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여 년 전부터 남경출신의 동료들과 함께 팀을 이뤄 M50예술촌에 입주해 활동하고 있는 쑤동핑 작가는 “임대료 인상으로 인해 입주작가들이 떠나는 추세”라고 말한다. 상업주의는 사회주의 중국의 예술계에서도 뜨거운 감자이다.
▲ M50예술촌은 작가들의 창작공간이다. 작품활동에 몰두하고 있는 작가의 모습.
▲ M50예술촌에 진출한 학고재갤러리를 중국인 관광객이 살펴보고 있다.
▲ M50예술촌에 남아있는 지하수 취수시설이 이곳이 공장지대였음을 알려준다.
▲ 다양한 그래피티 작품들은 M50예술촌의 또 다른 볼거리이다.
▲ 방직공장지대에서 현대 중국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 상하이 M50예술촌내 각종 갤러리와 전시회를 알리는 포스터들.

저렴한 임대료가 가난한 예술가 유인…임대료 인상되면서 작가들 떠나는 추세

파주 헤이리예술촌의 경우 예술인들이 뜻을 모아 아트 빌리지(Art village)를 조성한 경우이지만,  대부분의 예술촌은 도시재생과 연계되어 있다. 즉, 폐교 리모델링이나 재활용이 가장 일반화된 예술촌 운영형태이고, 광양시가 조성한 사라실예술촌 역시 이러한 범주에 들어간다.

기존 도시의 재생을 통해 문화예술을 발전시켜 특화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세계 도처에서 찾을 수 있다.
이웃 나라 중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현대 중국의 미술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에술촌들이 모두 이러한 기존 시설의 리모델링을 통해 조성되었다는 점은 흥미롭다.
이 중 상하이 서북쪽 외곽 보타구 모간산로(莫干山路) 50호에 조성된 예술촌은 M50예술촌으로 불리며, 베이징에 소재한 ‘798예술구’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예술의 거리로 불리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베이징 798예술구나 상하이 M50예술촌 모두 폐공장을 리모델링하여 예술촌을 조성했다는 점이다.
상하이 M50예술촌은 1930년대에 조성된 방직공장단지였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중국의 방직산업이 쇠퇴하면서 공장들이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현대 중국의 압축성장을 잘 보여주고 있는 상하이시의 도시 개발은 철저한 재개발방식이 주를 이뤘다. 마천루들이 즐비한 푸동지구의 개발처럼 중국은 국가가 개발을 결정하면 일사천리로 사업이 추진된다.
모간산로에 위치한 공장들이 비게 되자 상하이시는 이곳을 폐쇄해 재개발을 추진하려 했다고 한다. 
이러한 때, 대만 출신의 건축가가 상하이 시에 ‘이곳을 예술의 거리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폐공장지대를 예술의 거리로 조성하자는 아이디어는 북경의 798예술구를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한다.
폐공장지대가 예술촌으로 재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가난한 예술가들을 위한 저렴한 임대료가 가장 큰 매력이었다.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저렴한 임대료와 공장으로 활용하던 건물들의 높은 천정은 그대로 전시장을 꾸미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이러한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중국 전역의 예술가들은 물론 해외의 예술가들까지 M50예술촌을 찾으면서 폐공장지대는 예술의 거리로 재탄생했다.
M50예술촌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500여 m에 이르는 거리의 담벼락에 조성된 다양한 그래피티 작품들이다.
예술촌 내부에 들어서면 다양한 종류의 갤러리와 예술가들의 작업실, 전시회를 알리는 포스터 들을 볼 수 있다.
이곳의 갤러리들을 돌아보다 보면 마치 비엔날레에 온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회화와 비디오아트를 접목한 첨단 기술을 활용한 예술품부터 설치미술과 사진, 회화 등을 전시하는 전시장이 건물마다 위치해 있고, 카페와 다양한 판매점 등이 이러한 갤러리와 나란히 위치해 있다.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M50예술촌이 예술의 중심지로 부상하자 상하이시 위원회는 2004년 이곳을 예술산업지구로 지정했다. 그리고 이듬 해인 2005년에는 이곳을 ‘모간산루 50호’로 공식 명칭을 부여했다고 한다.
모간산루 50호는 'M50'이라는 약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지금은 영국, 프랑스, 대만, 이스라엘 등 10여 개국 예술가들이 이곳에서 중국의 작가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많은 입주작가들이 M50을 떠나고 있다고 한다.
M50예술촌의 입주작가로 우리나라에서 열린 전시회에도 작품을 출품한 바 있는 쑤동핑씨는 “처음 입주할 때에 비해 임대료가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경 출신으로 같은 지역 출신의 동료작가 6명과 함께 10여 년  전에 M50예술촌에 입주했다는 쑤씨는 “10년 전에 비해 임대료가 2배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M50 예술촌의 입주작가가 누리는 장점에 대해 쑤씨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오고, 또 그들이 작품을 많이 사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미술품의 주요 유통시장 역할을 M50예술촌이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은 작가들을 상업주의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 쑤 작가의 설명이다.
“점점 상업화되고 있는 것이 M50 예술촌의 단점이라 할 수 있어요. 소문이 나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고, 정확하게는 몰라도 이렇게 찾아오는 관람객들 대부분은 중국인이지만, 작품을 주로 구매해 주는 사람들은 외국인들이에요. 갈수록 상업주의로 흐르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한편, M50예술촌이 국제적인 예술촌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이곳에서는 우리나라 작가들의 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지난 2013년 말 ‘학고재갤러리’가 M50예술촌에 ‘학고재상하이’를 개관해 한국미술의 중국 진출 교두보를 확보한 것. 
기자가 M50예술촌을 찾았을 때 ‘학고재갤러리’는 새로운 전시회 준비를 위해 휴관 중이었다.
황망기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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