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미 란(광양시 국제협력팀장)

 지난 9월 25일 광양시청 상황실에서 광양시와 인도네시아 찔레곤시 간 우호교류도시 협약체결 행사가 개최되었다. 협약식에는 찔레곤시장을 비롯해 찔레곤시 지방의회 의장, 반텐주 해군부 대장, 경찰서장, 검찰청장 등 찔레곤시의 주요 기관장 및 핵심 간부들이 대거 참석하여 광양시와의 우호교류에 대해 높은 기대와 열기를 보여주었다.

찔레곤시는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서쪽으로 100㎞ 떨어진 항만 산업도시로 포스코, 롯데 등 한국기업들이 대규모 진출하여 급성장 하고 있는 전략적인 국가 핵심 철강도시이지만 아직은 우리나라 70년대 후반 80년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슬람 문화권 지역이다.

이러한 신흥경제 도시인 찔레곤시와 광양시가 우호교류도시 협약을 체결한데에는 여러 가지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찔레곤시의 입장에서는 철강과 항만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광양시의 모습이 미래 도시발전의 롤 모델이 될 수 있으므로 도시계획, 교육, 환경, 교통, 항만행정, 보건,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선진화된 행정을 습득하고자 하는데 우호교류의 목적이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광양시의 경우는 현재 교류중인 6개국 14개 도시 가운데 중국이 9개 도시를 차지함에 따라 국제 교류 대상국가를 다변화시키고, 산업·민간분야 교류 선택범위를 넓히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남아시아, 특히 인도네시아 찔레곤에서 중국, 일본과 치열한 산업 전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 기업들이 현지에서 원활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간접 지원을 해주기 위한 목적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인도네시아는 세계 제4위의 인구 대국으로 약 2억 5천만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17,508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인구의 대부분은 5개의 본 섬(자바, 칼리만탄, 수마트라, 술라위시, 파푸아)과 30개의 군도에 거주하고 있다.

수도 자카르타가 소재하고 있는 자바섬은 1억 3800만명이 거주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는 섬으로 찔레곤시는 수도 자카르타에서 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자바섬과 수마트라섬(약 5000만명 거주)을 연결하는 지리적인 국가 요충 도시이다.

이러한 요충도시에 포스코가 국내 내수 철강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엄청난 철강 소비 잠재력을 가진 인도네시아 및 인근 국가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기업인 크라카타우스틸과 합작하여 연산 3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였는데, 2013년 12월 준공한 1단계 일관제철소 건설에는 무려 3조원 가량이 투자되었고, 국내 248개 중소기업이 건설 사업에 함께 참여하였다.

이를 계기를 광양에 연고를 둔 많은 기업들이 찔레곤에서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데 찔레곤 지방정부의 막강한 영향력 하에 관료주의와 늦장 행정처리, 공공연한 리베이트 요구 등은 기회의 땅 찔레곤에서 중국과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경쟁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 많은 장애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광양시에서는 이러한 현지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줄 목적으로 찔레곤시와의 우호도시 협력을 전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으며, 정현복 광양시장은 우호교류도시 협약 체결차 광양시를 방문한 찔레곤시장 일행에게 찔레곤에서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기업들이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한바 있다.

외국 도시와의 국제교류협력은 다양한 분야, 다양한 계층, 다양한 목적으로 추진될 수 있어 특정 교류모델을 두고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도시 간에 사람, 정보, 아이디어, 문화 등이 상호 교류함으로써 이질적인 타 문화를 이해하고, 국제적인 시야를 확대하면서 시대 변화에 따라 도시의 역량강화 등을 도모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차원에서 인도네시아 찔레곤시와의 교류도 광양시가 세계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하나의 노력으로 바라봐 주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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