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K리그 팀들이 지역밀착 마케팅에 대한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눈 여겨 보는 J리그의 팀들이 있다. 바로 반포레 고후와 쇼난 벨마레다.

 

▲ 시민들의 모금으로 완성된 쇼난벨마레의 목욕시설.

쇼난 벨마레는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1시간 30여 분 떨어진 가나가와현의 소도시인 히라쓰카 시를 연고로 하고 있다. 쇼난 벨마레는 J리그 출범당시 벨마레 히라쓰카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그러던 중 모기업인 후지타 공업이 1998년 경영난을 겪고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서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축구팀 운영을 포기 하게 된 것이다. 지금의 K리그 팀들처럼 모기업에 철저기 기대던 쇼난 벨마레는 팀의 주축선수들을 다른 팀으로 보내고 성적이 떨어져 2부 리그로 강등되게 되면서 존폐의 위기에 내몰리게 된다.

팀 해체 위기에서 구원의 손을 뻗은 것은 지역의 시민들이다. 지역민들은 십시일반 성금을 모았고 비영리법인을 결성해 시민클럽으로 존속하게 됐다. 이후 벨마레는 다양한 지역밀착 마케팅에 힘을 쏟고 모기업의 존재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는 튼튼한 재무 구조를 갖추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법인을 이원화해서 위기에 대한 완충장치를 설치했다. 쇼난 벨마레는 프로팀으로 18세 이하 선수부터 프로팀까지 관리 운영하고, 벨마레 스포츠 클럽은 시 예산의 보조를 받는 비영리 단체로 축구뿐 아니라 소프트볼, 비치발리볼 등 다양한 종목의 클럽 활동과 연고지내의 교육기관과 연계해 산·학 협력체계 하는 한편 건강센터를 만들어 지역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벨마레 스포츠 클럽은 프로팀에서 얻어진 수익을 통해 클럽의 운영을 보조 받기도 하고 프로팀이 위기에 빠졌을 경우는 스포츠 클럽을 통해 다져진 팬들을 통해 팀을 살릴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이러한 밑바탕에는 벨마레의 지역밀착을 통해 얻어진 시민들의 구단에 대한 애정이 깔려있다. 벨마레에 새로 들어온 선수가 있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지역의 요양시설과 복지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어 지금의 벨마레가 존재 하는 것이다.

 

▲ 반포레 고후의 운동장은 광고할 수 있는 공간을 모두 활용하고 있다.

반포레 고후는 야마나시 현의 인구 19만 명의 작은 고후 시를 연고로 하고 있다. 반포레 고후는 2000년 당시 3년 연속 최하위 성적에 평균 관중은 600명, 법인화 이후 4년간 적자로 4억 엔 이라는 부채를 얻게 된다. 팀을 해체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을 받았으나 2002 한일 월드컵이라는 국제적인 행사를 앞두고 팀이 해체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판단에 지역민 3만여 명이 서명운동에 나서고 각계각층의 노력으로 해체는 막게 된다. 평균관중을 3000명 달성, 서포터 회원을 500명 추가 확보, 광고수입을 5000만 엔을 올리지 못하면 해체를 하기로한 반포레 고후는 지역민들의 도움을 받아 2001년 경기 평균관중 3130명, 클럽 서포터 회원 5588명, 광고수입 약 6000만 엔을 기록해 창단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게 되고 결국 구단이 존속하게 된다.

당시 반포레 고후는 경비 절감을 위해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는데 선수단 빨래, 경기장 쓰레기 청소, 클럽하우스 청소 등에서 지역 업체의 후원을 받았다. 구장의 관중석도 종합운동장의 일자 의자를 흰줄로 구분 지어 번호를 매기는 등 고정 비용절감을 위해 모든 힘을 쏟았다. 거대 기업의 후원대신 지역의 업체들에게 광고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그 결과 반포레 고후의 홈구장인 야마나시 중앙은행 스타디움에는 광고를 할 수 있는 공간이란 공간은 모두 판매를 하고 있다. 양팀 벤치의 앞뒤는 물론 선수의 입장 터널, 볼보이의 조끼 의자, 부상자를 나르는 들것에 까지 모든 곳에 광고를 붙이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게 된다.

 

▲ 드래곤즈 선수들이 노인복지관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두 팀의 생존을 위한 다양한 전략은 국내의 많은 팀들이 따라하고 있다. 전남 드래곤즈 역시 지역의 연고지 팬들과 스킨십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고 다양한 스킨십 활동을 해 나가고 있다.

지역의 초등학교와 어린이 집을 돌면서 축구교실을 열고 학교와 노인복지관등을 찾아 배식활동과 자원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 상공인들과 협약을 맺고 쿠폰제도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기여하고자 하며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사인회를 실시하는가 하면, 다문화 가족을 초청해 함께 경기 관람을 하고 ‘감사나눔 희망 Goal’을 통해 복지재단에 쌀을 기부한다. 시에서 열리는 다양한 문화행사에 사인볼을 증정하고 마스코트 철룡이와 함께해 축제 분위기를 고조 시키고 종이팩을 수거해 종이팩을 가져온 관람객에게 사인볼과 입장권을 나눠주고 선수의 유니폼에 홈팬들의 얼굴을 새기는 등 많은 지역밀착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시간’과 ‘연속성’이다. 학교를 찾아 한번 축구교실을 연다고 그 학생들이 바로 팬이 되는 게 아니다. 많은 시간을 가지고 꾸준히 찾아야 한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스킨십 행사들이 생색내기용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져야 한다. 그리고 구단의 고위 인사가 바뀌더라고 기본적인 스텝들은 변치 않고 자리를 지키며 팀의 정신과 철학을 이어 나가야한다. 우리나라 특유의 빨리빨리가 아닌 10년 후, 100년 후를 내다보고 천천히 단계를 밟아 나가며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지역민과 더욱 소통해야 할 것이다.

김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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