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안도의 패총에 대한 발굴 조사결과 신석기시대 무덤 4기, 주거지 2기 등 다수의 생활 흔적과 500여점이 넘는 유물이 발굴된 가운데 현장설명회 이후 유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2구의 인골과 흑요석 220여점이 출토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조현종)은 지난 1월 15일부터 90여일간에 걸쳐 안도패총을 발굴조사했다.

이번 조사결과 발굴된 인골에는 팔목에 5개의 조가비 팔찌를 끼고 있었는데, 이는 지난번 공개한 합장묘와 함께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장제(葬制)문화의 연구 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조가비팔찌를 착용한 인골은 경남 통영 상노대도 산등(山登)패총에서 한번 보고됐다.

그러나 5개의 조가비팔찌를 착용한 사례는 국내에서는 최초이며, 인골의 연대도 그 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석기시대 팔찌의 착용은 성인식 문화와 연결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 같은 풍습은 일본의 구주 지역과 밀접한 관련성을 보이는 것이다.

구주 지역의 경우는 10개 이상의 팔찌를 패용한 인골이 합장된 예가 다수 알려지고 있는데, 대표적 예인 후쿠오카현 야마카(山鹿)패총에서는 10~20개의 팔찌를 착용한 합장 인골 3구가 보고됐다. 이들이 착용한 팔찌는 대부분이 투박조개를 갈아 만든 것인데, 안도패총 3호 인골이 착용한 팔찌도 투박조개이다.

이와함께 이번조사에서는 흑요석 220여점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단일유적으로는 최대 수량이다. 흑요석은 날카로운 날을 얻을 수 있는 화산암질 석재로 신 석기시대 어로나 사냥을 위한 작살과 같은 도구제작에 널리 사용됐다.

이러한 흑요석의 원산지는 백두산과 일본 열도이며, 안도패총에서 가까운 여수 송도패총(1989년 국립광주박물관 발굴)에서 출토된 흑요석의 원산지는 일본 서북 구주의 고시다케(腰岳) 지역으로 분석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안도패총의 흑요석도 구주지역이 원산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편 여수지역은 지금까지 확인된 신석기시대 패총유적만 해도 22개소를 넘어 우리나라 신석기유적의 집중 분포지이자 신석기문화 연구의 최대보고(寶庫) 로 평가받고 있는데, 1989년과 1990년에 송도패총이 발굴돼 대략의 윤곽이 드러났지만, 이번 안도패총에서 확인된 인골과 흑요석을 비롯한 토기자료는 일 본 구주지역과 물자와 사람의 교류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신석기시대에 대한해협을 사이로 두고 남해안지역과 구주지역이 문화적으로 매우 유사한 환경에 놓여있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증거들이다.

국립광주박물관 관계자는 “앞으로 안도패총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이뤄지면 우리나라 남해안 지역 뿐만 아니라 일본 구주지역을 연결하는 문화적 고리가 밝 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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