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 구절초 테마공원, 가을 축제 열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

▲ 전북 정읍시 산내면에 위치한 구절초 테마공원은 버려진 야산에 구절초를 심어 경관을 조성해 관광명소로 만든 사례이다. 구절초 테마공원 입구에 위치한 이 폭포는 인위적으로 물을 끌어와 조성한 인공폭포이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이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배경으로 메밀꽃 단지를 조성해 메밀을 지역브랜드로 만드는데 성공했다면 전북 정읍시의 경우 가을 들국화의 일종인 구절초 단지를 조성해 지역명소로 만들어 낸 사례이다.
전북 정읍시 산내면 매죽리 산571번지 일원 22만㎡에는 구절초 테마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 공원 면적 중 12만㎡에 구절초가 식재되어 있고, 2만5천㎡에는 폭포광장이, 그리고 7만5천㎡에는 코스모스와 해바라기경관이 조성되어 있으며, 공원 내부에는 3㎞에 달하는 솔숲구절초산책로와 정자, 족구장, 농산물재래장터, 구절폭포, 전망대 구절초펜션(하얀집) 등이 조성되어 있다.
정읍시는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이곳에서 구절초 축제를 열어오고 있는데,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구절초 축제는 지난 1일부터 오는 9일까지 열리고 있다.
2005년 10월, 2일간의 일정으로 구절초 경관농업지구에서 개최된 첫 축제는 옥정호상수원대책위원회 주관으로 마련되었는데 2만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2006년 한해를 쉬고 2007년 열린 2회 축제는 산내면종합개발협의회 주관으로 열려 2일동안 첫 축제보다 2배나 많은 4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행사기간을 3일로 늘린 3회 축제 방문객은 21만명을 기록했으며, 4회 축제는 30만명이 찾는 등 매년 회를 거듭할수록 방문객 수가 늘어나며 정읍을 대표하는 가을축제의 하나로 위상을 굳히게 됐다.
정읍시는 2014년 9회 축제부터 구절초축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축제 주제를 ‘솔숲 구절초와 함께하는 슬로투어(slow tour)’로 정해 9일동안 행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2014년에는 구절초 테마공원이 한국관광공사에 의해 ‘대한민국 베스트 그곳’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읍시 농업정책과의 삼락농정팀 양지 팀장은 “지난 해 약 6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며, “관광객 방문으로 인한 지역경제 창출효과는 6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절초 테마공원은 철저하게 공공부문에서 조성된 경관이다.
양지 팀장은 “이 지역이 구절초와 특별한 연고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버려진 야산을 이용해 구절초를 식재하고 이를 관리해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어 냈다는 것.
버려진 민간 소유의 야산에 대한 사용승낙을 얻어 정읍시가 구절초 경관을 조성하자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했고, 민간에서 시작한 축제가 발전하면서 행정이 직접 관여해 규모있는 지역대표축제로 만들어 낸 사례이다.
구절초 테마공원이 위치한 정읍시 산내면은 정읍시 동남쪽 25㎞ 지점에 위치해 있다.
산내면은 동으로는 성주산, 서로는 감투봉,남쪽으로는 회문산, 종석산 등 높은산과 깊은 계곡이 사방으로 둘러싸여 있다하여 산내(山內)면이라 명명했다고 한다.
산내면은 해발 220m이상의 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임야가 77%를 차지하고 있는 전형적인 산촌지역으로 ‘정읍 9경’에 선정된 옥정호가 소재하고 있으며, 천혜의 자연경관과 연계된 체류형 농촌관광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지역이다.
구절초 테마공원은 바로 이 옥정호 인근에 조성되어 있다.
구절초 테마공원으로 가는 길목에는 하천변에 광활하게 조성된 코스모스 단지와 노란 해바라기 군락지가 방문객들의 시선을 먼저 이끈다.
 
 
 

 

 

▲ 정읍시는 버려진 야산에 구절초를 식재하고 인근 지역에 코스모스와 해바라기를 키워 구절초테마공원을 대표족인 가을관광명소로 만들었다. 사진 맨 위는 소나무밭과 구절초가 어우려진 구절초 테마공원의 모습. 두번째는 골프장 카트와 드럼통을 이용해 만든 깡통열차를 타고 구절초 테마공원을 돌아다니는 관광객들의 모습이다. 사진 세번째는 해바라기와 코스모스가 어우려진 풍경이고, 맨 아래는 유색 벼를 이용해 농업경관을 연출한 모습.
 
천변의 코스모스 단지는 가을 철 우리나라 어느 지역을 가든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었지만, 코스모스와 어우러진 노란 해바라기 물결은 색다른 정취를 느끼게 한다.
구절초 테마공원 입구에는 유색벼를 이용해 경관을 조성한 논을 만날 수 있다.
벼논에 조성된 경관은 가까이에서는 잘 식별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구절초폭포 위쪽에 올라서면 왼 쪽 사진과 같은 선명한 글씨와 그림을 확인할 수 있다.
농업경관이 주는 색다른 풍경인 셈이다.
이러한 구절초 단지와 코스모스 및 해바라기 단지 조성, 유색 벼를 이용한 농업경관 조성은 모두 정읍시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경관 조성에 있어 여전히 공공부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구절초 축제기간 정읍시는 구절초 테마공원 입장객들에게 청소년 2천원, 성인 3천원의 입장료를 징수하고 입장권을 배부한다. 이 입장권은 농산물상품권으로 활용되는데, 입장권 한장의 농산물 교환가는 2천원이다. 결국 성인 1인당 1천원의 입장료를 징수하는 셈이다.
2천원의 농산물상품권은 행사장 내 먹거리장터나 농특산물 판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행사기간 중 구절초 상품 홍보 및 체험 판매장에는 정읍시에 소재한 단체 및 업체들이 입점해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는데 현실적으로 2천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한면 2천원의 농산물 상품권은 방문객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또, 축제기간 중 구절초 음식장터에서는 17개 마을 공동체가 참여하는 먹거리 장터가 운영되고, 농특산물 판매장도 개설되어 운영되고 있다.
입장료를 내고 받은 입장권은 이러한 판매장에서 현금처럼 유통된다.
현금처럼 사용하는 입장권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관광객 입장에서는 순수하게 2천원을 손해보는 셈이 된다.
그러기에 거의 모든 관광객들은 이 입장권을 이용해 먹거리나 지역 특산품을 구입하게 되는데, 이는 자연스레 지역 주민들의 소득창출로 이어진다.
행사장에서는 구절초 향기나는 족욕체험장이 운영된다.
국화과에 속하는 구절초는 한국, 중국북부지방, 몽고, 일본 등에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의 산, 강, 들, 길가의 초원 등에 서식하고 있으며, 꽃 말은 어머니의 사랑, 밝음, 순수이다.
구절초는 예로부터 약재로도 널리 이용되어 왔는데, 열을 내리고 해독하는 효능이 있어 한방과 민간에서는 건위, 신경통, 정혈, 식용촉진, 강장, 부인병 등의 약재로 쓰여 왔다.
‘본초강목’에 구절초는 간장을 보호하고 눈을 밝게 하며 혈액순환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꽃은 차(茶)를 만들어 마시거나 말려서 베개속에 넣어 사용하면 머리를 맑게 하여 투통을 없애고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족욕 체험장 운영은 이러한 구절초의 상품화를 염두에 둔 컨셉인 셈이다.
경관을 조성해 관광객을 유인하기 위한 사업들을 전국의 지자체들이 펼쳐오고 있는데, 정읍의 구절초 테마공원은 인위적인 경관조성을 통해 새로운 관광명소를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성공사례라 할 것이다.
 황망기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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