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시 미평동에 위치한 여수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내부 모습.

여수농협, 개장 1년만에 농가당 월평균 매출 171만원 기록

직거래부문 최우수조직상 수상

 

로컬푸드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유통단계를 줄여 생산자에게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으로 농촌의 기반을 지탱하는 새로운 유통방식이다.

로컬푸드가 농촌지역의 기반을 유지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전남도는 올해 2월, ‘전라남도 로컬푸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로컬푸드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해 도내 농협, 시⋅군 공무원 등 로컬푸드 관계자를 대상으로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한 바 있다.

 

전남도내 9개 로컬매장 운영 중

 

현재 전남 도내에는 9개소의 로컬푸드 직매장이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추가로 5개소의 로컬푸드 직매장이 추가로 설치될 예정이다.

설치주체별로는 농협이 설치한 직매장이 6개소, 지자체가 설치한 직매장이 1개소, 민간이 설치한 직매장이 2개소이다.

농협이 설치한 로컬푸드 직매장은 담양 고서농협, 여수농협, 무안 일로농협, 화순 도곡농협, 영암농협, 광양원예농협이며, 구례군은 ‘지리산 구례공동체’를, 민간조직에서는 곡성로컬푸드협동조합과 자연과 농부들이 있다.

또, 올해 설치될 로컬푸드 매장은 여수농협(2호점), 여천농협, 나주 금천농협, 장성 남면농협, 영암 삼호농협이 직매장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전남도는 식품유통과에 로컬푸드 지원조직을 두고 농식품부 및 aT센터와 협조하여 로컬푸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전남도 관계자는 “새로운 형태의 직거래방식으로 로컬푸드(직매장), 꾸러미사업 등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에 맞춰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남도 식품유통과의 염성열 유통기획담당은 “현재 농부장터(직거래장터), 로컬푸드 직매장, 꾸러미, 학교급식, 생협 등 다양한 방식으로 로컬푸드 운동이 시행되고 있다”며, “로컬푸드 사업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해 생산자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성공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우리 도는 로컬푸드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aT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로컬푸드 정부시책 등 정보를 파악하여 생산자에게 제공하는 등 생산자가 자립할 수 있는 방안에 비중을 두고 로컬푸드 육성계획을 수립⋅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남도는 올해 수도권 등 대도시 직거래 장터 개설 운영에 도비 4천5백만원을 지원하고, 꾸러미 사업 활성화를 위해 꾸러미사업장 소비자 교류사업에 5개소 1천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지역에서 생산된 우수 농수산물을 이용한 반찬의 상품화로 부가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10개소의 마을반찬사업장을 육성하기 위해 도비 2억원 등 10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광양만신문은 광양에 앞서 직매장을 개장한 다른 지역의 로컬푸드 매장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현지 취재를 통해 알아보았다.

 

▲ 여수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의 포장실에는 농가의 출하기록부가 비치돼 있다. 농민들은 자신의 농산물 출하량을 스스로 기입해 관리하고, 농협은 판매된 금액을 농가의 통장으로 입금해준다.

여수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여수시 미평동에 소재한 여수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점장 김진형)은 ‘13. 11. 1 독립매장으로 개장했다.

2층규모인 여수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1층은 로컬매장으로, 2층은 하나로마트와 신용점포로 사용하고 있는데, 참여농가는 계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 80여 농가가 매일 자신의 생산품을 납품하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의 실제 매장 면적은 80평 정도이다.

여수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난 해 9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농수산유통공사가 주관하는 ‘2014 농산물직거래 컨테스트’에서 로컬푸드 직매장 부문 최우수사업자로 선정되어 장관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변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위치한 여수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신선채소 유통 부문에서는 지역내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여수에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입지해 있지만, 지역에서 나는 제철 먹거리를 취급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은 이들 대형마트들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

농업인 스스로 포장과 가격을 책정하고, 재고처리도 스스로 하는 시스템은 냉장보관을 하지 않아도 당일 생산, 당일 유통이라는 원칙이 유지되기 때문에 신선도 면에서는 여러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친 다른 매장에 비해 유리하다.

개장 1년6개월여가 지난 여수농협은 개장 첫해부터 흑자운영을 했다고 한다.

농협 관계자는 “갈수록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4월 기준 1일 방문고객은 1400명, 매출은 2890만원을 기록했다”고 귀뜸했다.

지난 해 사실상 개장 첫해 여수농협 로컬매장은 로컬부문에서만 71억53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당초 개장 당시 손익분기점을 일 매출 1500만원으로 상정했는데, 첫해 1일 평균 매출이 2457만원을 유지했다는 것. 이 중 하나로마트 매출을 제외한 로컬부문 1일 매출은 1987만원이다.

농협 관계자는 “개장에 앞서 교육참여 농민들을 농협에서 찾아가 참가를 설득했는데, 로컬매장이 자리를 잡으면서 올들어 실시한 4차교육은 자발적인 참여자만으로도 금방 정원을 채웠다”고 말한다.

여수농협은 돌산읍 우두리에 로컬푸드 2호점을 오는 6월 말이나 7월 초 개장할 예정인데, 현재 2호점 참여농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로컬매장의 경우 소규모 농업인을 위한 판로개척이 주목적이지만, 로컬매장에 먹거리를 납품하는 농업인이 반드시 소규모 농업인에 한정되는 것만은 아니다.

여수농협의 경우 지난 한해동안 로컬매장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농업인은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사람도 있다고 한다.

농가 당 월 평균 매출은 171만3천원으로 집계됐다.

여수농협은 로컬매장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 해 말에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참여하는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로컬푸드 매장에서 농산물을 판매하는 농업인은 대부분 소규모 고령농민들이 많다.

농협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용돈벌이를 하면서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이 팔려나가는 것에 대해 뿌듯해 한다”고 전하고, 소비자들도 “로컬매장 물건은 소포장이고, 신선해서 좋다”고 말한다고 전한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조사한 결과 “일반 마트에서 산 농산물은 2~3일이면 못먹게 되는데, 로컬매장에서 구입한 농산물은 일주일 이상 두어도 싱싱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다는 것.

 

로컬대 로컬 교류도 필요

 

운영자 측면에서 로컬푸드 매장 운영의 장단점에 대해 여수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의 김진형 점장은 이렇게 말한다.

“농가가 가격을 자발적으로 책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농협에서는 당일의 경락가 등을 제공해 농가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렇지만,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매기는 경우가 있어 애로가 있다. 또, 로컬매장에 가져다 두면 팔린다는 생각에 상품성이 없는 물건을 가져다 두는 경우도 있다. 농민들에게 나라면 이정도 물건을 이정도 가격에 사겠느냐는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하자고 말하고 있지만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 농가간 중복되는 품목으로 홍수출하가 이뤄질 경우 당일 전량 소비가 안돼 잔품이 많이 남으면 농가가 실망하는데, 출하조절이 이뤄져야 한다. 로컬푸드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이념이다. 로컬매장들의 지역간 교류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여수는 파프리카가 생산이 안되는데 광양에서 많이 생산된다. 로컬매장에서 생산자 정보가 관리되기 때문에 이런 품목의 경우 로컬대 로컬의 교류가 적극 필요하다고 본다.”

한편, 여수지역에서는 여수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 성공에 힘입어 2호점 개장이 준비되고 있고, 인근의 여천농협도 로컬푸드 매장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황망기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광양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