사용할 때가 있습니다. 친절히 받아주는 상인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곤란하다는 표정이 먼저 나타납니다. 그럴 때면 물건을 사는 저의 입장도 난감합니다. 전통시장을 이용하기 위해 구입한 상품권이 오히려 상인분들께 짐을 드리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온누리 상품권도 같은 대접을 받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설 명절을 준비하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시에서 나눠준 상품권을 사용하려고 하니 가판대의 할머니는 “천 원짜리 없어?”라고 물으며 바꿔줄 잔돈이 없다고 난감해 하셨습니다. 또 다른 가판에서는 오 만원을 건네는 저에게 당신이 받은 상품권으로 거스름 돈을 꺼내기도 했습니다. 오일장에서는 흔한 풍경입니다.

그래서 주위 분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순천은 3천원, 5천원, 1만원, 5만권으로 지역상품권을 발행하고 여수는 5천원, 1만원, 3만원, 5만원 종이류 지역화폐를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두 도시가 전통 또는 노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종이류 지역상품권을 만들어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하면서 지역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궁금해서 시의회에 문의했습니다. 시의원님들도 집행부에 지류상품권 발행을 요청한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니 종이류 상품권 필요성에 대한 시의원님들의 문제제기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실행되지 않고 있어 아쉬움이 큽니다. 
광양에서도 다양한 금액의 상품권이 발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장에서 카드사용은 어렵고 고액상품권은 사용하기에 불편이 따릅니다. 광양과 옥곡처럼 대표적인 5일장에서 필요한 상품권은 오히려 소액권이 더 유용할지 모릅니다.
순천시는 지난해 일상회복지원금 10만원을 지급하면서 상품권 전체를 1만원권으로 나눠주었다고 합니다. 가족이 4명이면 40장의 상품권을 받았습니다. 순천 사는 지인은 노점에서 1만원을 건네면 천 원짜리로 돌려받을 수 있어 서로 부담이 없었다고 합니다.  
우리지역에서는 얼마 전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습니다. 시는 25만원 카드와 1만원권 상품권을 배포했습니다. 덕분에 많은 시민들께서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였다는 말씀을 전했습니다. 저 역시 설 명절을 준비하는데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생활밀착형 정책이라는 것이 거창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시민 모두가 편리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으면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비스를 받는 시민이 불편함이 없으면 성공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건전한 토론을 거쳐 정책이 결정되고 시행후 문제점이 발견되어 보완이 필요할 때 타당한 근거와 논리가 있다면 모두를 위해서라도 발빠르게 수정해 추진하는 것이 시민을 위해 좋은 일 아닐까요?
올해는 시에서 청년층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이 들립니다.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했던 분들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서 겪었던 불편함이 해소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영배(옥곡장례식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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