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희 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문학박사.필명 여명 장강 사) 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箜篌引(공후인)

                    白首狂夫의 처→ 여옥

건너지 마시기를 끝내 강을 건너시어

건너다 물에 빠져 그만 돌아 가셨으니

임이여 원통하여라 어찌하리 이 일을.

公無渡河 公竟渡河

공무도하 공경도하

公墮而死 當奈公何

타하이사 장내공하 

고대가요인 황조가․구지가 등 이 삼국유사에 전해지는데 반해, 공후인은 중국의 최표가 지은 고금 주(古今注)에 처음 전한다.

더러 중 국인의 작품으로 보기도 하지만 낙 랑군의 조선현이 있었던 대동강 나 루터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우리 작품으로 본다.

우리 문헌에는 17 세기 차천로(車天輅)의 [오산설림 초고]와 18세기 박지원(朴趾源)의 [열하일기] 등에서 보이고 있어 우 리 가사로 보는데, 고대 최초의 시 가로 공후인을 타면서 애달프게 읊 었던 고시가 한 수를 번안해 본다. 임이시여! 이 일을 어찌하면 좋 으리까(箜篌引)로 제목을 붙여본 사언고시다.

작가는 백수광부의 아 내 여옥(麗玉)이다. 진나라 최표(崔豹)가 엮은 [고금주(古今注)]에 관 련 설화와 함께 전해진 내용이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님이여, 강을 건너지 마소 / 님은 끝내 그 강을 건너셨네 // 건너다 물에 빠져 돌아가시니 / 아, 님이시여! 이 일 을 어찌하리까]라는 시심이다. 위 시제는 [공후인을 타면서]로 번역된다. 원래 가사 모습은 전하 지 않으며, 한역된 가사가 전한데 서 비롯된다.

조선진졸 곽리자고 (霍里子高)가 강가에서 배를 닦고 있는데, 머리를 늘어뜨리고 호리병 을 찬 백수광부 하나가 강을 건넜 다.

그 아내가 좇아갔으나 그만 빠 져 죽고 말았다. 남편의 죽음을 한 탄하던 공후(箜篌)를 타며 노래 부 른 뒤 그도 빠져 죽었다. 이 광경 을 보았던 곽리자 고가 아내 여옥 (麗玉)에게 이 일 을 들려주자 여옥 은 공후를 타며 노래를 불렀던 것 이 시적인 배경이 된다.

공후를 타면서 노래를 불렀던 백 수광부의 처가 원 작자이지만, 그 말을 듣고 공후를 타서 후세에 전하는 곽리자고의 아 내 여옥을 시인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위험한 상황이 전개되 었음을 직감한다. 그래서 강을 건 너지 말라고 애원하는 시인의 모습 을 보게 된다. 화자는 그 남편의 자살과 같은 죽음에 대하여 많은 슬픔을 자아낸다. 강을 건너지 말라고 당부했더 니 끝내 강을 건너려다가 물어 빠 져 죽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자 는 임이시여 [이 일을 어찌하오리 까]라고 절규하는 모습으로 보이 게 되는 시심으로 엮어냈다. 위 감상적 평설에서 보였던 시상 은, ‘임은 강 건너지 말랬더니 끝내 건너셨네, 물에 빠져 못 돌아오니 이 일을 어쩔거나’라는 시인의 상 상력과 밝은 혜안을 통해서 요약문 을 유추한다.

작가는 여옥(麗玉:?∼?)으로 고 조선 때의 음악가이다. 뱃사공인 곽리자고의 아내로서, 악곡 <공후 인>의 작자다. 남편에게서 백수 광 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공후(箜篌:우리나라의 옛 현악기)를 타면 서 <공무도하가>를 불렀다고 한다.

한치윤의 <해동역사>에도 이 설화가 실려 전한다.

【한자와 어구】箜篌: 악기의 하나. 引: 노래의 곡 조 곧 가곡. ‘공후’라는 악기 노래의 곡조인 인(引)을 탄다는 뜻으로 보 인다. 公: 임, 곧 자기 남편을 높여 부름. 無: ˜하지 말라. 渡河: 강을 건너다. // 竟: 마침내. 墮: 떨어지 다. 곧 빠지다. 而死: ˜을 해서 죽 다. ˜ 때문에 죽다. 當奈: 마땅히 이것을. 何: 어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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