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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향 머금은 번안시조 (1-03)경포의 가을 물결은 저리도 잔잔하기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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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4.07  09: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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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寒松亭(한송정) 

                                                 장연우

        한 송정 깊은 밤에 달빛이 밝게 비춰
        경포대 가을 물결 잔잔하게 아름다워           
        정다운 갈매기 한 마리 슬피 울어 외롭네.
        月白寒松夜    波安鏡浦秋
        월백한송야    파안경포추
        哀鳴來又去    有信一沙鷗

        애명내우거    유신일사구

 

강원도 강릉의 한송정은 시인가객들이 머물러 가면서 시를 음영하면서도 글의 소재를 한껏 담아 갔던 곳이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에겐 새로운 그림 소재를 제공했다. 아래에 인용한 시는 고려시대의 기생 홍랑이 지은 시조인데, [한송정(寒松亭) 달 밝은 밤에 경포대에 물결 잔 제 / 유신한 백구는 오락가락 하건마는 / 어떠타 우리 왕손은 가고 아니 오느니-]를 낳게 하는 시문이다. 한송정의 달빛과 경포의 푸른 바다란 자연을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경포의 가을 물결은 저리도 잔잔하기만 하네(寒松亭)로 제목을 붙여본 오언절구다. 작가는 장연우(張延祐:?∼1015)지만 아호는 알 수 없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한송정 밤에는 달빛은 저렇게도 희고 / 경포대의 가을 물결은 잔잔하기만 하구나 // (갈매기는) 구슬피 울어대면서 물과 백사장을 왔다가 돌아가는데 / 정다운 저 갈매기 한 마리가 외롭구나]라는 시심이다.
위 시제는 [한송정에서]로 번역된다. 한송정은 강원도 강릉에 있던 정자로 언제 세워지고 언제 없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이덕무의 [청장관전서]를 보면 이 시는 장연우의 창작이기보다는 향찰로 전해오던 ‘고려가요’ [한송정곡]을 한시로 옮긴 것이라 했다. 뒷날이 이 시는 고려 말 기생 홍장(紅粧)이 지은 시조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것이 시적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진다.
 시인은 지금 휘영청 달 밝은 가을 한송정 정자에 앉아 있다. 달빛은 희고 경포대엔 물결도 일지 않고 달빛과 고요 속에 깊이 파묻혀 있다.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떨어지면 하마 소리가 날까 고요하기 그지 않는 밤이었던 모양이다. 이런 밤에 외로운 갈매기 한 마리가 빈 하늘을 날고 있음으로 시상을 일으킨다.
 화자는 그리움 때문일까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는 모습을 본다. 시인이 아니라도 흥을 절로 날 것인데. 망망대해를 바라보는 강릉은 늘 그랬다. 그래서 이 시를 빌은 홍랑은 ‘어떠타 우리 왕손은 돌아오지 않는가’라고 음영했을 지도 모른다. 꼭 시인이 아니라도 중얼거리는 한 마디는 시가 되고 의사를 표출하며 긴 시심이 되었을 것이다.
위 감상적 평설에서 보였던 시상은, ‘한송정 달빛은 희고 경포대 물 잔잔한데, 백사장 배회한 갈매기들 외롭구나’ 라는 시인의 상상력과 밝은 혜안을 통해서 요약문을 유추한다.
작가는 장연우(張延祐:?∼1015)로 고려 전기의 관인이다. 광종 때 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경종·성종·목종·현종의 네 임금을 섬겼다. 1009년 목종을 시해하고 현종을 옹립한 강조가 중대사가 되어 조정의 군사권과 행정권을 장악하고 있을 때 원로대신으로서 이를 견제하였다 한다.

【한자와 어구】
月白: 흰 달빛. 寒松: 한송정. 夜: 밤. 波安: 물결이 잔잔하다. 鏡浦: 경포대. 강원도 강릉이 있음. 秋: 가을 // 哀鳴: 구슬피 울다. 來又去: 왔다가 또 가다. [又]: [來]와 [去]를 연결시키는 접속사 역할을 한다. 有: 있다. 信: 믿음직스럽다. 一沙鷗: 한 마리 갈매기(‘沙鷗’는 모래밭에서 노는 갈매기라는 뜻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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