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항에 국내항만 최초로 자동화항만 구축이 올해부터 시작된다. 자동화항만 구축은 글로벌 항만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사진은 표준형 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 lay-out (수직배열).(사진제공 - 여수광양항만공사)

자동화항만 구축시 생산성 30% 상승, 운영비 37% 이상 저감 가능

 

광양경제를 이끄는 두개의 축은 철강과 항만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이차전지를 비롯한 미래 먹거리가 새로운 전략산업으로 대두되고 있다. 정부의 양항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된 광양항은 개항 이후부터 현재까지 항상 화물부적에 시달리면서 양항체제가 빛을 바랜지 오래다. 그렇지만, 차세대 산업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출입물류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광양항은 광양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근간일 수 밖에 없다.
1997년 1단계 컨테이너터미널이 준공되면서 개항한 광양항 컨테이너부두는 국내외 어느 항만보다 뛰어난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배후물동량 부족으로 인한 만성적인 화물부족이 빈곤의 악순환을 지속시키고 있는 것. 화물부족은 운영사의 운영여건을 악화시켜 투자위축으로 연계되고, 투자위축은 다시 생산성 저하로, 생산성 저하는 선사의 광양항 외면으로 이어진다.
광양항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요인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계기가 마련됐다.
정부는 광양항에 국내 최초로 완전 자동화 스마트항만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서 올해 국비 46억원과 공사 자체예산 20억원을 확보해 본격  설계에 착수했다.
글로벌 항만경쟁의 화두는 자동화와 친환경이다. 자동화 스마트항만 구축은 친환경과도 연계된다.
그렇지만, 친환경항만의 최종 종착지는 수소항만 구축이라 할 수 있다.
광양만신문은 광양항의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동화 스마트항만 구축과 수소항만 구축여건을 분석해 보고, 그 개념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해외 자동화항만 개발 현황

국내항만 중 완전자동화를 구현한 항만은 없다. 광양항 3-2단계에 오는 2026년을 목표로 구축이 추진되는 자동화항만은 국내 최초의 전자동화 항만시설이 된다.
그렇지만, 글로벌 해외항만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항만에 자동화를 도입했고, 선진항만들은 자동화를 넘어 스마트화로 가고 있다.
글로벌 항만경쟁에서 자동화, 스마트화는 피할 수 없는 요소다,
항만에 자동화시설이 도입된 것은 1990년대 초반부터다. 생산성 요구수준이 높고, 인건비 부담이 큰 유럽항만을 중심으로 자동화가 도입됐다.
2015년 네덜란드 로테르담ECT는 세계 최초로 완전자동화항만을 구현했다. 1997년에는 독일 함브르크 CTA가 ECT를 벤치마킹해 자동화터미널을 구축했으며, 중국은 2015년부터 자동화터미널을 개발해 현재 칭다오와 상하이 양산항 등이 자동화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미국, 중국, 호주, 싱가폴, 독일 등지의 항만들이 속속 자동화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자동화를 도입한 이들 항만들의 일반적 특징은 수직배열과 자동화 하역장비 도입, 유인구역과 무인구역 분리다.
국내 항만들 중 부산 신항과 인천 신항에 자동화설비가 도입되어 있으나 이는 부분적인 것으로 완전자동화와는 거리가 멀다. 국내항만의 자동화 기능은 야드자동화에 그치고 있어 반자동화터미널이다.

컨테이너부두에서의 자동화

자동화 터미널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항만내에서의 이뤄지는 작업 흐름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항만내에서의 작업은  선박이 정박한 후 선박에 실린 화물을 내리고(양하), 선박에 화물을 싣는(선적)작업이 이뤄진다.
이러한 작업은 컨테이너터미널의 가장 앞에 위치한 안벽크레인으로 진행된다. 국내 항만들은 아직 선박에 물건을 싣거나 내리는 하역작업에 대한 자동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하역작업의 자동화는 사람이 직접 크레인에 올라 작업을 시행하는 유인운전에서 유인 R/C운전 단계를 거쳐 유인 R/C운전과 무인자동화를 혼합하는 단계, 그리고 완전무인자동화 기술 개발로 발전해 왔다.
광양항에 구축되는 자동화항만은완전무인자동화 터미널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박에서 화물을 내리면 하역된 컨테이너를 지정된 야드블럭까지 이송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안벽에서 야드로 화물을 이송하는 작업이다.
부산항과 인천항에 도입된 자동화 터미널은 야드자동화 터미널이다.
현재 광양항에서 이 작업은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야드트랙터나 트레일러로 수행하고 있다.
컨테이너나 트레일러를 이용해 지정된 장소에 컨테이너를 이송하게 되면 이 화물을 적재하게 되는데 이때는 야트크레인이 사용된다. 광양항에서는 사람이 직접 크레인에 올라 컨테이너를 내리거나 실어준다. 
터미널 내 야드에 적재된 화물들을 화주에게 전달하거나 수출화물을 터미널로 옮길 때도 야드 크레인이 사용된다.
자동화 터미널은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을 전부, 또는 일부 무인화하는 것으로 자동화 터미널의 최종 목표는 IoT나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을 이용한 지능화된 터미널(스마트항만)이다.
빅데이터와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등의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로봇화, 자동화, 무인화, 전동화된 하드웨어 장비들이 사람의 간섭없이 화물을 싣거나 내리고, 이송하는 것이 자동화 터미널이다.

자동화 터미널 구축에 따른 문제

자동화 터미널은 기존 터미널 대비 최소 1.5~2배의 초기 투자비가 소요된다. 이러한 투자비 회수는 처리물동량 증가라는 생산성 개선과 운영비용(특히, 인건비) 절감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처리물동량 증가와 인건비 절감에 따른 매출액과 영입이익 증가가 초과로 소요되는 투자비보다 커야 한다. 투자비 회수는 항만하역료가 높고, 인건비 비중이 높을 수록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항만 하역료는 중국의 절반 수준인 세계 최저 수준이고, 항만종사자의 급여는 글로벌 항만에서 중간 수준이다.
자동화에 투입되는 투자비는 항만의 위치와 큰 관계가 없다. 이러한 요인 때문에 국내항만의 자동화 부두 투자비 회수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여수광양항만공사 자료에 따르면, 자동화 터미널 구축에 따른 투자비를 선석당 2천억원으로 상정하고, 자동화에 따른 매출 증가를 25%, 이에 따른 비용감소를 35%로 적용했을 경우 현실 하역료와 항만근로자의 인거비 수준을 감안할 때 한국은 투자비 회수에 6.36년이 걸리는 반면 중국은 1.22년, 일본은 1.08년, 미국은 3.64년이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항만자동화는 일자리 이슈와도 연계된다.
자동화・무인화는 결국 사람이 할 일을 기계가 대신하게 하는 개념이어서 항만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도 연계될 수 있다.

국내외 자동화 기술 현황

부두에서의 화물의 처리는 선박에서 안벽으로 화물을 내리고 싣는 하역작업, 안벽에서 컨테이너를 야드로 옮기는 이송작업, 이송된 화물을 지정된 장소에 적재하고 보관하는 야드작업으로 구분된다.
안벽작업과 이송작업은 현재 국내 모든 항만에서 사람이 직접 처리한다. 다만 반자동화가 된 인천과 부산항 일부 부두에서 야드작업은 원격조정에 의한 무인자동화가 시행되고 있다. 반면 해외 선진항만의 경우 안벽작업과 이송작업이 무인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야드작업은 원격 무인단계를 거쳐 자동화 수준으로 이행하고 있다.
광양항에 구축될 자동화항만은 안벽과 이송, 야드작업을 모두 해외 선전항만과 같은 무인으로 구축될 예정이며, 특히 야드작업은 무인자동화 터미널로 구축될 예정이다.
광양항에 구축되는 자동화터미널은 한국판 뉴딜정책에 따른 항만자동화 테스트베드로 구축된다. 국내 기술 중심의 항만자동화 테스트베드를 구축하여 자동화 항만을 도입하고, 국내 타항만 구축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한편 국내업체의 실적과 경험을 확보하는 성격이 있다.
오는 2026년까지 총사업비 6,915억원이 투입되는 광양항 자동화항만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영역 자동화 및 운영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는데, IT강국답게 국내의 항만자동화를 위한 기술수준은 이미 세계 최고수준이다. 광양항 자동화항만은 이러한 국내 기술력을 현실화하는 의미가 있다.
광양항에 구축되는 자동화항만은 4천TEU급 3선석과 2천TEU급 1선석으로 136만TEU의 하역능력을 갖추게 된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자동화항만이 구축될 경우 30% 이상의 생산성 향상과 함께 안정적인 운영시스템을 통해 크레인의 확대투입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중국 양산항의 경우 크레인 당 30~50%의 생산성 향상을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는 또 자동화항만 도입시 기존 터미널 대비 37%이상의 운영비를 절감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동력원을 디젤에서 전기로 전환함에 따라 TEU당 오염물질을 84% 저감시키고, 안전사고도 90% 이상 감소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외 항만의 사례를 통해 보면 경제성 측면에서 중국의 샤먼항은 상업운영 개시 후 운영원가를 선석당 37% 절감했으며, 칭다오항은 안벽크레인 무인화까지 달성해 인건비의 85%를 절감했다.
미국 롱비치컨테이너터미널은 자동화이후 오염물질을 TEU당 84%이상 감소시켰으며, 호주의 경우 자동화터미널 구축 이후 안전사고의 90%이상을 저감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황망기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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