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은 풍수지리의 천년수도 될 수도 있지만, 옥룡사 복원은 요원…황룡사지 복원과 비교돼

 

지역마다 유·무형의 역사적 문화유산은 존재한다. 문화유산이 많이 내재 되어있는 특별지역이 아니어도 그렇다. 지역의 문화유산은 존재만으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니며 역사적 가치를 넘어 그 지역의 정체성까지 반영한다.
광양시 문화유산도 마찬가지다. 
광양 마로산성을 비롯해 옥룡사지, 옥룡사지 동백나무숲, 중흥산성 삼층석탑, 장도장, 광양읍수와 이팝나무, 윤동주 유고보존 정병욱가옥, 매천황현선생사당, 진월 신아루보루, 광양 김시식지 등은 광양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현세를 사는 우리들에게는 지역에 산재한 문화유산을 잘 보존해 후세에 전승해야 하는 의무가 주어진다. 
광양만신문은 앞으로 5회에 걸쳐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고 있는 지역을 탐방하고 유·무형의 역사적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 문화유산 관광콘텐츠로 활용 등을 살펴봄으로써 문화유산이 도시재생의 밑거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 미추왕릉

경주역사유적지구
경주는 땅만 파도 유물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도시다. 
1995년 우리나라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불국사·석굴암을 비롯해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경주역사유적지구까지 더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즐겨 찾는 도시로 각광을 받는다.
특히 경주역사유적지구는 신라시대의 고도인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을 뿐 아니라 한 지역에서 여러 문화재를 둘러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경주여행 중 한 곳을 추천한다면 경주역사유적지구를 추천한다. 상대적으로 불국사, 석굴암은 거리가 좀 떨어져 있다. 
경주역사유적지구는 유적의 성격에 따라 모두 5개의 역사 유적지구로 나뉜다. 
첫 번째 월성지구는 신라의 옛 궁전이었던 경주 월성과 그 주변 지역 포함되어 있다. 동양최고의 천문시설인 첨성대가 이곳에 있다.
두 번째는 황룡사 지구로 황룡사지와 분황사 석탑이 보존되고 있으며, 세 번째 경주시 남산지구로 천룡사지 삼층석탑, 칠불암 마애석불 등 37개의 불교유적을 볼 수 있다.
네 번째로는 신라 왕과 왕비, 귀족들의 고분군 분포지역인 대릉원 지역이며 마지막으로 산성지구로 경주시 동쪽 보문관광단지 인근에 있는 명활산성 일대다.
경주역사유적지구가 비교적 한 곳에 있다지만 하루 만에 모든 곳을 둘러보기에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경주역사유적지구에는 총 52개의 지정문화재가 세계문화유산지역에 포함되어 있어 둘러보는 재미가 상당하며 수고스러움은 사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황룡사지와 옥룡사지
황룡사는 삼국시대 가장 큰 절로 평가를 받는 대표적 왕실사찰이었다. 
신라3보인 장륙존상과 9층목탑이 있었던 곳으로 유명한데 현재는 터만 남아 있다. 규모는 다르지만 터만 남아 있다는 것과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다는 점에 광양의 옥룡사지가 오버랩 된다. 
황룡사는 진흥왕 14년(553년)에 창건이 시작되어 선덕여왕 14년(653년)에 당대 최고 높이의 9층 목탑이 조영되기까지 4대와 93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는데, 1238년 몽골군 침임 때 불에 타 소실됐다. 
이후 복원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현재는 건물과 탑 자리를 알려주는 추석들만 남아 있다. 
1963년 국가 지정문화재 사적 제6호로 지정됐고, 2000년 12월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1976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발굴조사를 통해 기와를 비롯한 금동불, 풍탁(처마 끝에 매다는 장식물), 금동 귀걸이, 유리 등 유물 5만여 점이 출토됐으며, 지금도 발굴조사는 진행 중이다.
옥룡사지는 신라시대에 창건된 절인 옥룡사의 터다. 우리나라 불교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선각국사 도선이 35년간(864~898) 머물면서 수백 명의 제자를 양성하다 입적한 유서 깊은 유적지로 1998년 8월 3일 대한민국의 사적 제407호로 지정됐다. 
1878년 화재로 소실된 후 폐찰 된 후 대웅전이 1969년에 건립됐고, 옥룡사지에는 도선국사와 수제자인 통진대사의 비와 탑이 세워져 있었으나 1920년경에 모두 없어져 버리고 비문만이 탁본되어 전해온다.

▲ 황룡사 역사문화관은 출토유물을 관람할 수 있고 그에 관한 역사를 3D입체영상으로 들을 수 있다.

황룡사 역사문화관
황룡사와 옥룡사는 닮은 듯 다른 느낌이다. 경주시의 황룡사는 역사적의미를 재조명하고 복원에 대한 모두의 염원을 담고 있지만 광양시의 옥룡사는 지금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모습이다.
경주시는 문화유산정비복원사업으로 1조872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경주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2013년에는 143억 원을 투입해 황룡사 역사문화관을 지었다. 황룡사지 일원에 위치한 황룡사 역사문화관은 황룡사 복원이 완공될 때까지 황룡사지에서 출토된 유적과 유물을 재현·전시하여 신라시대 최대 호국사찰의 장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광양시의 옥룡사지는 비록 사적으로 지정됐지만 휑한 공터에 주춧돌 몇 개만이 남아 있어 볼 것이 없다는 인상을 준다. 인근 옥룡사지 동백숲과 시너지를 전혀 내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옥룡사지로 올라가는 주차장 앞에 안내소가 있어 해설사가 상주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해 보인다.
경주의 황룡사 역사문화관은 1/10 크기 모형의 황룡사9층목탑이 자리해 그 위용을 들어내고 있으며, 3D입체영상관에서 매시간 약 15분간 황룡사의 역사를 설명한다. 또 역사실에서는 향후 복원 계획을 들을 수 있으며, 2층 야외무대에서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그 자리에서 황룡사지를 전체적으로 둘러볼 수 있다.
경주가 신라의 천년고도였다면 광양은 풍수지리의 천년 수도가 될 수 있다. 광양시가 옥룡사 복원에 얼마나 노력해야 할지는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할 것이다.

▲ 경주의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된 황리단길은 한옥으로 조성된 마을과 맛집으로 소문난 음식점들이 있어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경주의 핫플레이스 황리단길 
대릉원은 신라시대의 고분군으로 총면적이 약 60만㎡이며 신라시대의 왕을 비롯한 왕비, 귀족 등의 무덤 50기가 모여 있는 곳이다. 본래 사적 38호~42호로 분리되어 있었으나, 2011년 7월 28일 문화재청이 역사성과 특성을 고려해 경주평야 한복판에 서로 인접해 있는 신라시대의 고분군을 통합하고 사적 512호 재지정했다. 
대릉원 내 천마총은 그 내부를 공개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이곳에서는 천마총에 발굴된 유물과 발굴 조사단의 기록을 살펴볼 수 있다. 천마총이라는 이름은 1973년 발굴 조사에서 금관, 팔찌 등의 유물과 함께 말의 안장 양쪽에 달아 늘어뜨리는 장니에 그려진 말(천마)그림이 출토되면서 불리게 된 것이다. 
특히 사적 제 175호 미추왕릉은 대릉원 내 고분들과는 다르게 담장을 돌려 무덤 전체를 보호하고 있다. 신라시대 최초의 김씨 왕으로 여러 차례 백제의 공격을 막아내고 농업을 장려한 신라 제 13대 미추이사금의 무덤이기 때문이다. 무덤 앞에는 제사를 지내기 위한 숭혜전이 있다.
대릉원 일대를 중심으로 교촌마을이 들어서 있는데 이 마을이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마을은 대부분 한옥으로 조성되어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맛집으로 소문난 음식점들이 모여 있어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경주시가 향교와 최씨 고택을 중심으로 조선시대의 전통한옥마을을 조성한 것이 교촌마을의 시작인데 관광객들은 문화유산도 보고 음식도 즐길 수 있어 이곳을 찾는다. 마을 내에는 교촌마을의 과거와 현재를 볼 수 있는 홍보관이 있고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는 체험장이 함께 조성돼 있다.

양재생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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